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의 아이러니: 일자리 지키려다 로봇이 늘어났다는 충격적 연구 결과
트럼프 관세의 아이러니: 일자리 지키려다 로봇이 늘어났다는 충격적 연구 결과
일본 니켸이신문에 게재된 한 연구가 화제다. 데덴마크 오후스대학 족립대수(足立大輔) 조교수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이 미국 일자리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자동화를 촉진해 고용 감소를 가속화했다는 것이다1519. 이는 한국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세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잔혹한 현실
족립 교수의 연구는 트럼프 1기 정권(2017-2021)의 관세 정책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고용 순증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15.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코노미스트들의 실증연구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철강·알루미늄 같은 상류 부문 보호가 오히려 자동차, 기계 등 하류 산업을 압박했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 전체의 고용 순증이 제한됐던 것이다2.
한국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한국 정부는 중국과 달리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718.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미 미국에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관세 회피에 나섰다8.
정책 불확실성이 자동화를 부른다
족립 교수가 주목한 부분은 정책 불확실성이 자동화 투자를 촉진한다는 점이다15.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계속 변경되면서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동화에 투자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IMF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2025년과 2026년 세계 성장률을 각각 2.8%, 3.0%로 하향 조정했다1. 한국의 경우도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자동화 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 기업들의 엇갈린 대응 전략
흥미로운 점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대응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은 현대차처럼 대규모 미국 투자를 통해 관세를 우회하려는 전략을 택했다8. 반면 족립 교수는 일본 기업들에게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을 넘어 "지식집약형 대미 투자 확대"를 제안했다1519.
연구개발(R&D) 거점을 미국에 설치하는 것이 관세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미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전략이다.
자동화의 역설: 보호하려던 일자리가 사라진다
가장 아이러니한 부분은 일자리를 보호하려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자동화를 촉진해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점이다15.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연구에 따르면,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예비적 저축을 늘리고, 이것이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자동화 투자를 촉진한다는 것이다10.
한국의 제조업 현장에서도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자동화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12.
개인적 논평: 관세는 21세기의 마지노선인가
이 연구를 보면서 든 생각은 관세 정책이 마치 20세기의 낡은 무기로 21세기의 전쟁을 치르려는 것 같다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관세는 오히려 자국 산업을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한국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단순한 투자 확대보다는 기술력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상생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관세 회피가 아닌 관세를 무력화시킬 만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