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2025년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주요 외신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계 경제의 민낯을 파헤치느라 분주한데요. 오늘 저희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던진 세 가지 묵직한 화두를 통해 2026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를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미국 소비자들의 기묘한 이중성. 지갑은 활짝 열면서도 마음은 왜 꽁꽁 닫고 있는지,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봅니다. 둘째, 할리우드 배우부터 당신의 책상까지 위협하는 AI 쓰나미. 과연 우리는 이 거대한 파도에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휩쓸려갈 것인가. 마지막으로, 스트리밍의 제왕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라는 거대한 공룡을 삼키려는 빅딜. 이 세기의 M&A가 콘텐츠 지형도를 어떻게 바꾸고, 트럼프 대통령은 왜 벌써부터 몽니를 부리는지 심층 분석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뉴스는 단순히 따로 노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소비, 기술, 미디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변화의 전주곡이죠.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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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번째 토픽: 미국 소비자, 지갑은 열지만 마음은 닫았다?
글로벌 경제에서 '소비자 심리'는 단순한 설문조사 수치가 아닙니다. 종종 경기 침체의 도래를 알리는 가장 민감한 경고등, 핵심 바로미터 역할을 하죠. 그런데 지금 미국 소비자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경제 전문가들을 단체로 '멘붕'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심리는 최악인데 소비는 계속되는 이 기이한 모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상황을 한마디로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메뉴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계속 불평하면서도, 결국 가장 비싼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하는 사람." 이게 바로 지금 미국 소비자의 모습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American Consumers Sour On the Economy’s Trajectory" 기사에 따르면, 미시간 대학 소비자심리지수가 그야말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연초만 해도 70을 넘나들던 수치가 12월에는 53 부근까지 급락했죠. 이 수치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6월의 역대 최저치(50)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신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통계 뒤에는, 뉴저지의 호텔 객실 관리사인 루아나 몰리 씨 같은 사람들의 진짜 얼굴이 있습니다. 치솟는 월세와 공과금, 줄어든 초과 근무 기회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심정을 "기진맥진하고 지쳤다(drained and exhausted)"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그녀와 같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달리, 월마트의 매출은 "견고한 연말 쇼핑 시즌(solid holiday shopping season)"을 보고하고 있는 걸까요?
기사는 이 비관론의 원인으로 으레 등장하는 세 용의자를 지목합니다. 첫째,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고물가(인플레이션). 둘째, 둔화되는 고용 시장(sluggish labor-market hiring)의 온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또다시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불안감이죠. 미시간 대학 소비자 조사 책임자인 조앤 슈(Joanne Hsu)는 이렇게 진단합니다.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People are not feeling confident about the economy)."
이 기묘한 괴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것이 경기 침체 직전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가설입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기 전, 마지막으로 소비를 즐기려는 심리일 수 있죠. 만약 그렇다면, 이 소비 열기가 꺼지는 순간 미국 경제는 급격히 냉각될 수 있고, 이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겁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고소득층은 소비를 이어가지만, 루아나 몰리 씨와 같은 서민들은 필수품 위주로 지출을 줄이는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이죠. 이는 평균의 함정일 수 있으며, 한국 수출 기업들도 타겟 시장을 보다 정교하게 세분화해야 한다는 시그널입니다.
이렇게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와중에, 기술 업계에서는 우리의 지갑이 아니라 일자리 자체를 위협하는, 더 근본적인 불안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 AI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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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번째 토픽: AI 쓰나미 - 할리우드 배우부터 내 직업까지, 대체될 것인가?
AI 혁명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 하나가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산업의 판도, 국가 간의 힘의 균형, 그리고 '노동'이라는 개념 자체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는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다른 누군가에게는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죠.
마치 **"엄청난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힘이 공존했던 인터넷 초창기"**를 다시 보는 듯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 개의 기사를 통해 이 거대한 변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AI의 칼날은 이제 공장 노동자를 넘어 변호사, 금융 분석가 등 전문직, 즉 화이트칼라의 심장부를 겨누고 있습니다. 레딧(Reddit)의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언(Alexis Ohanian)**은 말합니다. "슈퍼스타는 괜찮겠지만, 엑스트라는 더 힘든 시간을 보낼 것(Extras are going to have a harder time, But superstars still do fine.)" 평범한 실무자들의 입지가 위험하다는 경고죠. 미디어 기술 투자자 **샘 엥겔바트(Sam Englebardt)**의 예측은 더욱 섬뜩합니다. 법률, 금융 분야의 애널리스트들을 향해 그는 단언합니다. "그들은 끝났다(They're toast)."
이 위협은 단지 엑셀 시트와 보고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AI는 이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믿었던 창의성의 성역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가상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가 그 증거입니다. 개발자 엘린 반 더 벨덴이 2,000번이 넘는 수정을 거쳐 만들어낸 이 AI 배우는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끔찍하다(horrifying)"고 했고, 배우 에밀리 블런트는 "우린 망했다(we're screwed)"며 경악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벨덴은 AI가 "완전히 새로운 창조적 르네상스(a whole new creative renaissance)"를 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AI는 예술가를 대체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예술의 도구가 될까요?
이 AI 전쟁은 실리콘밸리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이미 국가의 명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었고, 여기서 러시아는 처참하게 뒤처지고 있죠. 스탠포드 대학의 AI 활력도 평가에서 러시아는 36개국 중 28위에 그쳤습니다. 러시아 AI 기업들이 유치한 벤처 투자액은 고작 3,000만 달러. 반면 OpenAI는 60억 달러 이상을 끌어모았습니다. 서방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수입 길이 막히고, 전쟁 이후 핵심 인재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간 '두뇌 유출'이 겹치면서 푸틴의 'AI 대국' 야망은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기술적으로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는 "이웃 국가에 대한 경제적 종속(economic vassalage to its neighbor)"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술 패권이 곧 국가의 미래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모든 분석은 한국 사회에 거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쯤일까요? K-콘텐츠 산업은 가상 배우와 AI 시나리오 작가의 등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방어해야 할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은 과연 5년 뒤에도 AI에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과연 우리는 이 거대한 AI 파도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 모두가 답해야 할 숙제입니다.
AI가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동안, 미디어 업계에서는 한 거인이 다른 거인을 통째로 삼키려는, 그야말로 현실판 '오징어 게임' 같은 M&A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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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 번째 토픽: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시도, 콘텐츠 제국을 향한 거대한 도박과 트럼프의 '몽니'
이번 딜은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닙니다.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보고,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 변동 그 자체입니다. 이 딜의 충격과 규모를 비유하자면, "마치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같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무려 720억 달러(우리 돈 약 100조 8천억 원)에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합의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모기업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CNN 같은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을 분리한 뒤,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Max를 인수하는 조건입니다.
이 인수를 통해 넷플릭스는 '배트맨', '프렌즈', '왕좌의 게임' 등 세대를 아우르는 초강력 IP와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단숨에 손에 넣게 됩니다. 더 이상 단순 스트리밍 기업이 아니라, 극장 개봉까지 책임지는 할리우드의 완전한 메이저 스튜디오로 거듭나려는 야망을 드러낸 것이죠.
하지만 이 거대한 잔치에 가장 큰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그는 이 거래를 두고 명확하게 "문제가 될 수 있다(could be a problem)"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와 규제 당국이 우려하는 핵심은 '독과점'입니다. 만약 이 딜이 성사되면, 넷플릭스와 HBO Max가 합쳐져 미국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장악하게 됩니다. 이는 반독점 규제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길고 정치색 짙은 규제 심사 과정(prolonged, likely highly politicized deal process)"이 예상됩니다.
이 거대 공룡의 탄생 시도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겁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을 제작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던 한국 제작사들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이제 넷플릭스는 대체할 수 있는 자체 IP가 넘쳐납니다. 넷플릭스의 협상력이 지금보다 훨씬 막강해져 우리 제작사들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또한 티빙(TVING), 웨이브(Wavve) 등 국내 OTT 플랫폼들은 그야말로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국 이 딜은 넷플릭스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콘텐츠 제국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규제의 덫에 걸려 거대한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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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클로징
자, 오늘 세 가지 주제를 다시 정리해볼까요?
첫째, 불안과 소비가 공존하는 미국 경제의 역설을 통해 언제 닥칠지 모를 변화의 그림자를 봤습니다. 둘째,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몰고 오는 AI 쓰나미가 우리의 일과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고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제국의 탄생을 건 넷플릭스의 거대한 도박이 콘텐츠 산업 전체를 어떻게 뒤흔들지 전망해봤습니다.
오늘 살펴본 것처럼, 세계 경제는 소비자의 불안한 심리, AI라는 거대한 변수, 그리고 미디어 공룡의 탄생이라는 격변을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누가 미래의 주도권을 쥘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상상도 못할 뉴스가 우리를 기다릴지, '조PD의 글로벌 경제'가 꽉 잡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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