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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해외자금 8조 엔이 일본으로 도망쳤다! 한국 시장은 왜 외면 받았나?

fastcho 2025. 5. 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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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해외자금 8조 엔이 일본으로 도망쳤다! 한국 시장은 왜 외면 받았나?

일본 재무성이 2025년 5월 12일 발표한 '대외 및 대내 증권 매매계약 등의 상황'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이 4월 한 달간 일본의 주식과 채권을 무려 8조 엔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내역을 보면 중장기 국채가 4조 5371억 엔(약 43조 6000억 원), 주식과 투자펀드가 3조 6759억 엔(약 35조 32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5. 채권은 역대 2번째, 주식은 3번째로 규모가 큰 매수세였습니다. 이게 다 트럼프 때문이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미국발 'T-쇼크'에 자금이 일본으로 피신했다

"미국에 돈을 맡기면 불안해서 못 살겠다!" 이것이 요즘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정인 듯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뒤숭숭해진 미국 금융시장을 빠져나온 투자 자금이 대거 일본으로 몰린 것이죠5.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아닌 일본 기업들에 돈을 몰아넣은 이유가 뭘까요?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이나토메 가쓰토시 시니어 스트래티지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에 한 말과 저녁에 하는 말이 달라 미국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서 일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일본 국채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상대적 저평가가 해외 자금 유입을 부추겼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오카사카증권의 하세가와 나오야 치프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매수세가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규모까지 부풀어 오른 것을 고려하면 외화준비금 관련 자금 유입이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시장의 '사랑받는 이유'가 따로 있다

사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시장 러브콜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년간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액은 7조 6906억 엔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1.8조 엔의 매도세에서 급증한 수치로, 아베노믹스 상승장이 시작된 2013년도(9조 5387억 엔) 이래 최고 수준이었습니다7.

흥미로운 점은 이 매수세의 주역이 바로 유럽, 특히 영국의 투자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2023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0개월간 유럽 투자자들의 매수액은 8조 7000억 엔으로 해외 투자자 매수세의 무려 90%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영국이 8조 2000억 엔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7.

그런데 왜 하필 영국일까요? 알고 보면 이는 오일머니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런던 시티의 금융가에는 중동 정부계 펀드의 거점이 여럿 있어서 이들이 일본 주식을 사면 영국의 매수로 집계된다는 것이죠7. 같은 기간 미국의 매수액은 6500억 엔으로 영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한국은 왜 '찬밥' 신세가 되었나

그렇다면 우리 한국 시장은 왜 이런 해외 자금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것일까요? 한국과 일본은 경제 규모나 주요 산업 면에서 유사점이 많은데 말이죠.

첫째, 기업지배구조 개선 속도의 차이입니다.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은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업들에게 압박을 가했고,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쏟아냈습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삼성전자조차 PBR 1배를 넘기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일본 시장의 '규모와 안정성'이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엔화의 역사적 안정성과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는 위험 회피 성향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엔화가 약세라도 안정적이니 괜찮아"라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죠.

하지만 '일본 매수'의 열기도 식어가는 중?

그러나 이런 '일본 매수'의 열풍에도 이미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의 4월 초 주식과 중장기 채권 매수액은 5조 8580억 엔이었지만, 4월 말에는 3083억 엔으로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미중 간 관세를 둘러싼 협상에 진전이 보이면서 미국 정권의 정책 운영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죠5.

게다가 일본 국내에서는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에 감세나 재정 확장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쓰루타 케이스케 시니어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반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재정 확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본 국채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이미지는 갖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한국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환율 변동성에 주의해야 합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가져올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원화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해볼 만합니다. 이미 해외 자금이 대거 유입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기업 개혁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 기업이나 기술 기업에 눈을 돌려볼 때입니다.

셋째, 국내 기업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산업 분야는 글로벌 경쟁에서 여전히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 돈의 흐름은 '믿음'을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을 더 믿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줍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한국 기업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펼친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외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은 트럼프발 자금이 일본으로 도피했다고 속상해하기보다는, 우리 시장과 기업의 매력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결국 돈은 '깜짝 놀랄 때' 도망가고, '믿을 때' 돌아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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