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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집사의 성경묵상/로마서

로마서 16장 - 엔딩 크레딧에 감춰진 1세기 생존자들의 비밀 명단

by fastcho 202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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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에 감춰진 1세기 생존자들의 비밀 명단

가장 지루해 보이는 이름들의 나열, 그러나 그 속에는 귀족과 노예가 한 상에서 밥을 먹고, 목숨을 건 동역자들이 혁명을 일으킨 초대 교회의 치열한 삶과 복음의 폭발력이 숨 쉬고 있습니다. 1세기 로마 사회를 뒤흔든 놀라운 역사의 현장을 파헤쳐 봅니다.
조집사의 성경묵상

, 영화 끝날 때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끝까지 보시는 분 계십니까? 모르는 이름만 수백 개 막 올라가면 보통 자리에서 일어나시잖아요? 오늘 우리가 살펴볼 로마서 16장이 딱 이렇습니다. 낯선 이름만 30명 가까이 쏟아지거든요. 그런데 이 지루해 보이는 명단이 사실은, 1세기 당시 가장 치열했던 생존자 명단이자 VIP 리스트라면 믿으시겠습니까?

EXECUTIVE SUMMARY
  • 로마서 16장의 명단은 단순한 인명사전이 아니라, 계급과 신분을 초월하여 하나 된 1세기 초대 교회의 VIP 생존자 리스트입니다.
  • 뵈뵈, 아굴라 부부, 고위직 재무관 에라스도 등 목숨과 전 재산을 걸고 복음을 수호한 동역자들의 치열한 삶을 보여줍니다.
  • 세상의 정치적 방식이 아닌 압도적인 선함과 지혜로 세상의 분열을 이겨낸 복음의 폭발적인 능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 •

1. 목숨을 건 1세기의 VIP 배달부들

  • 로마서 전달자인 여성 리더 '뵈뵈'는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니라 막강한 재정적 후원자이자 초대 강해자로 활약했습니다.
  • 바울과 생업을 공유한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는 실제 폭동 상황에서 바울을 위해 목숨을 건 진정한 동역자였습니다.
  • 국가 우편망을 사용할 수 없었던 시대에 위험한 육로와 바닷길을 뚫고 복음을 전달한 헌신이 있었습니다.
조집사🙎🏻‍♂️
조집사의 성경 묵상입니다. 아, 영화 끝날 때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끝까지 보시는 분 계십니까? 모르는 이름만 수백 개 막 올라가면 보통 자리에서 일어나시잖아요?
👩🏻‍💼오집사
아, 그렇죠. 불 켜지면 바로 나가죠, 다들.
조집사🙎🏻‍♂️
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로마서 16장이 딱 이렇습니다. 어, 낯선 이름만 30명 가까이 쏟아지거든요. 그런데 이 지루해 보이는 명단이 사실은, 1세기 당시 가장 치열했던 생존자 명단이자, 뭐랄까 VIP 리스트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오집사
오, VIP 리스트요?
조집사🙎🏻‍♂️
네. 거두절미하고 바로 로마서 16장의 엔딩 크레딧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 로마서 16장을 딱 펴면, 바울이 자신의 사역을 도왔던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기 시작하잖아요?
👩🏻‍💼오집사
네 맞아요. 쭉 나열하죠.
조집사🙎🏻‍♂️
그런데 가장 먼저, 그 1절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뵈뵈라는 여성인데, 어 바울이 로마 교회에 이 사람을 막 극진히 대접하라고 대놓고 추천서를 써주거든요. 당시 상황을 보면, 이 뵈뵈가 로마서 원본을 들고 그 고린도에서 로마까지 직접 배달을 갔다는 이야기가 되잖아요?
👩🏻‍💼오집사
네. 그게 사실 1세기 지중해 세계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건, 어, 오늘날 우리가 그냥 우체국 가서 등기 붙이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거든요.
조집사🙎🏻‍♂️
아 차원이 달랐나요?
👩🏻‍💼오집사
그럼요.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 우편 시스템이 있긴 했어요. '쿠르수스 푸블리쿠스'라고. 근데 이건 철저하게 황제나 군대, 아니면 고위 공무원들만 쓸 수 있는 군사 통신망이었습니다.
조집사🙎🏻‍♂️
오, 민간인은 아예 못 썼군요.
👩🏻‍💼오집사
네. 민간인들은 자기가 직접 편지를 들고 가거나, 마침 그 목적지로 가는 상인이나 여행객한테 어, 부탁을 해야만 했죠. 고린도에서 로마까지 가려면 그 험난한 바다를 건너가나 수백 킬로미터 육로를 걸어야 했거든요. 해적도 많고, 난파도 자주 되고, 또 노산강도가 들끓는 그 길을 이 귀중한 로마서 두루마리를 품에 안고 건너간 겁니다.
조집사🙎🏻‍♂️
어, 잠깐만요. 그 험악한 1세기 시대상에, 더구나 여성이 그 먼 거리를 홀로 여행하면서 편지를 배달했다는 게 솔직히 쉽게 납득이 안 가거든요.
👩🏻‍💼오집사
그렇죠. 상식적으로 좀 이상하죠.
조집사🙎🏻‍♂️
네. 당시 사회가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적이잖아요? 아무리 뭐 믿음이 좋아도 물리적인 위험도 있고 사회적 제약이라는 게 있었을 텐데요?
👩🏻‍💼오집사
어, 바울이 뵈뵈를 가리켜서 그 '많은 사람을 도와주었고 나도 그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이렇게 표현한 원어 단어를 보면 그 의문이 확 풀립니다.
조집사🙎🏻‍♂️
원어요?
👩🏻‍💼오집사
네, 여기서 사용된 헬라어 단어가 '프로스타티스'인데, 이게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어, 재정적이고 법적인 후원자, 뜻하는 '패트론'을 의미하거든요.
🔍 EDITOR'S INSIGHT : 프로스타티스 (Patron)

고대 지중해 사회에서 '패트론(Patron)'은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법적, 재정적, 사회적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막강한 권력자였습니다. 바울이 뵈뵈를 헬라어 '프로스타티스'로 불렀다는 것은 그녀가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의 사역과 서신을 전적으로 보증하고 지원하는 핵심 스폰서였음을 뜻합니다.

조집사🙎🏻‍♂️
아, 패트론이요. 스폰서 같은 거네요.
👩🏻‍💼오집사
네 맞아요. 그러니까 뵈뵈는 단순히 심부름을 한 평범한 여성이 아니라, 겐그레아 교회의 아주 막강한 재력가이자 영향력 있는 리더였습니다. 바울의 선교 여행이랑 교회 재정을 통째로 후원했던 메인 스폰서였던 거죠.
조집사🙎🏻‍♂️
와 대박이네요.
👩🏻‍💼오집사
그녀가 로마로 갈 때는 아마도 다수의 수행원이나 노예들을 쫙 대동한 대규모 여행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당시 편지 전달자는 단순히 종이만 딱 건네주고 오는 게 아니거든요.
조집사🙎🏻‍♂️
어 그럼 또 무슨 일을 했나요?
👩🏻‍💼오집사
수신자들 앞에서 그 편지를 소리 내어 읽어주고, 또 사람들이 바울이 여기서 말한 '칭의가 대체 무슨 뜻입니까' 하고 물으면, 바울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변호해 주는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조집사🙎🏻‍♂️
아, 그러니까 로마서라는 그 엄청난 기독교 신학 논문의 첫 번째 강해자가 바로 이 뵈뵈라는 여성이었던 셈이군요.
👩🏻‍💼오집사
맞습니다. 바로 그거죠.
조집사🙎🏻‍♂️
저는 그냥 우체부인 줄 알았더니 사실상 이 프로젝트의 핵심 투자자이자 수석 대변인이었네요. 어 바울이 왜 그렇게 극진히 영접하라고 당부했는지 확 이해가 됩니다.
👩🏻‍💼오집사
그럴 만한 인물이었던 거죠.
조집사🙎🏻‍♂️
네, 그리고 이어서 3절과 4절을 보면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부부가 등장하잖아요? 브리스가와 아굴라.
👩🏻‍💼오집사
아주 유명하죠.
조집사🙎🏻‍♂️
바울이 이들을 향해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 목숨을 구해준 사람들이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어 생명의 위험을 무릅썼다는 게 그냥 문학적인 과장입니까 아니면 뭐 실제로 피를 흘릴 뻔한 사건이 있었던 겁니까?
👩🏻‍💼오집사
이게 사도행전이나 신약의 다른 기록들을 교차 검증해 보면, 어, 완벽히 물리적인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조집사🙎🏻‍♂️
아 진짜 목숨이 왔다 갔다 했군요.
👩🏻‍💼오집사
네. 이 부부는 바울이랑 같이 천막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삼았던 사람들이잖아요? 그냥 주일 예배만 같이 드린 게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땀 냄새나는 작업장에서 가죽 자르고 바느질하면서 삶 자체를 공유했죠.
조집사🙎🏻‍♂️
매일 얼굴 보는 사이였네요.
👩🏻‍💼오집사
그렇죠. 바울이 에베소에 있을 때 은세공업자 데메드리오가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어요. 우상 판매가 줄어드니까 격분한 군중들이 막 바울 일행을 잡아끌고 원형 극장으로 갔던 아찔한 사건이요.
조집사🙎🏻‍♂️
아 네, 성경에 나오는 그 폭동이요.
👩🏻‍💼오집사
한복판이나 막 살해 위협이 닥쳤을 때 바울을 숨겨주거나 자신들의 몸으로 바울을 대신해서 막아섰던 겁니다.
조집사🙎🏻‍♂️
와, 자기들 사업장이 불타거나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요?
👩🏻‍💼오집사
네 진짜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건 동역자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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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귀족과 노예의 위험한 겸상, 그리고 분열의 위기

  • 로마서 16장의 명단에는 황실 가문의 귀족부터 최하층 노예까지 당시 사회의 모든 계급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 신분이 철저히 분리되었던 로마 사회에서, 이들이 한 상에서 떡을 떼며 서로를 형제자매로 부른 것은 체제 전복적인 기적이었습니다.
  • 하지만 거짓 교사들이 계급을 부활시키려 할 때 바울은 세상의 정치질 대신 선한 일에 압도적인 지혜를 갖출 것을 당부했습니다.
조집사🙎🏻‍♂️
대단하네요. 어, 그런데 저는 이 16장에 등장하는 서른 명 정도의 이름들을 쭉 살펴보면서 단순히 어 '바울 주변에 참 좋은 사람들이 많았구나' 이렇게 하고 넘어갈 수가 없더라고요.
👩🏻‍💼오집사
어, 어떤 점 때문이시죠?
조집사🙎🏻‍♂️
이 명단이 품고 있는 사회적 배경을 좀 뜯어보니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13절에 나오는 루포의 어머니, 또 7절에 나오는 바울의 감옥 동기인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이 명단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출신 성분이 대체 어떻습니까?
👩🏻‍💼오집사
그게 참 놀라운 포인트인데요, 로마 제국은 철저하고 엄격한 피라미드식 계급 사회였잖아요? 귀족, 자유인, 뭐 해방노예, 노예 이 구분이 명확했고 법적인 권리 자체가 아예 달랐죠.
조집사🙎🏻‍♂️
아예 쳐다보는 눈빛부터 달랐겠네요.
👩🏻‍💼오집사
그렇죠. 근데 16장의 명단에는 이 계급 사회의 모든 층위가 다 들어있습니다. 10절과 11절에 등장하는 아리스도불로의 가족이나 나깃수의 가족은 로마 황제 가문이랑 연결된 최상류층 귀족들이었어요.
조집사🙎🏻‍♂️
최상류층이요?
👩🏻‍💼오집사
네 반면에 8절의 암블리아, 9절의 우르바노, 12절의 버시 같은 이름들은 어 당시 로마 사회에서 정말 짐승처럼 취급받던 전형적인 노예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조집사🙎🏻‍♂️
아 그러니까 귀족과 노예가 같이 있는 거네요?
👩🏻‍💼오집사
거기에 바울이랑 같이 수감생활했던 전과자들, 그리고 방금 말한 뵈뵈 같은 상류층 여성 리더까지. 한 명단에 막 묶여 있는 겁니다.
조집사🙎🏻‍♂️
제가 진짜 이해가 안 가는 지점이 바로 거깁니다. 어, 그 험악한 1세기 시대상에 아무리 뭐 믿음이 좋아도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냐는 거예요. 당시 로마 사회에서 귀족이랑 노예는 밥도 같이 안 먹었을 텐데, 이 사람들이 주일날 한 건물에 모여서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입니다' 이러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합니까?
👩🏻‍💼오집사
어, 아주 예리한 질문이신데요, 당시 로마 제국에서 계급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소가 바로 식사 자리였습니다.
🔍 EDITOR'S INSIGHT : 트리클리니움과 아트리움

로마 시대 저택은 신분에 따라 머무는 공간이 철저히 분리되었습니다. 부유한 상류층은 호화로운 VIP 다이닝룸인 '트리클리니움(Triclinium)'에서 최고급 음식과 포도주를 즐겼고, 평범한 손님이나 하인들은 바깥뜰인 '아트리움(Atrium)'에 머물며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 거대한 장벽을 뚫고 한 상에서 교제한 것이 바로 초대 교회의 힘이었습니다.

조집사🙎🏻‍♂️
아 밥 먹는 자리요?
👩🏻‍💼오집사
부유한 귀족의 집에는 '트리클리니움'이라는 아주 소수의 VIP용 화려한 다이닝룸이 있었고요. 그 밖의 평범한 손님이나 하인들은 바깥뜰인 '아트리움'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조집사🙎🏻‍♂️
공간 자체가 분리되어 있었군요.
👩🏻‍💼오집사
심지어 제공되는 음식의 질이나 포도주의 등급조차도 계급에 따라 철저하게 막 차별적으로 지급됐거든요. 그런데 초기 기독교의 예배는 이 가정집에서 열리는 애찬과 성만찬이 중심이었잖아요?
조집사🙎🏻‍♂️
아, 그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그 성만찬이요.
👩🏻‍💼오집사
네 맞아요. 세상 기준으로는 아트리움 밖에서 쭈그려 앉아 찌꺼기나 먹어야 할 노예 우르바노가, 황실 가문의 사람인 트리클리니움에 앉아서 정확히 똑같은 빵을 떼고 똑같은 잔을 마시면서 서로를 형제자매라고 부른 겁니다.
조집사🙎🏻‍♂️
와, 귀족과 노예가 겸상을 한 거네요?
👩🏻‍💼오집사
그렇죠. 이게 당시 로마 지배층의 눈에는 단순한 종교 모임이 아니라, 제국의 근간을 막 뒤흔드는 체제 전복적이고 되게 불온한 행위로 보일 수밖에 없었죠.
조집사🙎🏻‍♂️
바울이 16절에서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십시오'라고 하잖아요?
👩🏻‍💼오집사
네 인사하라고 하죠.
조집사🙎🏻‍♂️
로마 사회에서 입맞춤은 철저하게 동등한 신분 사이에서만 허락된 인사법이었거든요. 노예가 주인의 얼굴에 입을 맞춘다? 어 이건 곧바로 처형당할 수 있는 금기였습니다. 당장 목이 날아갈 일이었네요.
👩🏻‍💼오집사
그런데 교회 안에서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거룩한 입을 맞추며 평화를 나누었던 겁니다.
조집사🙎🏻‍♂️
와,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이건 뭐 단순한 종교 모임이 아니라 당대의 사회 구조나 상식을 완전히 박살 내는 일종의 혁명이었습니다. 어 그런데요, 이렇게 아름답고 유토피아적인 찐친들의 인사가 쫙 이어지다가 17절에서 갑자기 찬물이 확 끼얹어집니다.
👩🏻‍💼오집사
분위기가 확 바뀌죠. 네 180도 바뀌어요.
조집사🙎🏻‍♂️
바울이 갑자기 '형제자매 여러분 배운 교훈을 거슬러서 분열을 일으키고 올무를 놓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멀리하십시오' 이렇게 아주 무섭게 경고합니다. 마치 연말 송년회에서 막 훈훈하게 건배사하던 CEO가 갑자기 '어 횡령범들 색출해서 다 잘라버리겠다' 이렇게 으름장 놓는 격인데, 이 급격한 태도 변화의 이유가 뭡니까?
👩🏻‍💼오집사
어, 방금 우리가 막 감탄했던 그 압도적인 다양성이 역설적으로 로마 교회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조집사🙎🏻‍♂️
약점이요? 다양성이 좋은 거 아닌가요?
👩🏻‍💼오집사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 좀 수준이 맞는 사람끼리 뭉치려는 강력한 관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황실 귀족과 막일하는 노예, 평생 율법에 바친 유대인과 돼지고기를 막 즐겨 먹던 이방인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건 사실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조집사🙎🏻‍♂️
아, 겉으로는 하나 된 척해도 속으로는 막 부글부글 끓고 있었겠네요.
👩🏻‍💼오집사
네. 그 심리적 마찰과 피로감이 교회 내부에 분명히 존재했던 겁니다.
조집사🙎🏻‍♂️
틈이 있었다는 거군요.
👩🏻‍💼오집사
그렇습니다. 18절을 보면 이 분열을 일으키는 자들의 목적이 명확히 나오거든요. '우리 주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 배를 섬기는 것이며, 그럴듯한 말과 아첨하는 말로 순진한 사람들의 마음을 속이는 것입니다.'
조집사🙎🏻‍♂️
아 거짓 교사들이 그 틈을 파고든 거군요.
👩🏻‍💼오집사
네. 거짓 교사들은 아주 세련된 수사학이나 철학적 논리를 동원해서 유대인은 유대인끼리 뭉치는 게 더 영적으로 우월하다, 혹은 지식인들은 따로 모여서 더 고상한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편을 가르고 계급을 다시 부활시키려고 했던 겁니다.
조집사🙎🏻‍♂️
결국 자기 세력 키우려고요.
👩🏻‍💼오집사
맞아요. 그 목적은 결국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고 재정적인 이익, 즉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함이었죠.
조집사🙎🏻‍♂️
그래서 바울이 19절에서 아주 유명한 처방을 내리는군요. '선한 일에는 슬기롭고 악한 일에는 순진하기를 바랍니다.' 어 그런데 솔직히 현실 정치나 뭐 조직 생활을 좀 해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 조언은 너무 나이브해 보입니다.
👩🏻‍💼오집사
좀 답답하게 들리기도 하죠.
조집사🙎🏻‍♂️
그러니까 사기꾼들이 교회에 들어와서 막 정치질하고 파벌을 만들면, 우리도 똑같이 그들의 전력을 분석하고 더 치밀하게 방어선을 구축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악한 일에 순진하라니 이러다가 호구 잡히고 교회 통째로 다 뺏기는 거 아니에요?
👩🏻‍💼오집사
현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가질 수 있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바울이 사용한 헬라어 원어를 보면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거든요.
조집사🙎🏻‍♂️
여기서 순진하다로 번역된 단어가 아케라이오스인데 이게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맑은 상태 혹은 금속이 합금되지 않은 순수한 상태를 뜻합니다.
조집사🙎🏻‍♂️
아 맹하게 있으라는 게 아니군요.
👩🏻‍💼오집사
네.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가 되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바울은 거짓 교사들이 교회 안에서 벌이는 로마식 정치질, 모함, 권력 투쟁 같은 그 악의 기술에 너희의 영혼을 오염시키지 말라고 경고하는 겁니다.
조집사🙎🏻‍♂️
악한 방식을 흉내 내지 말아라 이런 거네요.

괴물을 잡겠다고 괴물의 방식을 쓰다 보면 결국 똑같은 괴물이 되어버리잖아요?

👩🏻‍💼오집사
맞습니다. 괴물을 잡겠다고 괴물의 방식을 쓰다 보면 결국 똑같은 괴물이 되어버리잖아요?
조집사🙎🏻‍♂️
그렇죠 괴물이 되죠.
👩🏻‍💼오집사
교회가 이단의 정치질을 막겠다고 세상의 정치적 암투나 파벌 싸움을 막 교묘하게 도입하는 순간, 설령 이단을 쫓아낸다 하더라도 그 공동체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 로마의 흔한 정치 동아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겁니다.
조집사🙎🏻‍♂️
와 무슨 말씀인지 확 와닿습니다.
👩🏻‍💼오집사
그래서 바울은 악의 기술을 연마하는 대신 선한 일, 즉 복음의 진리를 사랑하고 서로를 용납하는 그 선한 일에 있어서 압도적인 지혜와 실력을 갖추라고 주문한 거죠.
조집사🙎🏻‍♂️
뒤통수를 크게 한 대 맞은 것 같습니다. 악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압도적인 선함으로 맞서는 것 외에는 없다는 거군요.
👩🏻‍💼오집사
네 아주 정확한 요약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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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음의 폭발력: 거대한 교향곡의 완성

  • 1세기 당시 수십 시간의 육체노동을 감당하며 로마서를 대필한 전문 서기 더디오의 땀방울이 성경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고린도의 고위직 재무관이었던 에라스도는 자신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 유대인만의 비밀이었던 구원이 마침내 십자가를 통해 모든 이방인과 전 인류에게 무료 오픈소스로 열려버린 위대한 교향곡이 완성되었습니다.
조집사🙎🏻‍♂️
자, 이렇게 살벌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경고가 딱 끝나고 21절부터는 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마치 영화 다 끝나고 올라가는 쿠키 영상 같은 대목인데요.
👩🏻‍💼오집사
보너스 트랙 같죠.
조집사🙎🏻‍♂️
어, 특히 22절을 보고 저는 제 눈을 좀 의심했습니다. '이 편지를 받아쓰는 나 더디오도 주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아니 로마서를 바울이 직접 키보드 타이핑한 게 아니었습니까? 대필자가 있었다고요?
👩🏻‍💼오집사
네 1세기 당시의 그 긴 편지를 작성하는 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육체노동이었습니다.
조집사🙎🏻‍♂️
노동이었군요.
👩🏻‍💼오집사
종이가 없던 시절이라 질 좋은 파피루스나 양피지를 구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요. 갈대펜에 잉크를 딱 찍어서 정서하는 것은 숙련된 서기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했죠.
조집사🙎🏻‍♂️
아, 펜글씨를 예쁘게 써야 하니까요.
👩🏻‍💼오집사
그래서 바울이 방 안을 막 거닐면서 성령의 감동을 받아 로마서의 방대한 신학적 논리를 구술하면 전문 서기인 더디오가 그것을 한 글자 한 글자 다 받아 적었던 겁니다. 학자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로마서 분량을 받아 적으려면 최소 수십 시간에서 길게는 100시간 가까운 고된 노동이 필요했을 거라고 봅니다.
조집사🙎🏻‍♂️
와, 바울이 막 열변을 토하는 동안 옆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 어려운 신학 용어들을 받아 적던 더디오가, 이제 편지가 다 끝나갈 무렵에 슬쩍 펜을 들고 '아 저기 로마의 성도 여러분 이거 받아 적느라 저도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디오 올림' 하면서 자기 이름을 쏙 끼워 넣은 거잖아요.
👩🏻‍💼오집사
맞아요. 너무 인간적이죠.
조집사🙎🏻‍♂️
성경이 막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비로운 문서가 아니라 사람의 체온이랑 땀방울이 막 섞여 있는 생생한 역사적 기록이라는 게 너무 잘 와닿습니다. 어 그런데 더 충격적인 인물은 바로 뒤에 또 나옵니다.
👩🏻‍💼오집사
에라스도 말씀이시죠?
조집사🙎🏻‍♂️
네, 23절에 '이 도시의 재무관인 에라스도가 문안한다'고 하잖아요? 에라스도가 고린도 시의 재무관, 즉 시청 돈을 관리하는 고위 공무원 아닙니까?
👩🏻‍💼오집사
아주 막강한 권력자죠.
조집사🙎🏻‍♂️
예수님께서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 이렇게 하셨잖아요. 초기 기독교는 뭔가 핍박받는 하층민들의 종교였을 텐데, 이런 막대한 권력과 부를 쥔 고위층 관료가 어떻게 로마 교회에 떡하니 합류할 수 있었는지 솔직히 좀 위선적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오집사
어, 바로 그 부분이 초기 기독교가 가졌던 복음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실제로 1929년에 고고학자들이 고린도 지역을 막 발굴하다가 로마 시대의 포장도로를 하나 발견했어요.
조집사🙎🏻‍♂️
도로를요?
👩🏻‍💼오집사
네 근데 거기에 라틴어로 '에라스도가 자신의 비용으로 이 도로를 포장했다'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조집사🙎🏻‍♂️
와, 실존 인물이었네요.
👩🏻‍💼오집사
네. 고위직 재무관이자 엄청난 재력가였음을 증명하는 완벽한 역사적 유물이죠. 시청자들께서 생각해 보셔야 할 점은 에라스도가 복음을 받아들인 후에 산속으로 들어가서 은둔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조집사🙎🏻‍♂️
아 직장을 그만둔 게 아니군요.
👩🏻‍💼오집사
그는 세속적인 권력이나 재물을 그냥 내다 버린 게 아니라 그 막대한 자원과 행정적 능력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가난하고 핍박받는 교회의 성도들을 보호하고 바울의 선교를 위해 자신의 재정적 지위를 십분 활용했겠죠.
조집사🙎🏻‍♂️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네요.
👩🏻‍💼오집사
복음은 단순히 현실의 고통을 도피하고 싶은 사회적 약자들만의 아편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당시 사회의 최고위층 엘리트, 가장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공을 거둔 지성인의 마음마저도 완전히 굴복시킨 압도적이고 보편적인 진리였다는 사실을 이 에라스도의 존재가 웅변하고 있는 거죠.

인물 사회적 신분 교회를 향한 헌신과 역할
뵈뵈 유력한 재력가 (패트론) 로마서 원본의 배달 및 1차 강해 담당
더디오 전문 서기 바울의 구술을 수십 시간에 걸쳐 대필함
에라스도 고린도 시 고위직 재무관 자신의 권력과 재정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활용

조집사🙎🏻‍♂️
어,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목숨을 걸었던 텐트메이커 부부, 가문을 초월한 노예와 귀족들, 편지를 땀 흘려 받아 적은 서기 더디오, 그리고 도시의 재무관 에라스도까지. 이 극단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낸 근본적인 원동력이 무엇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집사
네 그 답이 드디어 나옵니다.
조집사🙎🏻‍♂️
그 답이 로마서 전체를 마무리하는 25절부터의 송영, 이 찬양에 담겨 있네요.
👩🏻‍💼오집사
그렇습니다. 바울은 25절에서 이 모든 놀라운 현상의 근원을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 두셨던 비밀이라고 부릅니다.
조집사🙎🏻‍♂️
감추어 두셨던 비밀. 이 표현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수백 년 동안 금고 안에 꽁꽁 숨겨져 있던 코카콜라 특급 비밀 레시피가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에 무료 오픈소스로 확 풀려버린 사건 같달까요? 드디어 엠바고가 풀렸습니다 하고 선언하는 것 아닙니까?
👩🏻‍💼오집사
정확한 비유입니다. 구약 시대부터 수천 년 동안 유대인들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구원, 하나님이 보내실 메시아가 로마 제국을 칼로 무너뜨리고 유대 민족을 해방시킬 어떤 정치적 군사적 영웅이라고 생각했죠. 그것이 그들만이 아는 비밀이었습니다.
조집사🙎🏻‍♂️
자기들만 구원받는 줄 알았겠죠.
👩🏻‍💼오집사
네. 하나님의 메시아는 제국을 부수는 대신 스스로 십자가에 달려 부서짐으로써 유대 민족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죄와 사망을 박살 내셨습니다.
조집사🙎🏻‍♂️
로마서 1장부터 15장까지 바울이 진짜 피를 토하면서 전개했던 그 거대하고 치밀한 구원의 교리가 단순한 머릿속의 철학으로 끝나지 않은 거네요.
👩🏻‍💼오집사
16장에 등장하는 이 수많은 사람들의 살과 피가 되어서 이 땅에 거대한 교회를 탄생시킨 겁니다.
조집사🙎🏻‍♂️
철학이 현실이 되었군요.
👩🏻‍💼오집사
황족과 노예가 함께 입을 맞추고, 재무관과 텐트 수리공이 생명을 걸고 복음을 위해 연대하는 이 기적 같은 연대는 결국 27절의 말씀처럼, 오직 한 분이신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거대한 교향곡이었던 셈이죠.
조집사🙎🏻‍♂️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로마서 16장이 단순한 지루한 출석부가 아니라, 복음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사회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영수증이자 역사적 결산서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오집사
네 저도 다시금 감동을 받게 되네요.
조집사🙎🏻‍♂️
당시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노예 암블리아, 서기 더디오의 이름이 2천 년이 지난 지금 성경이라는 가장 위대한 책의 마지막을 당당히 장식하고 있잖아요?
👩🏻‍💼오집사
정말 놀라운 은혜죠.
조집사🙎🏻‍♂️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일터나 가정에서 때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몹시 지치실 때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1세기 로마 교회의 그 이름 없는 성도들을 기억하셨던 하나님께서는 지금 이 시간 묵묵히 선한 일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름과 헌신 역시 그분의 위대한 크레딧에 또렷하게 기록하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가 나눈 이 깊고 넓은 복음의 능력이 시청자 여러분의 삶 속에서도 살아 숨 쉬기를 소망합니다.

조집사의 성경 묵상,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DITOR'S CLOSING NOTE

로마서 16장은 지루한 출석부가 아니라, 복음으로 인해 삶이 뒤집힌 사람들의 땀과 피가 서린 위대한 혁명의 기록입니다. 귀족과 노예, 상인과 공무원이 목숨을 걸고 하나 될 수 있었던 초대 교회의 기적은, 우리에게 신앙이 그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현실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조집사의 성경묵상은 다음 시간에도 성경 행간에 숨겨진 치열한 삶의 흔적들을 찾아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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