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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기준 토픽스 최고치 갱신! 엔고가 불러온 일본 증시의 역설적 상승

fastcho 2025. 6. 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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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기준 토픽스 최고치 갱신! 엔고가 불러온 일본 증시의 역설적 상승

일본 증시에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25년 들어 진행된 엔고(엔화 강세) 현상이 오히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12.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달러와 유로로 환산한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가 최고치권에 도달했다고 6월 7일 보도했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

엔화로 보는 일본 증시 vs 달러로 보는 일본 증시

이번 현상의 핵심은 바로 '환율의 마술'이다. QUICK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 기준 TOPIX는 1989년 12월 최고치를 100으로 했을 때 2025년 5월 96.9를 기록해 당시 수준에 최접근했다1. 반면 일반적인 엔화 기준 TOPIX가 최고치를 갱신했던 2024년 7월에는 92.7에 머물렀다1.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실감이 안 날 수도 있지만,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천지차이다. 2024년에는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주식이 아무리 올라도 달러로 환산하면 수익률이 시원찮았다1. 하지만 2025년 들어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해외 자금이 몰려오는 이유

9주 연속 매수의 비밀

재무성 데이터를 보면 해외 투자자들이 5월 25일~31일 국내 주식을 9주 연속으로 매수했다1. 이는 2023년 9~11월 이후 최장 기록이며, 9주간 누적 매수 규모만 약 6조 5000억 엔에 달한다1.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금융시장을 빠져나간 투자 자금이 대거 일본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6. 2025년 4월 중 해외 투자자의 일본 주식·채권 순매수액이 8조 2130억 엔으로 2005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6.

한국과는 정반대 행보

달러 기준 수익률의 명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씁쓸한 대목이다. 2015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 한국 주식의 투자 수익률이 -25%로 세계 최악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18. 당시 한국보다 성과가 나쁜 곳은 브라질(-45%)과 러시아(-43%) 정도였다18.

최근에도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2024년 기준 1121억 달러(약 163조원)에 달하지만23, 이들의 투자 패턴은 고위험 종목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28. 반면 일본은 달러 기준으로 볼 때 올해 4월 이후 8% 상승해 독일 DAX 지수의 10%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1.

소니와 IHI, 승승장구의 상징

개별 종목도 화려한 성과

이런 상승세는 개별 종목에서도 확인된다. 소니그룹은 5월 말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고1, IHI는 이번 주 약 35년 반 만에 상장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1.

특히 소니의 성공은 인상적이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25년 만에 주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20.7조 엔으로 일본 시장에서 도요타, 미쓰비시 UFJ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21. 이는 지난 10년간 전기전자 사업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과감한 구조 개편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21.

글로벌 금융완화가 만든 기회의 창

트럼프 관세가 오히려 호재?

역설적이게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본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모르간 스탠리는 2026년 FRB가 총 7회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1. 관세 자체가 각국 중앙은행을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쪽으로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1.

야심차게 시작한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도 시장의 격렬한 반응에 당황한 듯 90일간 상호 관세 부과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10. 이 기간 동안 각국과의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10.

일본 투자의 새로운 매력 포인트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시간

야촌 애셋매니지먼트의 석흑영지 치프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조 물가가 신장세를 보이지 않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1회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밸류에이션 면에서 일본 주식이 재평가받기 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1.

이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주로 미국 시장에 집중되어 있지만2328, 일본 시장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엔고 전환으로 인한 달러 기준 수익률 개선은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12.

개인적 논평: 환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일본에 거주하면서 지켜본 이번 현상은 정말 흥미롭다. 일본 투자자들이 "별로 오르지 않네"라고 투덜거리는 사이,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 투자자들도 이제는 달러 환산 수익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미국 주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이런 환율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투자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가까워 기업 정보 접근도 용이하고,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까지 더해져서 매력도가 한층 높아졌다26.

물론 앞으로도 변수는 많다. 6월 FOMC 결과나 트럼프의 추가 정책 발표에 따라 흐름이 바뀔 수 있다15. 하지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환율의 변화가 투자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확실히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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