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한 거대 에너지 기업의 독점부터 일론 머스크와 오픈AI의 소송전, 그리고 미국 부유층의 기상천외한 대입 시험 꼼수까지. 자본과 권력으로 게임의 법칙을 조작하는 현대판 꼼수들을 파헤칩니다.
조PD의 글로벌경제
세상의 룰은 과연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을까요? 오늘 준비한 소식들은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던 견고한 시스템과 제도들이 거대한 자본과 교묘한 권력 앞에서는 얼마나 쉽게 휘어지고 조작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합법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들의 치밀한 민낯을 들여다봅니다.
EXECUTIVE SUMMARY
AI 혁명의 막후에서는 첨단 소프트웨어가 아닌 전력망 등 물리적 인프라 독점을 위한 천문학적인 자본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 사법 시스템과 공정한 경쟁 룰마저 권력자들에게는 무제한 자금 창출과 경쟁자 견제를 위한 편리한 도구로 활용됩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선의의 제도조차 부유층의 정보력과 자본 앞에서는 특권을 유지하는 해킹 수단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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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7조 원짜리 빅딜 : AI 시대의 인프라를 지배하는 자
미국 최대 전력 회사 넥스테라 에너지가 도미니언 에너지를 약 97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버지니아주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AI 산업이 굴뚝 산업과 같은 물리적 병목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전력망 연결 대기줄인 '인터커넥션 큐'를 돈으로 사버림으로써, 인프라 길목을 장악하는 자가 AI 시대의 승자가 됨을 보여줍니다.
조PD🙎🏻♂️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어, 오늘 주요 외신들을 보니까요 참 세상의 룰을 자기 입맛대로 바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더라고요.
👩🏻💼오PD
네, 맞습니다. 룰이라는 게 참 고무줄 같죠.
조PD🙎🏻♂️
그러니까요. 하버드 가려고 1450만원짜리 장염 진단서를 끊는 고등학생 학부모부터, 수십조원 세금을 의회 몰래 끌어다 쓰는 권력자들까지. 스케일은 다른데 방식은 아주 소름돋게 똑같습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바로 본론으로 직행하시죠. 첫 번째 이슈 뭡니까?
👩🏻💼오PD
네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경제의 제일 밑바탕, 바로 인프라 시장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요즘 AI 혁명 이러면 당연히, 어, 챗GPT 같은 화려한 소프트웨어나 엔비디아 반도체부터 떠올리시잖아요?
조PD🙎🏻♂️
아 당연하죠. 저도 매일 그쪽 기술 동향 챙겨보고 있거든요.
👩🏻💼오PD
그런데 정작 지금 미국 자본시장에서 막 가장 거대한 돈이 쏠리고 있는 곳은 아주 구시대적인 유물 같았던 물리적 인프라, 즉 발전소입니다.
조PD🙎🏻♂️
잠깐만요? 발전소요? 아니 아무리 AI가 전기를 많이 먹는다고 해도 발전소를 통째로 사고파는 건 스케일이 좀 다르지 않나요?
👩🏻💼오PD
네 그래서 아주 거대한 빅딜이 방금 터졌습니다. 미국 최대 전력 생산 기업이죠, 플로리다의 넥스테라 에너지가 버지니아의 도미니언 에너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조PD🙎🏻♂️
어, 인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오PD
무려 67억 달러입니다.
조PD🙎🏻♂️
67억 달러요?
👩🏻💼오PD
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7조 1500억 원이죠.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 다 합쳐도 손에 꼽히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조PD🙎🏻♂️
와 97조 원이요? 아니 버지니아가 미국 동부 요충지인 건 알겠는데 전력회사 하나에 97조 원을 태우는 건 상식적으로 계산이 안 맞잖아요. 빅테크 기업들이 전기 필요하면 그냥 사서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오PD
사실 그게, 어, 왜 하필 버지니아인가를 보셔야 하는데요. 버지니아주 북부 지역이 이른바 '데이터센터 앨리'라고 불리거든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무려 70%가 지나가는 곳입니다.
조PD🙎🏻♂️
아 그 해저 케이블 막 모여드는 통신 허브 말씀이시군요.
👩🏻💼오PD
맞습니다. 도미니언 에너지가 거기서 이미 45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거든요. 작년 기준으로 이 회사가 버지니아주에서 판매한 전체 전력의 28%가 오직 이 데이터센터들로 들어갔습니다.
조PD🙎🏻♂️
세상에. 주 전체 전력의 거의 3분의 1을 데이터센터가 먹는다고요?
👩🏻💼오PD
네. 일반 가정집이나 공장, 병원 다 합친 거랑 맞먹는 수준인 거죠.
조PD🙎🏻♂️
장난 아니네요.
👩🏻💼오PD
문제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AI 시대에 신규 데이터센터 하나가 24시간 내내 소비하는 전력량이 어느 정돈지 아시나요?
조PD🙎🏻♂️
글쎄요 엄청나게 먹긴 하겠죠.
👩🏻💼오PD
대형 마트인 월마트 1000개가 동시에 쓰는 전력량과 맞먹습니다.
조PD🙎🏻♂️
와 진짜요? 월마트 1000개 분량을 데이터센터 하나가 먹어치운다고요?
👩🏻💼오PD
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미국 전력 수요가 이렇게 수직 상승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조PD🙎🏻♂️
야 우리는 AI가 무슨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첨단 소프트웨어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까 이거 굴뚝에서 연기 뿜어내는 완전 중후장대 산업이었네요. 전기 먹는 하마잖아요.
👩🏻💼오PD
정확한 비유입니다. 완전히 물리적인 굴뚝 산업이 된 거죠.
조PD🙎🏻♂️
그런데도 제 질문은 아직 해결이 안 됐습니다. 전기가 모자라면 어, 태양광 패널을 깔든가 천연가스 발전소를 더 지으면 되잖아요. 굳이 97조 원이나 주고 기존 회사를 통째로 삼킨 이유가 대체 뭡니까?
👩🏻💼오PD
그게 바로 '병목 현상' 때문입니다. 지금 AI 기업들 가장 큰 고민이 최신 칩 구하는 게 아니거든요. 진짜 병목은 전력망 연결에 있습니다.
조PD🙎🏻♂️
전력망 연결이요? 플러그 꽂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오PD
네 미국에서 새 발전소나 데이터센터 짓고 전력망에 플러그 한번 꽂으려면 그 환경평가부터 지역 주민 동의까지 평균 4년에서 7년이 걸려요.
미국 전력 시장에서 신규 발전소나 에너지 저장 장치가 기존 전력망에 연결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엄격한 대기 시스템입니다. 최근 데이터센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인해 이 대기열이 마비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AI 산업 확장의 가장 큰 물리적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조PD🙎🏻♂️
아 대기줄이 그렇게 길어요?
👩🏻💼오PD
맞아요. 이 대기줄을 '인터커넥션 큐'라고 부르는데 지금 이 줄이 끝도 없이 길어져서 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조PD🙎🏻♂️
아하 그러니까 넥스트에라는 단순히 전기 파는 회사를 산 게 아니라, 이미 송전탑이랑 전력망이라는 통행권을 쥐고 있는 독점 권력을 돈으로 사버린 거군요.
👩🏻💼오PD
바로 그겁니다. 남들 7년 동안 밖에서 서류 들고 줄 서 있을 때 그냥 97조 원 내고 아예 그 대기줄의 주인이 되어버린 거죠.
조PD🙎🏻♂️
야 자본주의의 맛이네요.
👩🏻💼오PD
이번 인수로 단숨에 130기가와트 규모의 잠재 고객을 확보했거든요. 뉴욕주 전체 발전 용량의 3배가 넘는 권력입니다.
조PD🙎🏻♂️
결국 AI 붐의 최후 승자는 칩 파는 곳이 아니라 산소호흡기 쥐고 있는 전력망 회사가 될 거라는 거네요. 이거 아주 흥미롭습니다.
👩🏻💼오PD
네 인프라의 룰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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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머스크 vs 올트먼 : 억만장자들의 앙심 소송전
비영리단체의 타락을 명분 삼아 소송을 제기한 일론 머스크의 주장이 만장일치로 기각되었습니다.
증거 개시 과정에서 머스크 본인이 과거 새 영리 벤처 지분의 90%를 요구했던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오픈AI는 소송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176조 원 가치로 역사적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조PD🙎🏻♂️
그렇다면 물리적인 룰 말고 이 거대한 AI 권력 자체를 두고 싸우는 소송전 이야기도 한번 해보죠. 아주 허무한 결말이 났더라고요.
👩🏻💼오PD
네 일론 머스크와 오픈AI의 샘 올트먼 소송전 말씀이시죠? 시청자들께서도 이 둘의 앙숙 관계는 잘 아실 텐데요. 최근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머스크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조PD🙎🏻♂️
아 만장일치 기각이요? 머스크가 막 X에다가 엄청 억울해하면서 어 내가 돈 대서 만든 착한 비영리 재단을 올트먼이 훔쳐갔다 이렇게 주장하지 않았나요?
👩🏻💼오PD
네 명분은 아주 거창했죠. 자선단체로 훔쳐가서 영리기업으로 타락시켰다는 거였는데, 표면적인 기각 사유는 공소시효 만료입니다.
조PD🙎🏻♂️
공소시효 만료면 너무 늦게 소송을 걸었다는 건데 내용적으로는 억울한 게 맞았나요?
👩🏻💼오PD
사실 그 이면을 보면 상황이 아주 재밌습니다. 미국 민사소송에서는 '증거 개시'라고 해서 서로 증거를 교환해야 하잖아요.
조PD🙎🏻♂️
그렇죠 다 까봐야죠.
👩🏻💼오PD
네 이 과정에서 오픈AI 변호인단이 머스크가 2017년부터 경영진하고 주고받은 이메일이랑 문자를 법정에 싹 다 공개해버렸습니다.
조PD🙎🏻♂️
아 이메일을 깠어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겠네요. 내용이 어땠습니까?
👩🏻💼오PD
대외적인 명분하고는 완전 다릅니다. 머스크는 이미 2017년부터 영리 전환 계획을 아주 상세히 알고 있었고요. 심지어 본인이 그 새로운 영리 벤처의 지분 90%를 요구했습니다.
조PD🙎🏻♂️
네? 지분 90%요? 네 사실상 회사를 자기 완전한 통제 아래 두려고 딜을 치고 있었던 거네요.
"정의의 사도처럼 분노하더니, 결국엔 지분 다 내놓으라는 억지였습니다."
👩🏻💼오PD
아니 잠깐만요. 밖에서는 막 인류를 구원할 단체가 타락했다고 정의의 사도처럼 분노하더니 알고 보니까 속으로는 내 밑으로 들어와서 지분 다 내놔라 이러고 있었던 겁니까? 바로 그겁니다. 와 이거 완전 대학교 조별 과제 할 때 자기가 조장 겸 발표자 다 하겠다고 우기다가 안 시켜주니까 앙심 품고 교수님한테 가서 얘네 부정행위 해요 하고 밥상 엎어버린 거랑 똑같잖아요.
조PD🙎🏻♂️
아 그 비유가 딱 맞네요. 오픈AI가 당연히 그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고 머스크는 삐쳐서 나가가지고 자기만의 회사인 xAI를 차린 거죠.
👩🏻💼오PD
자 배심원단도 어이가 없었겠네요.
조PD🙎🏻♂️
그러니까요 챗GPT로 대박 나니까 이제 와서 뒤늦게 딴지 건다고 본 겁니다. 게다가 독점금지법 위반 주장도 판사가 딱 잘라버렸어요. 독점금지법은 시장 경쟁을 보호하는 거지, 징징대는 특정 경쟁자를 보호하는 룰이 아니라고 일축했죠.
👩🏻💼오PD
판사님이 아주 뼈를 제대로 때리셨네요. 그럼 이제 AI 시장 판도는 어떻게 됩니까? 오픈AI는 족쇄 풀린 건데.
조PD🙎🏻♂️
네 엄청난 날개를 달았죠. 불확실성 끊어내자마자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인 1220억 달러 한 176조원 가치로 자금 조달 끝냈습니다.
👩🏻💼오PD
와 176조 원이요. 바로 상장으로 직행하겠네요.
조PD🙎🏻♂️
맞습니다. 본격적인 IPO 추진 중이고요, 발등에 불 떨어진 머스크도 자기 우주 기업 스페이스X랑 xAI 합병해서 서둘러서 IPO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PD
결국 룰을 꼬아서 발목 잡으려던 꼼수는 실패하고 수백조 원 오가는 자본 시장 한복판에서 찐으로 진검승부하게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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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조 6천억 원의 셀프 합의 : 권력의 합법적 우회로
국가 권력의 정점에서 시스템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약 2조 6천억 원 규모의 셀프 합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의회 예산 심의를 거치지 않고 정부가 패소 시 자동으로 돈을 내어주는 '판결 기금'을 우회로로 활용했습니다.
제도의 빈틈을 파고들어 견제와 균형을 무력화시키고, 권력을 위한 전례 없는 자금을 창조해 낸 묘수입니다.
조PD🙎🏻♂️
네 링이 완전히 바뀌었죠.
👩🏻💼오PD
그런데요 머스크처럼 이렇게 소송이라는 합법적 룰 안에서 꼼수 부리는 건 사실 애교 수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PD🙎🏻♂️
아 다음 주제 말씀이시군요. 네 권력의 정점에 있는 분들은 아예 합의라는 이름으로 시스템 전체를 자기 지갑처럼 쓰더라고요. 이번 사건도 철저히 객관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한번 해부해 주시죠.
👩🏻💼오PD
네 국가 권력과 천문학적인 돈이 만났을 때 시스템 헛점이 어떻게 뚫리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가 아주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거든요.
조PD🙎🏻♂️
어떤 결정입니까?
👩🏻💼오PD
과거 트럼프 본인의 세금 기록이 언론에 유출된 적 있잖아요. 그 사건으로 트럼프가 개인 자격으로 전임 정부 국세청을 고소했었는데 그 소송을 행정부가 취하하기로 한 겁니다.
조PD🙎🏻♂️
어 잠깐 구조가 꼬이는데요. 트럼프 개인이 국가 기관을 상대로 낸 소송인데, 이제 트럼프가 수장으로 있는 행정부가 그 소송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둘이 악수를 한 건가요?
👩🏻💼오PD
네 그렇습니다.
조PD🙎🏻♂️
뭐 소송 취하했으면 국가 입장에선 배상금 안 물어줘도 되니까 돈 굳은 거 아닌가요? 좋은 일 같은데?
👩🏻💼오PD
그냥 취하한 게 아닙니다. 소송 끝내는 조건으로 무려 1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6천억 원 규모의 이른바 무기화 반대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를 봤어요.
조PD🙎🏻♂️
2조 6천억 원이요? 아니 합의금으로 2조 원을 준다고요? 네 심지어 이 금액이 미국 독립기념일 연도인 1776년을 상징한다고 정확히 1776만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오PD
상징성 맞춘다고 1776만 달러도 아니고 2조 원이 넘는 돈을 그냥 뚝딱 만들어냈다고요? 아니 의회에서 민주당이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을 텐데 예산 통과가 됩니까 저게?
조PD🙎🏻♂️
바로 그 지점이 시스템의 구조적 우회로입니다. 이 천문학적인 돈은 의회 예산 심의를 아예 안 거칩니다.
👩🏻💼오PD
네? 의회를 안 거쳐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 EDITOR'S INSIGHT : 연방정부 판결 기금 (Judgment Fund)
1956년에 설립된 이 기금은 미국 연방정부가 소송에서 패소하거나 합의할 때마다 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제한 특별 계좌'입니다. 원래는 시민의 불편을 줄이려는 선의의 제도였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권력자의 의회 통제를 우회하는 '비밀 금고'로 악용되었습니다.
조PD🙎🏻♂️
미국 연방정부의 '판결 기금'이라는 특별한 지갑이 있거든요. 거기서 돈이 나오는 겁니다.
👩🏻💼오PD
판결 기금이요? 그게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입니까?
조PD🙎🏻♂️
1956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옛날에는 막 우체국 바닥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시민이 국가한테 배상금 받으려면 그때마다 의회가 법안 통과시켜서 돈을 줘야 했어요.
👩🏻💼오PD
아 너무 번거롭고 오래 걸리겠네요.
조PD🙎🏻♂️
그렇죠 그래서 어 국가가 소송 져서 배상금 줄 때는 의회 승인 없이 알아서 돈 빼쓰라고 아예 영구적이고 무제한적인 기금을 하나 파준 겁니다.
👩🏻💼오PD
와 그러니까 이번 합의금은 그 제도를 이용해서 의회 예산 통제권을 완벽하게 패스해버린 거군요.
조PD🙎🏻♂️
맞습니다 합법적으로 우회한 거죠.
👩🏻💼오PD
이거 시청자들께서도 머릿속으로 한번 그려보시면 기가 막힐 겁니다. 내가 국가를 고소했는데 내 부하 직원이 국가 대표로 법정에 나와서 나랑 마주 앉아요. 그러더니 음 국가가 잘못했네요 2조 6000억 원의 합의 보시죠 하고 도장을 딱 찍습니다.
조PD🙎🏻♂️
네 그 그림이죠.
👩🏻💼오PD
그러고 나면 의회 통제도 안 받는 국가 비밀 금고에서 돈이 쓱 빠져나와서 기금이 된다. 이거 완전 진정한 창조 경제 아닙니까?
조PD🙎🏻♂️
법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원래 사법 시스템에서 합의라는 건 원고랑 피고가 서로 적대적으로 싸우면서 견제하는 걸 전제로 하잖아요.
👩🏻💼오PD
그렇죠 내 돈 안 뺏기려고 싸워야죠.
조PD🙎🏻♂️
근데 소송 제기한 사람과 방어해야 할 국가 수장이 사실상 같은 편이면 이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완벽하게 무력화되는 겁니다.
👩🏻💼오PD
게다가 그 2조 6천억 원이라는 돈 대체 누구한테 주는 겁니까? 개인 세금 유출 퉁친 거 치고는 스케일이 너무 큰데요.
조PD🙎🏻♂️
명목은 연방 사법 시스템에 의해 불법적으로 무기화돼서 피해 입은 사람들에게 보상한다는 건데요. 지급 기준이 굉장히 느슨합니다.
👩🏻💼오PD
그럼 아무나 받을 수 있다는 건가요?
조PD🙎🏻♂️
현재로서는 1월 6일 의사당 폭동 연루자나 측근들이 수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기금을 관리할 5명의 위원회를 누가 임명하냐면 트럼프의 전 형사방어 변호사였던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이 임명합니다.
👩🏻💼오PD
아 심사위원까지 자기 식구로 꽉꽉 채워놨군요. 민주당에서 전례 없는 비자금이라고 난리 칠 만하네요.
조PD🙎🏻♂️
네 합법적인 제도의 선의가 권력과 만났을 때 어떻게 남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주 건조하고 완벽한 구조적 허점의 사례입니다. 1956년에 그 우체국 낙상 사고 빨리 처리해주려고 만들어둔 편의 제도가 70년 뒤에 2조 원짜리 하이패스로 둔갑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오PD
아무도 상상 못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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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450만 원짜리 장염 진단서 : 대입 시스템을 해킹한 학부모들
부유층 학부모들이 1450만 원가량을 들여 자녀의 허위 질환 진단서를 발급받아 대입 시험(SAT/ACT) 혜택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장염 진단서를 제출하면 '무제한 화장실 휴식'을 얻어 시험 시계를 멈출 수 있습니다.
시험 주관사는 미국 장애인법(ADA) 위반 소송과 의료 기록 보호의 장벽 때문에 명백한 꼼수도 기각하지 못합니다.
조PD🙎🏻♂️
그런데요 이렇게 제도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게 꼭 뭐 수십조 원 굴리는 억만장자나 최고 권력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오PD
네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한 교육 대학 입시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PD🙎🏻♂️
아 미국의 부유층 학부모들 꼼수 이야기군요. 이것도 기가 막히던데.
👩🏻💼오PD
네 평범함을 가장한 자본과 정보력이 어떻게 합법적으로 입시 시스템을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소식입니다. 미국 고등학생들이 대학 갈 때 치르는 SAT나 ACT 시험 있잖아요.
조PD🙎🏻♂️
네 미국 수능이죠.
👩🏻💼오PD
여기서 이른바 '추가 시간'을 얻어내기 위한 학부모들의 꼼수가 지금 극에 달했습니다.
조PD🙎🏻♂️
아니 추가 시간이요? 시험 시간 늘려주는 건 원래 막 장애가 있거나 학습에 어려움 있는 학생들 배려해 주는 제도 아닙니까?
👩🏻💼오PD
맞습니다. 본래 미국의 504 플랜이라는 제도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발하는 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려고 만든 선의의 제도거든요.
조PD🙎🏻♂️
당연히 있어야 하는 제도죠.
👩🏻💼오PD
그런데 통계를 보면 좀 기형적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SAT 추가 시간 받는 학생 비율이 전체의 2% 수준이었어요.
조PD🙎🏻♂️
네 그 정도가 일반적이겠죠.
👩🏻💼오PD
그런데 작년에 이게 무려 6.7%로 세 배 넘게 폭등했고요, ACT는 7%까지 뛰었습니다.
조PD🙎🏻♂️
더 재밌는 건 이 증가세가 미국의 아주 부유한 지역 명문 고등학교들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다는 겁니다. 아니 10년 만에 갑자기 미국 부자 동네 아이들한테만 집단으로 무슨 인지 장애가 생겼을 리는 없잖아요. 결국 학부모들이 돈으로 장애 진단을 쇼핑하고 있다는 거네요.
👩🏻💼오PD
정확합니다. 아주 조직적이에요. 보통 신경 심리학자한테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50만 원 정도를 줍니다.
조PD🙎🏻♂️
와 1450만 원이요?
👩🏻💼오PD
네 그렇게 지불하고 주의력 결핍이나 시험 불안증 같은 진단서를 받아내는 거죠. 그런데 최근에는 더 기상천외한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조PD🙎🏻♂️
더 심한 게 있어요?
👩🏻💼오PD
일부 학부모들이 아예 소화기내과 의사를 찾아갑니다. 가서 자녀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이 있다는 진단서를 끊어와요.
조PD🙎🏻♂️
아니 잠깐만요 입시 시험 치는데 장염 진단서가 왜 필요합니까? 배 아파서 화장실 다녀오면 그동안 시험 시간은 계속 깎일 텐데요.
👩🏻💼오PD
그게 바로 이 제도의 맹점입니다. 이런 소화기 질환 진단서를 제출하면 주관사로부터 '무제한 화장실 휴식 권한'을 받게 되거든요.
조PD🙎🏻♂️
네? 무제한 휴식이요?
👩🏻💼오PD
핵심은 이 화장실에 가 있는 동안 시험 시계가 멈춘다는 겁니다.
조PD🙎🏻♂️
아 시계가 멈춰요? 네 어려운 수학 문제 풀다가 막히면 그냥 배 아프다고 손들고 화장실 가는 거예요. 거기 앉아서 마음껏 공식 떠올리고 머리 식히고 돌아와도 시간은 1초도 안 줄어들어 있는 거죠. 와 이거 진짜 악질이네요. 사실상 무제한의 시험 시간을 돈 주고 산 거나 다름없잖아요.
👩🏻💼오PD
맞습니다 완전한 꼼수죠.
🔍 EDITOR'S INSIGHT : 미국 장애인법(ADA)의 역설
본래 사회적 약자의 교육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한 선의의 연방법입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보호 조항 때문에 시험 주관사가 진단서의 진위(의료 기록)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부유층 학부모들이 로펌을 대동하고 거액의 소송을 무기로 주관사의 입을 틀어막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PD🙎🏻♂️
근데 시험 주관사인 칼리지 보드는 뭐 합니까? 누가 봐도 부자 동네에서 단체로 장염 진단서 들고 오면 아 이거 꼼수다 기각해버리면 되잖아요. 왜 가짜 환자들을 다 통과시켜 주는 거죠?
👩🏻💼오PD
그들이 바보라서가 아닙니다. 강력한 법적 함정에 빠져 있거든요. 미국에는 미국 장애인법 ADA라는 아주 무서운 연방법이 있습니다.
조PD🙎🏻♂️
아 장애인 차별 금지법 같은 거군요.
👩🏻💼오PD
네 만약에 시험 주관사가 진단서 의심해서 시간 연장 거절했다? 그럼 학부모가 유명 로펌 고용해서 '내 아이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겁니다.
조PD🙎🏻♂️
아 소송 들어가면 주관사가 불리합니까?
👩🏻💼오PD
주관사 입장에서는 학생의 그 장질환이 가짜라는 걸 의학적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프라이버시법 때문에 의료 기록 함부로 못 까보거든요. 사실상 입증이 불가능하죠.
조PD🙎🏻♂️
천문학적인 소송 비용 물어주고 여론의 뭇매까지 맞느니 그냥 눈 딱 감고 승인 도장 찍어주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는 거네요.
👩🏻💼오PD
맞습니다 조직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구조가 된 거죠.
조PD🙎🏻♂️
그러니까 머스크가 독점 금지법 무기로 쓰듯이, 부유층 학부모들은 그 장애인 보호법을 무기로 시험 주관사 입을 틀어막고 있는 거네요. 아 진짜 기가 막힙니다. 돈과 정보력 있는 사람들이 선의의 방패를 VIP 프리패스로 개조해버렸어요. 아이가 아주 건강하고 평범한데도 1450만 원 쥐어주고 기어이 병명을 만들어내는 그 부모들의 욕망이 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오PD
네 이 사태 보면서 현지의 한 심리학자가 이런 뼈아픈 일침을 남겼더라고요. "주어진 시간 안에 시험을 끝내지 못하는 건 장애가 아니다."
조PD🙎🏻♂️
아 뼈 때리네요 진짜. 네 원래 기울어진 운동장 평평하게 만들려고 고안된 제도가 자본의 해킹을 당하니까 오히려 부자들 쪽으로 운동장을 더 가파르게 기울이는 무기가 돼버린 거죠. 씁쓸한 단면입니다.
👩🏻💼오PD
네 오늘 저희가 다룬 이야기들 어떠셨습니까? 전기를 블랙홀처럼 삼키면서 인프라 길목을 장악하려는 그 AI 기업의 베팅부터 앙숙 무너뜨리려고 이메일 까발리는 억만장자, 또 1956년 제도를 부활시켜서 2조 6천억 원 세금을 우회한 권력의 묘수, 마지막으로 1450만 원짜리 장염 진단서로 대입 시스템 해킹한 학부모들까지. 네 스케일만 다를 뿐 다들 본질은 똑같죠. 맞습니다.
조PD🙎🏻♂️
우리는 종종 법과 제도가 아주 견고한 장벽이라고 믿잖아요. 하지만 오늘 살펴본 바에 따르면 룰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지만, 사용 설명서를 읽을 줄 아는 자본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욕망을 실행시켜 주는 아주 편리한 도구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견고해 보이는 이 세상의 룰들이 지금 누구의 입맛에 맞게 재편되고 있는지, 시청자들께서도 그 숨겨진 매뉴얼의 행간을 한번 날카롭게 읽어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준비한 조PD의 글로벌 경제는 여기까지입니다.
EDITOR'S CLOSING NOTE
공정과 상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막강한 자본과 정보력 앞에서는 특권을 비호하는 합법적인 우회로로 변질되고 맙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이 숨막히는 '자본주의 룰 해킹'의 시대, 우리는 표면적인 합법성 너머의 진정한 정의를 날카롭게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조PD의 경제뉴스는 복잡한 경제의 이면을 꿰뚫는 통찰과 함께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팩트 체크를 돕기 위해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