일본의 '조선 카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일본이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조선업 기술 지원과 투자로 미국의 추가 관세 재검토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인데요, 이 움직임은 한국 조선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일본의 '조선 카드' 전략, 무엇인가?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습니다. 기술 협력이나 민간 기업을 통한 투자 확대가 주요 내용인 것으로 보입니다1.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같은 다른 협상 카드와 함께 미국에 패키지로 제시할 계획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관세 문제 해결이 아닌, 미국 내 산업 부흥과 안보 측면에서의 기여를 동시에 강조하는 데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조선 기업에 대한 투자, 설비 투자 지원,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17.

실제로 일본 석파 시게루 총리는 "미국에 최대 투자와 고용을 해왔다. 농산물, 에너지, 조선, 자동차를 패키지로 어떻게 제시할지 많이 고민해왔다"라고 밝혔습니다17.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의지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3월 시정방침 연설에서 국방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1.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의 조선 능력 재건을 목표로 하는 대통령령에도 서명했습니다.

4월 9일에는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이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미국 해사산업 재활성화를 위한 '해사 행동 계획'(MAP) 수립을 지시했습니다16 1920. 이 계획에는 미국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한 해사안보신탁기금 설립, 민간 투자 장려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세계 선박 건조 능력의 약 5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4. 트럼프 정부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중국의 해양 지배력 확대를 견제하고, 미국의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죠.

세계 조선업 시장 현황과 한·일의 위치

여기서 우리가 궁금한 것은, 과연 일본의 '조선 카드'가 한국 조선업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현재 세계 조선 시장에서는 중국이 약 50%, 한국이 약 15-36% (시기에 따라 다름), 일본이 약 13-18%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612.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2월 기준으로 한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14%로 중국(65%)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지만, 선박 1척당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이 4만 1천 CGT로 중국(3만 6천 CGT)을 앞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6.

이는 한국이 중국보다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더 많이 수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조선회사들이 저임금과 낮은 원재료 가격 등을 경쟁력으로 대량의 선박 수주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 조선회사들은 중국과 차별화가 가능한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6.

일본 역시 품질과 기술에 정평이 있으며, 특히 에너지 효율과 인력 절감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17. 또한 LNG나 수소로 작동하는 친환경 선박 개발이나 설계·건조의 디지털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죠.

한국은 이미 '조선 카드'를 꺼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한국도 이미 미국과의 교섭에서 조선 분야의 기술 협력과 인재 육성을 제안했다는 사실입니다1.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도 미국과의 그동안의 협상에서 조선 분야 기술 협력과 인재 육성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재선 직후부터 조선업에서의 한국의 지원에 기대를 표명해 왔는데요17, 이제 일본까지 이 경쟁에 뛰어든 셈입니다.

일본의 '조선 카드', 성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일본의 이 전략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적자 감소를 중시하고 있는데, 조선 분야의 기술 지원이나 투자, 안보 협력으로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17.

트위터(현 X)에서는 "조선은 백오더로 팡팡하다고 들었는데 그게 카드가 될 수 있나요?"라는 의문과 함께10, "조선도 카드로는 유효하지만, 오히려 닛산자동차의 재건을 포드사에 맡기는 구조를 제시하는 편이 트럼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3.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일본의 '조선 카드' 전략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앞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국 조선업에도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미국에 투자하거나 기술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진정한 관심은 무역 적자 감소와 중국 견제입니다. 따라서 한국도 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조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 전략에 적극 동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을 미국과 공유하고, 북극해 진출을 위한 쇄빙선 등 특수 목적 선박 건조에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일본의 움직임은 결국 우리에게 '경쟁자의 행보를 주시하라'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포함한 동아시아 3국이 세계 조선업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된다면 시장 구도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한국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고민해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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