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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조PD의 일본 경제

🇯🇵 대한민국 거시경제 위기와 일본 밸류업의 역설: 조미료 회사 '아지노모토'의 반도체 혁명

by fastcho 2026.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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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거시경제 위기와 일본 밸류업의 역설:
조미료 회사 '아지노모토'의 반도체 혁명

대한민국이 전례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잃어버린 30년에서 깨어난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기업들의 막대한 사내유보금에 칼을 빼든 금융당국의 압박과, 조미료·세제 기업들이 최첨단 AI 반도체 소재를 장악해버린 기막힌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조PD의 일본경제

한민국 거시경제를 완전히 뒤흔들 메가톤급 속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치 리더십의 극단적 불확실성 속에서 안갯속을 걷게 된 한국 경제와 달리, 바다 건너 일본은 사상 첫 닛케이 6만 엔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밸류업 축제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낡은 산업의 재설계,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원자재 수급 비상 등 글로벌 경제의 아슬아슬한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EXECUTIVE SUMMARY
  • 한국은 거시경제와 국가 리더십의 공백으로 인해 극단적 불확실성의 장세에 돌입했습니다.
  • 일본 증시는 표면적으로 호황이지만, 실상은 일본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막대한 현금 보유(비자금)에 강한 밸류업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아지노모토(조미료), 카오(세제) 등 일본의 전통 소비재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오랜 화학 기술을 AI 반도체 공정에 재설계하며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유가 폭등이 일본의 화학 산업을 넘어 서민들의 동네 목욕탕 폐업까지 유발하는 잔혹한 글로벌 공급망 나비효과가 발생 중입니다.
조PD🙎🏻‍♂️
조PD의 일본경제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방금 전 대한민국 거시경제를 완전히 뒤흔들 메가톤급 속보가 주요 외신들을 통해 타전됐습니다.
👩🏻‍💼오PD
네, 엄청난 소식이죠.
조PD🙎🏻‍♂️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수사 방해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일심의 징역 5년에서 형량이 오히려 가중된 건데요.
👩🏻‍💼오PD
어, 한국 정치사에 정말 전례 없는 엄청난 판결입니다.
조PD🙎🏻‍♂️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그 극단적 불확실성의 한가운데로 우리가 쑥 들어선 겁니다. 거시경제 분석하시는 입장에선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오PD
음, 이게 국가 리더십의 공백이잖아요. 향후 경제 정책의 연속성이나 그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에 직접적인 충격파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안갯속을 걷는 듯한 장세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이죠.
조PD🙎🏻‍♂️
맞습니다. 그런데 참 역설적이게도 말이죠. 이렇게 짙은 안갯속에 빠진 한국을 보면서, 지금 바다 건너 일본 금융당국은 오히려 우리를 맹렬하게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오늘 심층 분석, 이 기묘한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자본시장의 이면부터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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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정치 리스크와 일본 밸류업의 명암

  • 표면적으로 닛케이 지수는 사상 첫 6만 엔을 돌파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일본 금융당국은 자국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 없이 총자산의 16%를 현금 비자금으로 쌓아두는 행태에 대해 강력한 밸류업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 제도적으로 껍데기만 바꾼 일본 시장과 달리,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강력하게 구조를 흔든 한국의 개혁 속도를 일본이 부러워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됩니다.
👩🏻‍💼오PD
네. 아니, 최근 일본 증시 보면, 겉보기에는 완전 축제 분위기 아닙니까?
조PD🙎🏻‍♂️
어, 닛케이 평균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6만 엔을 돌파했으니깐요. 전 세계적인 막 그 AI 붐의 최대 수혜를 누리는 듯 보이잖아요.
👩🏻‍💼오PD
그렇죠. 축포가 팡팡 터지고 있는데.
조PD🙎🏻‍♂️
근데 그 도쿄 증권거래소 뒷방에 가보면요. 일본 금융청 관료들 속이 아주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거든요.
👩🏻‍💼오PD
아니 6만 엔을 찍었는데 왜 타들어갑니까?
조PD🙎🏻‍♂️
이유가 좀 기가 막힌데요. 그 일본 기업들의 총자산 대비 현금, 그리고 예금 비율이 무려 16%가 넘기 때문입니다.
👩🏻‍💼오PD
어, 잠깐만요. 기업이 현금 16% 들고 있는 게 왜 문제죠? 시청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금고에 현금을 수백조 원씩 막 쌓아두고 있잖아요?
조PD🙎🏻‍♂️
그렇죠. 엄청 쌓아두죠.
👩🏻‍💼오PD
아니 미국 기업이 현금 쥐고 있으면 위기 대응 능력이 탁월한 훌륭한 재무구조라고 칭찬하면서, 왜 일본 기업이 쥐고 있으면 돈이 안 도는 동맥경화라고 비판받는 겁니까?
구분 미국 빅테크 기업의 현금 일본 기업의 현금(16%)
목적 및 원인 맹렬한 R&D 및 M&A 후 남은 승자의 전리품 잃어버린 30년 디플레이션 트라우마로 인한 비자금
자본 효율성 최상위 수준 비용 축소로만 일군 최악의 상태
조PD🙎🏻‍♂️
아, 아주 날카로운 지적인데요. 표면적인 숫자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음, 그 현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PD
어떻게 다른데요?
조PD🙎🏻‍♂️
미국 빅테크들의 현금은 맹렬한 R&D나 공격적인 M&A를 다 하고도 남아서 쌓이는, 뭐랄까 일종의 승자의 전리품 같은 거거든요.
👩🏻‍💼오PD
아, 쓸 거 다 쓰고 남은 돈.
조PD🙎🏻‍♂️
네. 반면에 일본 기업들의 16%는 과거 그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극심한 디플레이션 트라우마가 만든 비상용 매트리스 밑 비자금입니다.
👩🏻‍💼오PD
매트리스 밑 비자금.
조PD🙎🏻‍♂️
투자를 안 하고, 인재도 안 뽑고, 그냥 비용만 쥐어짜서 금고에 우겨넣은 돈이죠.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최악의 상태인 겁니다.
👩🏻‍💼오PD
어우, 그러니까 굶어 죽을까 봐 무서워서 그냥 곳간 문 쾅 걸어 잠그고 쌀만 쌓아두고 있다는 거군요.
조PD🙎🏻‍♂️
정확합니다. 그래서 일본 금융청하고 도쿄 증권거래소가 무려 5년 만에 거버넌스 코드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드디어 몽둥이를 들었죠.
👩🏻‍💼오PD
네네.
조PD🙎🏻‍♂️
그동안의 방어적 거버넌스에서 벗어나서 이제 공격적 밸류업을 하라는 노골적인 압박입니다. 제발 금고 문 좀 열고 현금을 성장에 투자하라는 거죠.

"제발 금고 문 좀 열고 현금을 성장에 투자하라!"

👩🏻‍💼오PD
아하, 돈 좀 써라.
조PD🙎🏻‍♂️
근데 이 과정에서 되게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연출되는데요. 지난 4월에 서울에서 전 세계 굵직한 기관 투자자들이 모인 국제 기업 지배구조 네트워크, ICGN 회의가 열렸거든요.
👩🏻‍💼오PD
어 네, 한국에서 열렸죠.
조PD🙎🏻‍♂️
여기서 연단에 선 일본 금융청 관료가 한국이 3차례 상법 개정을 통해서 강력한 주주 중시 제도를 구축했고 주가 상승세가 일본을 웃돌고 있다면서 오히려 한국의 개혁 속도를 극찬했습니다.
👩🏻‍💼오PD
아니 잠깐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원래 일본이 원조 맛집 아니었습니까? 우리가 막 그 모델 벤치마킹한다고 떠들썩했는데 정작 원조가 우리를 부러워한다고요?
조PD🙎🏻‍♂️
네, 좀 황당하죠. 이건 마치 30년 전통의 원조 국밥집 사장님이 길 건너에 새로 오픈한 식당에 몰래 들어가서 막 다대기 비법 레시피 적어오는 꼴 아닙니까. 일본 원조 맛집에 무슨 치명적인 결함이라도 있었던 겁니까?
👩🏻‍💼오PD
어, 그 국밥집 비율을 빌리자면요, 일본 원조 맛집은 지난 10년 동안 간판만 주주 친화적으로 아주 화려하게 바꿨지, 주방 안에서는 똑같은 방어적 경영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조PD🙎🏻‍♂️
아, 간판만 바꿨다.
👩🏻‍💼오PD
네, 사외이사 숫자 늘리기 같은 겉보기에 그럴싸한 지표만 딱 채웠을 뿐, 그 현금을 어떻게 혁신에 쓸 것인지에 대한 질적인 변화는 철저히 실종됐죠.
조PD🙎🏻‍♂️
시장이랑 경영진이 완전히 딴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오PD
맞아요. 통계가 이 동상이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요. 글로벌 투자자의 80%는 일본 기업에 돈이 너무 남아돈다, 비효율적이다 이렇게 지적합니다.
조PD🙎🏻‍♂️
네.
👩🏻‍💼오PD
그런데 정작 일본 기업 경영진의 69%는 지금 현금 수준이 딱 적정하다고 막 우기고 있어요. 투자자들은 돈 좀 써라 이러는데 기업들은 우리 돈 없는데 하면서 귀를 꽉 막아버린 평행선입니다.
조PD🙎🏻‍♂️
이야 한국이 상법 개정 같은 제도로 경영진의 의사결정 구조를 확 물리적으로 흔들어버린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껍데기만 바꿨다는 내부 반성이 나올 법하네요.
👩🏻‍💼오PD
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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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밸류업의 진짜 잭팟: 전통 소비재 기업의 반도체 혁명

  •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투자처를 찾던 현금이 뜻밖에도 조미료, 세제 등을 만드는 일본 전통 소비재 기업들의 첨단 소재 혁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 국민 조미료 기업 '아지노모토'는 MSG 부산물로 세계 최초의 반도체 절연 필름(ABF)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의 95%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한 자신들의 고유 기술을 근본적으로 분해하고 AI 반도체라는 새 전장에 맞게 재설계한 진정한 밸류업 사례입니다.
조PD🙎🏻‍♂️
자,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한 번 넘어가 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중에서도 일본 증시나 글로벌 AI 관련주에 투자하신 분들 참 많으실 텐데요. 정부가 막 금고 열라고 압박하니까 일본 기업들이 드디어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PD
드디어 곳간 문을 열었죠.
조PD🙎🏻‍♂️
근데 그 돈이 챗GPT 만드는 화려한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아주 엉뚱하고 기가 막힌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요?
👩🏻‍💼오PD
맞습니다. 진짜 밸류업의 잭팟은 최첨단 IT 기업이 아니고요, 우리가 매일 쓰는 생활용품 그리고 소비재를 만드는 아주 오래된 기업들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조PD🙎🏻‍♂️
엥? 소비재요?
👩🏻‍💼오PD
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아지노모토입니다.
조PD🙎🏻‍♂️
아지노모토. 그 주방에 있어야 할 그 조미료, MSG 만드는 회사가 왜 AI 붐에 갑자기 등판하는 겁니까?
👩🏻‍💼오PD
어, 믿기 힘드시겠지만 현재 글로벌 고성능 AI 반도체 칩은 아지노모토 없이는 단 하루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조PD🙎🏻‍♂️
진짜요?
👩🏻‍💼오PD
이 회사가 MSG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서 ABF라는 반도체 절연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거든요. 현재 전 세계 시장 점유율 95%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 EDITOR'S INSIGHT : ABF (Ajinomoto Build-up Film)

아지노모토가 아미노산 연구 과정에서 도출한 에폭시 수지를 활용해 개발한 반도체 패키징 기판용 절연 필름입니다. 회로 간의 전기적 간섭을 차단하고 발열을 견디는 데 탁월해, 현재 고성능 CPU 및 AI 반도체 제조에 필수 불가결한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조PD🙎🏻‍♂️
아니 잠깐만요. MSG 만들다 남은 그 찌꺼기로 반도체 필름을 만들었다고요? 도대체 그 짭짤한 조미료랑 반도체 사이에 무슨 과학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겁니까?
👩🏻‍💼오PD
음, 그 왜라는 질문이 아주 중요한데요. 고성능 반도체는 회로가 나노 단위로 좁아지면서 엄청난 열 그리고 전기적 간섭이 발생합니다.
조PD🙎🏻‍♂️
네네. 폰 뜨거워지는 것처럼요.
👩🏻‍💼오PD
이걸 막아줄 아주 초정밀 절연체가 필요한데, 아지노모토는 수십 년간 감칠맛을 내기 위해서 단백질의 기본 구조인 아미노산 그리고 유기화학을 미친 듯이 연구해 온 집단입니다.
조PD🙎🏻‍♂️
아, 화학 전문가들이구나.
👩🏻‍💼오PD
네. 그 과정에서 발견한 특정 에폭시 수지가 우연하게도 미세 반도체의 열을 견디고 전기를 완벽히 차단하는 최적의 물성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조PD🙎🏻‍♂️
와 이건 뭐 팬케이크 시럽 연구하다가 우주선 로켓 연료를 찾아낸 격이네요. 그럼 수익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오PD
상상을 초월합니다. 2030년까지 이 분야에 무려 250억 엔, 우리 돈으로 약 2,250억 원 이상을 막 쏟아부을 예정이고요.
조PD🙎🏻‍♂️
2천억을요?
👩🏻‍💼오PD
네. 2026년 예상 영업이익률을 보면 본업인 조미료나 식품 부문이 한 15% 정도인데 반해서 이 반도체 소재 부문은 무려 54%에 달합니다.
조PD🙎🏻‍♂️
영업이익률 54%? 이 정도면 당장 회사 이름에서 조미료 떼고 아지노모토 반도체 머티리얼즈로 바꿔야 할 판이네요.
👩🏻‍💼오PD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매일 아침 세수할 때 쓰는 비누 만드는 회사, 그 카오도 반도체에 뛰어들었다고요?
조PD🙎🏻‍♂️
네. 일본의 국민 세제 기업 카오는 대만에 있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 2나노 공정 공장 바로 옆에 아예 전용 세정 센터를 세웠습니다.
👩🏻‍💼오PD
아니 옷에 묻은 김치 국물 빼던 기술로 반도체 때를 민다는 건데 어, 반도체는 그냥 초순수 물이나 화학 약품으로 쫙 씻어내면 되는 거 아닙니까? 굳이 세탁 세제 기술이 왜 필요한 거죠?
조PD🙎🏻‍♂️
회로 선폭이 2나노미터 수준으로 얇아지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건 마치 젖은 휴지로 만든 거미줄 같은 상태거든요.
👩🏻‍💼오PD
젖은 휴지로 만든 거미줄 어 확 와닿네요.
조PD🙎🏻‍♂️
기존처럼 물의 수압이나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 씻어내려고 하면, 불순물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반도체 회로 자체가 그냥 뚝뚝 끊어져 버립니다.
👩🏻‍💼오PD
망가지는군요.
조PD🙎🏻‍♂️
여기서 바로 카오의 나노 계면활성제 기술이 빛을 발합니다.
👩🏻‍💼오PD
계면활성제 기술이요?
조PD🙎🏻‍♂️
네. 본래 피부나 실크 옷감 손상 없이 미세한 오염 물질만 딱 분리해 내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잖아요. 이 원리를 적용해서 반도체 표면의 표면장력을 분자 단위에서 조절해 버리는 겁니다.
👩🏻‍💼오PD
이야. 분자 단위에서.
조PD🙎🏻‍♂️
물리적인 힘을 전혀 가하지 않아도 불순물이 회로에서 스르륵 미끄러지듯 떨어져 나가게 만드는 마법 같은 화학 작용이죠.
👩🏻‍💼오PD
세상에. 어릴 때 스케치북에 칠하던 크레파스를 만드는 사쿠라 크레파스도 반도체 공정에 뛰어들었다는 보도도 봤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겠군요.
조PD🙎🏻‍♂️
정확합니다. 반도체를 미세하게 깎아낼 때 플라즈마 가스를 막 쏘는데, 이때 가스에 불순물이 섞이면 미세하게 색깔이 변합니다.
👩🏻‍💼오PD
아, 색깔이.
조PD🙎🏻‍♂️
사쿠라 크레파스는 수십 년간 색채만 연구한 전문가들 아닙니까? 그 미세한 플라즈마의 색상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해서 불량 여부를 딱 짚어내는 광학 감지 기술을 내놓았고요. 관련 장비 판매 실적이 1년 만에 40%나 급증했습니다.
👩🏻‍💼오PD
크레파스 회사가 광학 장비를요?
조PD🙎🏻‍♂️
네. 심지어 밀가루 빻던 닛신제분은 그 초미세 분쇄 기술로 반도체용 전자 재료를 가공하고 있죠.
👩🏻‍💼오PD
이거 들으면 들을수록 참 헛웃음이 납니다. 왜 옛날에 골드러시 때 금 캐러 간 사람들은 다 망하고, 그 옆에서 튼튼한 청바지랑 곡괭이 판 사람들의 돈을 막 갈퀴로 긁어모았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조PD🙎🏻‍♂️
아주 유명한 일화죠.
👩🏻‍💼오PD
그런데 지금 최첨단 AI 골드러시 시대에 이 황금 곡괭이를 어디 실리콘밸리 천재들이 만드는 게 아니라, 무슨 동네 조미료 공장, 세탁 비누 회사, 문방구 아저씨가 구석에서 세계 최고 품질로 막 깎아내고 있는 격이잖아요. 시청자 여러분께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으셔야 할 대목이 바로 여깁니다. 밸류업 압박을 받은 기업들이 현금을 뭐 엉뚱한 테마주나 전혀 모르는 신사업에 투자했다면 십중팔구 망했을 겁니다.
조PD🙎🏻‍♂️
그렇죠. 돈만 날렸겠죠.
👩🏻‍💼오PD
하지만 아지노모토나 카오의 성공은 다릅니다. 이들은 밸류업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자신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고유의 기술, 그 낡은 무기의 근본적인 화학적, 물리적 원리를 완전히 분해한 뒤에, 그것을 AI 반도체라는 새로운 전장에 맞게 재설계해 낸 겁니다.
조PD🙎🏻‍♂️
재설계.
👩🏻‍💼오PD
이것이 바로 현금을 가장 폭발적인 부가가치로 치환하는 진정한 밸류업입니다.
조PD🙎🏻‍♂️
낡은 무기의 재설계,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통찰입니다. 자, 이렇게 최첨단 반도체와 혁신적인 소재의 기업들의 화려한 이면을 저희가 들여다봤는데요. 여기서 이야기의 국면을 완전히 한번 전환해 보겠습니다.
👩🏻‍💼오PD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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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정학적 위기의 나비효과: 모래바람이 일본 서민을 덮치다

  • 중동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과 아랍에미리트의 기습적인 OPEC 탈퇴 선언이 일본 내 원유 수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 일본 첨단 화학 산업은 나프타의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중국 브로커에게 몰래 의존하는 굴욕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중유 가격이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1946년에 제정된 물가통제령으로 인해 요금을 올리지 못하는 동네 목욕탕들이 줄폐업하며 서민 경제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조PD🙎🏻‍♂️
이 모든 눈부신 첨단 산업이 사실은 누군가 선 하나만 툭 끊으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엄청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세 번째 이슈, 중동의 모래바람이 어떻게 일본 뒷골목 할아버지들을 파산시키고 있는지, 그 잔혹한 나비효과를 추적해 보겠습니다.
👩🏻‍💼오PD
어 모든 사태의 발단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막 격화되면서 전 세계 원유의 대동맥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는 위기에 처했잖아요.
조PD🙎🏻‍♂️
뉴스에 매일 나오죠.
👩🏻‍💼오PD
그런데 이 외부의 충격이 엉뚱하게도 전통의 석유 카르텔 그 OPEC 내부의 내전을 촉발했습니다.
조PD🙎🏻‍♂️
아아, 아랍에미리트의 기습적인 OPEC 탈퇴 선언, 그거 말씀하시는 거군요.
👩🏻‍💼오PD
맞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를 높게 방어하려고 회원국들에게 원유 감산을 막 강요하고 있었죠.
조PD🙎🏻‍♂️
조금만 팔자 이거죠.
👩🏻‍💼오PD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의 셈법은 달랐죠. 어차피 전기차 시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가 오면 이 땅 밑에 있는 기름은 언젠가 다 똥값이 된다, 이렇게 본 겁니다.
조PD🙎🏻‍♂️
오 현실적이네요.
👩🏻‍💼오PD
그래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서 기름값이 비싸게 형성된 지금, 차라리 통제에서 벗어나서 우리 기름을 미친 듯이 캐서 빨리 현금화하자, 이렇게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우며 5월 1일 자로 전격 탈퇴를 던진 겁니다.
조PD🙎🏻‍♂️
아니 산유국들끼리 서로 뒤통수를 치는 완전 고래들의 싸움인데 어 이게 태평양 건너 일본 경제 급소를 어떻게 때린 겁니까?
👩🏻‍💼오PD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으로 인해서 당장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화학 산업은 플라스틱, 타이어, 뭐 각종 첨단 소재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 수입의 무려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조PD🙎🏻‍♂️
80%나요?
👩🏻‍💼오PD
배가 못 들어오니까, 당장 일본 내 화학 공장들이 줄줄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줄이는 완전 비상사태가 터졌습니다.
조PD🙎🏻‍♂️
80% 의존이면 진짜 목줄이 꽉 잡혀 있었던 거네요. 아까 막 우리가 극찬했던 그 첨단 반도체 소재들도 결국 원료가 없으면 당장 못 만드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일본 기업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고 있나요?
👩🏻‍💼오PD
여기서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데요. 급한 대로 대체 수입처를 막 찾았는데 그게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조PD🙎🏻‍♂️
헉 중국이요?
👩🏻‍💼오PD
통계를 보면요, 3월 한 달 동안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고밀도 폴리에틸렌 양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7배나 폭증했습니다.
조PD🙎🏻‍♂️
야 참 얄궂네요. 일본 정부가 그동안 미국 눈치 살살 보면서 입버릇처럼 외치던 게 탈중국, 공급망 디커플링, 이런 거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정작 위기가 빵 터지니까 중국산 원료 없이는 공장도 못 돌리는 신세가 됐군요.
👩🏻‍💼오PD
더 기막힌 촌극도 있습니다. 화학 공정에서 꼭 필요한 크실렌이라는 물질이 있는데요.
조PD🙎🏻‍♂️
크실렌이요?
👩🏻‍💼오PD
이게 페인트나 신나를 만들 때도 쓰이지만, 군사용 폭약을 만드는 데도 전용될 수 있는 이른바 듀얼 유즈 이중 용도 품목입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이 수출을 엄청나게 까다롭게 통제하거든요.
조PD🙎🏻‍♂️
폭약으로 쓰이니까 당연하겠네요.
👩🏻‍💼오PD
정상적인 루트로는 수입이 막히니까, 굴지의 일본 첨단 화학 대기업들이 중국 공산당 관료들과 인맥이 닿아 있는 브로커나 현지 대리점들을 총동원해서 이 크실렌을 사실상 몰래 뒷구멍으로 막 들여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PD🙎🏻‍♂️
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MSG로 2나노 반도체 필름 만든다고 떵떵거리던 그 초일류 기술 제국 일본이, 중동에서 배터리 끊겼다고 중국 브로커한테 머리를 막 조아리는 꼴이라니 정말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게 얼마나 취약한지 실감이 확 납니다.
👩🏻‍💼오PD
그러니까요.
조PD🙎🏻‍♂️
자, 그런데 아까 제가 도쿄 뒷골목 할아버지들 이야기를 꺼냈잖아요? 이 거시적인 지정학 위기가 서민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피부로 와닿고 있습니까?
👩🏻‍💼오PD
이 사태의 가장 약한 고리가 바로 서민들입니다. 중동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 일본 서민 문화의 상징인 동네 목욕탕 센토입니다.
조PD🙎🏻‍♂️
목욕탕이요? 거기는 물만 데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오PD
그 큰 탕의 물을 펄펄 데우려면 중유를 엄청나게 때야 하거든요. 근데 중동발 공급 불안으로 이 중유의 1리터당 매입 가격이 135엔, 우리 돈으로 약 1,200원 선까지 무섭게 폭등해 버렸습니다.
조PD🙎🏻‍♂️
아니 기름값이 올랐으면 목욕탕 입장료를 좀 올리면 되는 거 아닙니까? 한국도 요새 사우나 한번 가려면 만원, 12,000원 우습게 깨지는데요.
👩🏻‍💼오PD
아, 그게 불가능합니다. 일본 목욕탕 업계 발목을 꽉 잡고 있는 아주 기괴한 법안이 하나 있거든요. 바로 1946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에 만들어진 물가통제령입니다.
🔍 EDITOR'S INSIGHT : 물가통제령 (1946)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극심한 초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국가가 생필품 가격을 묶어둔 제도입니다. 대부분의 업종은 해제되었으나, 대중목욕탕(센토)은 서민 위생 시설이라는 명목 하에 아직까지도 지자체의 요금 상한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조PD🙎🏻‍♂️
1946년이요?
👩🏻‍💼오PD
전후 초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국가가 생필품 가격을 강제로 묶어둔 법인데, 시대가 변하면서 다른 업종은 다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오직 이 동네 목욕탕만 서민 위생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유일하게 법의 적용을 받아서 지자체가 요금 상한선을 막 통제하고 있습니다.
조PD🙎🏻‍♂️
아니 1946년 법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요? 그럼 주인이 기름값 올랐다고 마음대로 10엔 더 못 올린다는 뜻입니까?
👩🏻‍💼오PD
네. 예를 들어 야마나시현 같은 경우 입욕료 상한이 470엔, 우리 돈으로 약 4,200원에 꽉 묶여 있습니다. 기름값은 막 1.5배, 2배 뛰었는데 입장료는 단 1원도 못 올리니까, 목욕탕 주인들 입장에서는 손님을 받아서 물을 데우면 데울수록 적자만 쌓이는 미쳐버릴 구조가 된 겁니다.
조PD🙎🏻‍♂️
이야, 팔수록 손해네요. 결국 대를 이어오던 수십 년 된 동네 목욕탕들이 눈물을 머금고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줄폐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오PD
오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란의 모래사막에서 날아간 미사일 한 발, 그리고 자국 이익을 좇는 중동 국가들의 셈법이 글로벌 공급망을 완전히 뒤틀어버렸습니다. 그 나비효과로 일본의 최첨단 화학 산업이 중국의 머리를 조아리고, 급기야 도쿄 뒷골목 할아버지들은 퇴근 후 즐기는 따뜻한 목욕물 온도까지 강탈당하는 이 냉혹한 현실이죠.
조PD🙎🏻‍♂️
네.
👩🏻‍💼오PD
우리는 이 기괴한 연쇄 반응을 똑바로 직시해야만 합니다. 오늘 들어온 소식들을 쭉 짚어보니 입맛이 참 씁쓸해집니다. 결국 우리가 매일같이 열광하며 들여다보는 최첨단 AI 스마트폰의 미래나, 퇴근 후 즐기는 따뜻한 목욕물의 온도나 모두 중동 모래바람과 중국의 입김에 달렸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초연결 시대라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누군가 선 하나만 끊어도 다 같이 멈춘다는 무서운 뜻이기도 하죠. 오늘 심층 분석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전한 하루 보내십시오.
EDITOR'S CLOSING NOTE

보이는 간판만 바꾼 밸류업은 결국 속 빈 강정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가치 성장은 자신이 가진 오랜 유산을 새 시대의 맥락에 맞게 '재설계'할 때 비로소 완성되며, 그 여정마저도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냉혹한 줄타기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조PD의 경제뉴스는 요동치는 세계 경제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여러분이 굳건한 투자 인사이트의 닻을 내릴 수 있도록 내일도 가장 날카로운 분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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