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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가 엔화의 실패에서 배워 그리는 '돈의 실크로드' - 디지털화폐 패권 전쟁의 서막

by fastcho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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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가 엔화의 실패에서 배워 그리는 '돈의 실크로드' - 디지털화폐 패권 전쟁의 서막

중국이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금융 패권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경제신문(닛케이)의 흥미로운 기사를 보면 중국이 과거 일본이 실패했던 '통화 국제화'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얼마나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는지 잘 드러납니다.

실크로드를 따라 흐르는 위안화의 야망

4월 중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는 중요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훈 마넷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년 반 만에 마주했는데요. 두 사람이 확인한 것은 바로 캄보디아에서의 위안화 결제 확대였습니다. 캄보디아 은행들이 중국 독자적 국제은행간결제시스템 'CIPS'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죠.

"미국 주도의 SWIFT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선택지가 필요합니다." 캄보디아 국립은행(중앙은행)의 치아 세레이 총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이 2015년에 출범한 CIPS에 참여하는 은행은 현재 아시아를 중심으로 무려 1667개에 달합니다. 지난 3년 동안 30%나 증가했죠. SWIFT 통계에 따르면 결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세계 점유율은 4%로, 달러와 유로, 영국 파운드에 이어 일본 엔화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습니다. 무역 결제만 보면 7%로 달러(81%)와 격차는 크지만 세계 2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실크로드, 돈의 길을 열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광역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带一路)'의 중요한 축으로 '디지털 실크로드'를 내세우며, 자국에서 만들어진 결제 시스템을 국경 너머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微信支付)'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는 이미 40개국·지역을 넘었습니다. 4월 15일에는 카자흐스탄의 대형 은행인 카자흐스탄 국민은행도 이를 도입했죠.

"중국인 관광객에게 친숙한 지불 방식을 제공하고, 결제를 간소화합니다." 이제 결제 표준에서도 서서히 중국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엔화 국제화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전후 일본과 21세기 중국은 패권국 미국에 도전하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라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하지만 통화 전략에서 중국은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계에서 버블 붕괴와 함께 일본 경제의 '실패'로 연구되는 것이 바로 1980~90년대의 엔화 국제화입니다. 푸단대학의 쑨리젠 교수는 "엔화 국제화는 주로 정부개발원조(ODA)를 통해 시도했지만, 국가의 대외 원조만으로는 불충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0세기의 일본은 정부가 엔화의 국제화를 주창했지만, 기업들은 무역 결제 등에서 계속 달러에 의존했습니다. 이것이 엔화 국제화의 '실패 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사람과 물자의 흐름을 창출하는 일대일로와 위안화를 운반하는 디지털 실크로드를 패키지로 추진하며, 중국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안보와 통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기까지도 없이, 안보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일본이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대립할 때 미국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던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그 이후 엔화 국제화의 정체는 안보를 포함한 미일 특수 관계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당시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는 1달러=238엔에서 불과 2년 만에 144엔으로 급등했고, 이는 일본 수출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가 미국 채권이나 미국 자산 보유액을 줄이라고 민간 은행에 지시했다"는 소문이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145%로 인상한 직후 홍콩의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돌았습니다.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중국이 힘을 과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여기에 과거 미일 관계와 현재의 미중 관계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 입장에서 이 기사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우리도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무역결제의 대부분은 달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통화 패권에 도전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지금, 한국은 어떤 통화 전략을 취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또한 한국도 일본처럼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가 한반도를 지나갈 때,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플라자 합의 4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기축 없는 세계'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달러 패권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위안화라는 새로운 도전자가 디지털이라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면서도 통화 주권을 강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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