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스크램블〉정직한 기업, 주가로 보상받지 못하다

fastcho 2025. 5. 15. 22:13
반응형

 

〈스크램블〉정직한 기업, 주가로 보상받지 못하다
미국 관세 반영 실적 전망…협상 진전 땐 호재

정직한 기업이 손해 보는 이상한 일본 증시

요즘 일본 증시에서 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결산 시즌이 한창인데, 미국의 고율 관세가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그런데, 실적 발표와 주가의 움직임을 보면, 관세 영향까지 꼼꼼하게 분석해 전망에 반영한 '정직한 기업'이 오히려 주가에서 손해를 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1108.

전선 3사, 관세 반영 여부 따라 주가 널뛰기

14일 도쿄 증시에서는 '전선 3사'로 불리는 스미토모전기, 후루카와전기, 후지쿠라의 주가가 전날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후루카와전기는 전날 14% 급등했다가 이날엔 4% 하락, 스미토모전기는 7% 상승 후 1% 상승에 그쳤고, 후지쿠라는 5% 하락 후 7% 반등했습니다. 이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각 사가 2026년 3월기 순이익 전망에서 미국 관세 영향을 어떻게 반영했는지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후루카와전기는 관세 영향을 아예 반영하지 않았고, 스미토모전기는 관세로 영업이익이 400억 엔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후지쿠라도 56억 엔 감소를 전망에 포함시켰죠. 그런데, 관세 영향을 솔직하게 반영한 스미토모와 후지쿠라는 주가가 오히려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관세를 반영하지 않은 후루카와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다가, 곧바로 '이거 너무 낙관적인 거 아니냐'는 불안감에 하락 전환했습니다10.

정직한 기업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전문가들은 “관세 영향이 워낙 불확실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숫자만 보고 단기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는 단기 트레이더(CTA)들이 헤드라인 숫자에만 반응하고, 정밀한 실적 분석을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정직하게 관세 리스크를 반영한 기업이 오히려 '비관적'으로 보이고, 관세를 무시한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이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거죠108.

한국 기업과의 비교: 똑같이 '관세 쇼크'에 노출

이 현상, 남의 일 같지 않죠? 실제로 미국의 고율 관세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 기업에도 직격탄입니다. 최근 JETRO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진출 일본계 기업의 80% 이상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 기업 역시 25% 관세 부과로 수출 경쟁력 하락과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2113. 특히 자동차, 전자부품, 화학 등 한일 양국 모두 수출 주력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일본 기업들은 관세 영향을 실적 전망에 얼마나 반영할지 고민하다가 '정직하게 다 까놓고' 발표하면 오히려 시장에서 외면받는, 참으로 이상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반면, 한국 기업들도 관세 영향을 어떻게 반영할지,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겠죠.

시장의 본질: '정직'이 패널티가 되는 게임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지금 일본 증시의 상황은 '게임이론'의 전형적인 '역선택(adverse selection)'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6. 정보의 비대칭이 심할 때, 정직하게 리스크를 공개한 기업이 오히려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으로는 '정직한 기업'이 신뢰를 얻어 결국 시장에서 재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엔 '숫자만 보고' 움직이는 단타 세력이 시장을 흔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적의 본질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드러나게 마련이니까요.

개인적 논평: '정직'이 손해 보는 시장, 과연 건강한가?

일본에서 이런 기사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정직'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시장의 비정상성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투자자와 기업 모두 '숫자놀음'에만 집착하게 되고, 결국 신뢰의 기반이 무너질 위험이 큽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이 '정직한 기업 역차별' 현상, 남의 일로만 볼 게 아니라 한국 투자자들도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정직'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진짜 실적과 리스크를 제대로 공개한 기업이 살아남고, 투자자도 장기적으로는 그런 기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단기적으론 손해 같아도, 결국 '정직'이 최고의 리스크 관리라는 점, 한국과 일본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기사가 화제가 된 이유, 그리고 한국 투자자와 기업에 던지는 시사점, 충분히 공감되지 않으신가요? 오늘도 도쿄에서, 시니컬한 시선으로 일본 경제를 관찰하는 한 사람의 코멘트였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