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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

일본 주택시장 '투자재화'로 변신 중, 한국과 닮은꼴 위험신호

by fastcho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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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시장 '투자재화'로 변신 중, 한국과 닮은꼴 위험신호

일본 닛케이신문 경제교실에서 최근 화제가 된 '부동산시장의 실상'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히토쓰바시 대학 시미즈 치히로 교수가 분석한 일본 주택시장의 현실이 한국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어서입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거품 붕괴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시장을 달구고 있다는 내용은 한국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주택이 '살기 위한 공간'에서 '투자를 위한 상품'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주택시장, 지방까지 달아오르다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2025년 1월 1일 시점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7% 상승했는데, 이는 버블 붕괴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입니다13. 주택지는 삼대 도시권에서 평균 3.3%, 지방권에서도 1.0% 상승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도쿄도 구부에서는 일반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나타내는 '민영임대료'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입니다4.

이런 현상이 단순한 일시적 상승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도쿄 23구는 모두 지가가 상승했으며11, 특히 재개발이 진행 중인 시부야구의 경우 32.7%라는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8. 일본에서는 그동안 '오르지 않는 가격'의 상징이었던 임대료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주택의 투자재화 현상과 외국인 매수 열풍

시미즈 교수는 주택의 이중적 성격을 강조합니다. 주택은 장기간 사용되는 '내구소비재'이지만, 동시에 주식이나 채권처럼 미래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투자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최근 이 '투자재'로서의 성격이 너무 강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도쿄 중심부의 맨션 가격 상승은 충격적입니다. 국토교통성의 부동산가격지수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100)으로 했을 때 2025년 1월 시점에서 단독주택 가격은 116인데 반해, 맨션 가격은 무려 210까지 치솟았습니다6.

더욱 눈여겨봐야 할 점은 외국자본의 유입입니다. 도쿄 중심부 신축 맨션 구매자 중 20~40%가 외국인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9. 심지어 일부 맨션은 외국인 소유율이 50%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5. 중앙구 월도쿄만 지역의 타워맨션에서는 외국인 소유권 이전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5.

투자재화가 낳는 세 가지 폐해

시미즈 교수는 주택의 투자재화 현상이 가져오는 세 가지 주요 폐해를 지적합니다.

첫째, 비거주자에 의한 투자용 맨션의 과도한 증가는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을 위협합니다. '살지 않는 주민'의 증가는 거리의 활력과 커뮤니티 붕괴로 이어집니다.

둘째, 주택투자에 자금을 집중시킨 가계는 다른 소비를 억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경제 전체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건설자재나 인력이 주택시장에 집중되면서 다른 산업에 대한 투자가 저해됩니다. 이는 1990년대 부동산 버블에서도 경험된 현상으로, 일본의 장기적인 경제 침체의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 주택시장, 일본과 닮은꼴인가?

한국의 주택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6월을 100으로 했을 때 2025년 3월 기준 한국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96.2로18,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2.

특히 도쿄의 경험은 서울에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도쿄에서는 과거 15년간 주택 구매자의 국적이 17개국에서 30개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부동산이 국제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서울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강남과 같은 핵심 지역은 투자 대상으로서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인구 구조와 도시 확장 측면에서도 유사점이 있습니다. 서울도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도심 지역의 인구 밀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급보다 높은 수요를 자극하여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2.

경계해야 할 미래, 그리고 대응책은?

일본에서는 이미 유럽처럼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흐름을 주시해야 합니다. 주택은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라는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시미즈 교수가 지적한 "주택을 산업으로서 보면 신상품을 개발하고 국제적인 투자를 유치한 점에서는 평가받아야 한다"는 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상품으로서의 주택 개발이 완전히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비용과 혜택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도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투자 이익보다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과 커뮤니티 형성을 우선해야 합니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미래의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한다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부동산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본질에서 너무 멀어지면 그 대가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투자 가치만 좇다 보면 거품이 생기고, 결국 그 거품은 언젠가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버블 붕괴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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