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신화의 종말? 무디스의 미국 국채 강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달러 신화의 종말? 무디스의 미국 국채 강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가 미국 국채 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강등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상위에서 끌어내린 셈이 되었습니다. S&P는 2011년에, 피치(Fitch)는 2023년에 이미 미국 국채를 강등한 바 있어, 무디스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안전자산' 지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일본 닛케이가 주목한 미국 국채 강등의 의미
일본 닛케이 신문이 특별히 주목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신용등급 하락이 아닙니다. 이는 '달러 패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디스는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급증하는 이자 상환 부담을 강등 이유로 제시했습니다1215. 특히 트럼프 정권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은 향후 10년간 정부 부채를 5조 달러(약 730조 원)나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이 1.13조 달러로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국이라는 점입니다4. 일본은 3개월 연속 미국 국채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보유량을 줄여 영국에게 2위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자산 재조정이 아니라 전략적인 '달러 탈출'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417.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에서 배워야 합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장기 불황에 빠져들면서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 국채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라는 영예(?)를 얻었지만, 그 대가로 미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외환보유고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본처럼 미국 국채 의존도를 계속 높인다면, 미국의 재정 위기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우리의 외환보유고 구성을 다변화할 적기일지도 모릅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과 글로벌 금융 질서의 재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을 식량으로 삼아온 국가들로부터의 해방 기념일"이라며 추가 관세를 발표했고, 이로 인해 4월에는 미국 국채, 달러, 주식이 모두 폭락하는 '트리플 안(Triple-Down)'을 경험했습니다4. 대규모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세계 무역을 위축시킬 수 있어,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강등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4월에는 트럼프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파월 연준 의장 해임 논란이 미국 국채 매도를 촉발했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시장 반응을 보고 태도를 누그러뜨렸지만, 최근 다시 장기금리가 4.5%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1617.
한국 투자자들이 지금 주목해야 할 포인트
여기서 우리가 진짜 고민해봐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미국 달러와 국채는 앞으로도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산 교수 스타일로 말하자면, "지금의 세계 금융 시스템은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국가가 만성적인 적자를 누적하면서도 그 통화의 기축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이론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죠."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BRICS 국가들이 꾸준히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17. 이들은 이미 새로운 국제 금융 질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 투자자들을 위한 현실적 조언
결국 미국 국채의 강등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재검토의 신호탄입니다. 물론 당장 미국 국채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절대 안전'이라는 신화는 이제 깨졌습니다.
일본처럼 공적 자금으로 미국 국채에 베팅하는 것 대신, 우리는 더 다양한 자산 배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 상품, 아시아 지역의 국채, 그리고 국내 안전자산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트럼프가 관세를 매기고, 무디스가 경고하는 동안, 우리는 더 현명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미국의 '안전 신화'에 의존하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이때, 한국 투자자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일본의 미국 국채 매입 증가, 중국의 전략적 매도 - 이 모든 것은 새로운 국제 금융 질서의 서막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 변화의 파도를 어떻게 타야 할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