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게임기 관세폭탄', 닌텐도 스위치2가 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닌텐도의 신작 게임기 '스위치2'를 직격했습니다. 닌텐도가 8년 만에 내놓은 차세대 게임기가 출시 전부터 관세라는 암초에 걸려 넘어질 위기에 처했는데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게임 시장과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닌텐도, 스위치2로 매출은 폭증하지만 이익은 '찔끔'

일본 경제 매체 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닌텐도는 2026년 3월기 연결순이익이 전기 대비 8% 증가한 3000억 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6월 5일 출시 예정인 '닌텐도 스위치2' 효과로 매출은 무려 63%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익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 전망이죠2.

왜 이런 불균형이 발생하는 걸까요? 바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주범입니다. 닌텐도의 후루카와 슌타로 사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이익 기준으로 수백억 엔의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2.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일본의 게임 거인을 흔들고 있는 셈이죠.

145%의 살인적 관세, 스위치2 가격 폭등 우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무려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46%, 캄보디아에는 49%의 관세를 적용할 계획입니다34. 닌텐도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일부 옮겼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어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스위치2의 가격은 449.99달러(약 6만 5700원)로 책정되어 있지만,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최대 630달러(약 9만 2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13. 일본 내 가격인 4만 9980엔(약 49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죠. 미국 소비자들이 과연 이런 가격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닌텐도의 '관세 회피 작전'

닌텐도도 물론 손 놓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닌텐도는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에 100만대 이상의 스위치2를 미리 비축해두었다고 합니다511. 2025년 1월부터 베트남에서 생산된 스위치2를 미국으로 대거 수출했는데, 1월에는 38만 3000대, 2월에는 70만대 이상을 미국으로 들여놓았죠5.

한편 트럼프는 최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59. 닌텐도에게는 숨 돌릴 틈이 생긴 셈이지만, 이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합니다.

한국 게임업계에도 비상등 켜졌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게임업계에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스컬'과 '산나비' 등 한국 게임들이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올렸습니다6. 넥슨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북미 콘솔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데, 이런 상황에서 콘솔 기기 가격이 오르면 신규 유저 유입이 줄어들어 게임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당장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길어지면 새로운 콘솔 기기 교체 시기가 늦춰지면서 시장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6.

한일 게임산업 비교: 보호막이 없는 한국

일본과 한국의 게임 산업을 비교해 볼 때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플랫폼의 유무'입니다. 일본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의 스위치라는 강력한 자국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일정 부분 관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콘솔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아 외국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한국 게임사들은 글로벌 무역 갈등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넥슨, 네오위즈 같은 한국 기업들이 콘솔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플랫폼 자체가 흔들리면 그 타격은 고스란히 한국 기업들에게 전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결론: 게임산업에 드리운 무역 전쟁의 그림자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단순한 무역 정책을 넘어 글로벌 게임 산업 전체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도 "관세 부과는 게임 콘솔 제조업체와 개발자, 유통사뿐만 아니라 유저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6.

한국 게이머와 게임 기업들도 이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이 콘솔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변화는 성장 동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한국 게임 산업이 플랫폼 종속성에서 벗어나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게임을 즐기는 동안, 그 뒤에서는 국가 간 치열한 무역 게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지갑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결국 무역 전쟁의 최종 피해자는 소비자라는 점, 잊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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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자표시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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