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글로벌 경제] AI의 반란? 착했던 자율주행차의 배신과 트럼프의 자동차 산업 구하기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오늘도 흥미로운 소식 세 가지를 들고 왔습니다. 첫 번째는, 그렇게 얌전하고 착하기만 하던 AI 자율주행차가 갑자기 운전대를 잡더니 터프가이로 돌변한 이야기입니다. AI의 사춘기일까요? 두 번째는, 현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회사들에게 아주 커다란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바로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풀어준 건데요. 과연 이게 우리 지갑에도 선물일지는 한번 따져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살인적인 물가 폭등 속에서 기묘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이야기입니다. 나라 밖에는 미 해군 함대가 떠 있는데, 사람들 눈에는 마트의 크리스마스트리 가격표가 더 무섭다고 하네요.
자, 그럼 첫 번째 소식부터 바로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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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제: AI의 배신? 운전대 잡으니 터프해진 웨이모 (Waymo)
인공지능, 인간 세상을 배우다
시청자들께서 이 뉴스를 단순한 기술 기사로 보시면 곤란합니다. 이건 인공지능이라는 논리적 시스템이 인간이라는 비논리적 사회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필연적인 타락’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사례거든요. 이 사건은 AI가 우리 세상에 통합되려면 결국 우리의 결함까지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이건 더 무서운 질문을 던지죠. 만약 AI가 이런 ‘유연한’ 논리를 운전이 아니라 의료나 사법 같은 더 중요한 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모범생의 반항" - 웨이모의 극적인 변화
원래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 자율주행차는요, 그야말로 "지독하게 신중하고 예의 바른(achingly cautious)" 운전의 대명사였습니다. 4방향 교차로에 다른 차와 동시에 도착하면, 눈치 보면서 "아, 먼저 가시죠" 하고 양보하는 게 일상이었죠. 옆에서 누가 끼어들려고 하면 무조건 브레이크부터 밟아주던, 도로 위의 보살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이 착했던 웨이모가 변했습니다. 아주 제대로요.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웨이모는 마치 "공격적인 뉴욕 택시 기사"처럼 도로를 누비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볼까요?
-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의 한 터널 안에서 웨이모 재규어 차량 두 대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시에 지그재그로 차선을 변경하며 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 캘리포니아에서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불법 유턴을 하다가 단속되기도 했고요.
- 심지어 4방향 정지 교차로에서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기는커녕, 옆 차와 동시에 가속 페달을 밟아버리는 대담함까지 보였습니다.
이건 뭐, 착했던 친구가 갑자기 오토바이 훔쳐 타고 나타난 격입니다.
왜 변했을까? - AI도 사회생활이 힘들다
그렇다면 웨이모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회사 측은 자신들의 변화를 "자신감 있게 단호한(confidently assertive)" 주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건 그냥 '이제 우리도 성깔 좀 부리기로 했습니다'를 아주 고상하게 표현한 기업용어죠. 샌프란시스코처럼 복잡하고 눈치 싸움이 치열한 도시에서는 너무 착하게 운전하는 게 오히려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민폐'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중 황색선은 절대 넘으면 안 된다'는 규칙과 '정차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충돌하는 상황을 보죠. 앞에 배달 트럭이 이중 황색선 옆에 떡하니 서 있습니다. 인간 운전자는 욕 한번 하고 중앙선 살짝 넘어서 지나가겠지만, 과거의 웨이모는 트럭이 비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이제 웨이모는 인간처럼 판단합니다. "아, 이럴 땐 살짝 룰을 어기는 게 모두를 위해 이롭구나."
웨이모가 쫓는 '효율성'은 결국 이 기계들이 가지고 있던 유일한 미덕, 즉 '절대적인 예측 가능성'을 희생시켜서 얻는 것입니다. AI는 인간 사회에서 효율과 예의가 종종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겁니다.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 효율이냐, 안전이냐
이런 웨이모의 변화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웨이모 단골 이용자인 제니퍼 제프리스 씨는 "오히려 더 인간다운 운전이라 효율적이고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보행자 마크 슈라이버 씨는 섬뜩한 경험을 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자기가 차 앞을 지나가자마자 웨이모가 참을성 없다는 듯 붕 하고 가속하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이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걸 직감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죠.
자, 여기서 진짜 재미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웨이모는 통계적으로는 자신들이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총 1억 마일(약 1억 6천만 킬로미터)의 무인 주행 기록을 세웠고, 인간 운전자보다 심각한 부상을 동반하는 사고율이 91%나 낮다고 보고했거든요. 그러니 통계적으로는 더 안전한 게 맞습니다. 하지만 횡단보도에서 당신을 향해 성급하게 돌진하는 차 앞에서 그 통계가 위안이 될까요? 이건 차가운 데이터와 당신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공포 사이의 고전적인 싸움입니다.
결론 및 전환
이 현상은 앞으로 AI가 우리 사회의 명문화된 규칙뿐만 아니라, 암묵적인 관습과 눈칫밥까지 어떻게 학습하고 변화시킬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이제는 AI에게도 운전면허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도로 연수와 운전 매너 교육까지 필요한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AI가 인간의 규칙을 배워가는 동안, 인간은 자동차에 대한 규칙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다음 이야기에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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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제: 트럼프의 선물? 자동차 연비 규제 대폭 완화
자동차 산업의 운명을 건 거대한 힘겨루기
이 뉴스는 단순히 환경 규제 하나를 되돌렸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현 트럼프 행정부의 아주 계산된 정치적 도박입니다. 유권자들이 기후 변화나 에너지 의존도 같은 먼 미래의 비용보다는, 오늘 당장 약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SUV에 더 마음이 끌릴 것이라는 데 베팅한 거죠. 장기적인 안정을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과 맞바꾸는 기술의 마스터클래스에 우리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참여하게 된 겁니다.
정책의 핵심: 숫자로 보는 변화
핵심 내용은 간단합니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생산되는 모든 승용차와 경트럭의 평균 연비 목표를 '갤런당 50.4마일'로 설정했습니다. 아주 빡빡한 기준이었죠.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걸 '갤런당 34.5마일'로 대폭 낮춰버렸습니다. 쉽게 말해, 기름을 더 많이 먹는 차를 만들어 팔아도 괜찮다고 길을 터준 겁니다.
그런데 이 정책의 진짜 기가 막힌 부분은 이름과 함께 다른 시스템을 없애버린 데 있습니다. 계획의 이름이 "자유는 저렴한 자동차를 의미한다(Freedom Means Affordable Cars)"입니다. 환상적으로 들리죠. 하지만 동시에 '크레딧 거래 시스템'을 폐지해 버렸습니다. 이전에는 연비 기준을 못 맞춘 회사들이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 같은 회사로부터 크레딧을 사서 벌금을 메꿀 수 있었습니다. 이게 테슬라에게는 아주 짭짤한 부수입이었죠. 이 시스템을 없앤 것은 단순히 차 값을 싸게 만드는 걸 넘어,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입니다. 결국 소비자를 위하는 척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산업을 보호하려는 보호주의 정책인 셈이죠.
격렬한 찬반 논쟁: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이 정책을 두고 미국 사회는 그야말로 전쟁터입니다.
- 찬성 측 (자동차 업계): 포드의 CEO 짐 팔리는 이 조치를 "상식과 경제성의 승리"라고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업계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연비 기준은 결국 비싼 전기차 개발 비용으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이 만든, 미국인들이 살 수 있는 저렴한 자동차를 공급하고 싶다."
- 반대 측 (환경 단체):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같은 환경 단체들은 격렬하게 반발합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당장 차 값은 조금 싸질지 몰라도, 연비 나쁜 차를 타게 된 운전자들은 매년 주유소에서 수백 달러를 더 쓰게 될 거다. 기름을 많이 먹는 차가 늘어나면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고, 결국 기름값만 더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죠.
그래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럼 이게 현대차나 기아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굉장히 복합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연비 기준이 널널해졌으니, 미국 시장에서 잘 팔리는 내연기관 SUV 같은 차들을 파는 데 부담이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전체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우리 기업들의 장기 전략에 차질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죠.
또한 이 정책은 단순히 자동차 연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해상 석유 시추 확대 등 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전반적인 탈규제, 기후변화 정책의 큰 그림 속에서 봐야 합니다.
결론 및 전환
결국 이 결정은 '소비자의 당장의 주머니 사정'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의 미래' 사이에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선택의 문제입니다. 자동차는 싸게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아낀 돈이 기름값으로 고스란히 다시 나갈지도 모르는 아주 흥미로운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자, 이렇게 미국에서는 기름값 걱정을 하고 있는데, 기름이 펑펑 나는 나라에서 기름값보다 무서운 것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베네수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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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주제: 전쟁보다 무서운 물가, 베네수엘라의 기이한 크리스마스
전쟁의 공포를 이기는 장바구니의 공포
베네수엘라의 오늘은 경제적 현실이 정치적 쇼로 대체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오싹한 예고편입니다. 이건 멀리 떨어진 어느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가 문제 해결에서 대중의 인식 관리로 방향을 틀 때 얼마나 빨리 나라가 망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폐허 속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사례 연구입니다. 지금 베네수엘라 해안에는 미 해군 함대가 떠 있고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당장 마트에서 장 보는 걸 더 무서워하는, 웃지 못할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경제 붕괴의 현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숫자로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거의 13년에 걸친 통치는 경제적 실패로 점철됐고, 무려 8백만 명의 국민이 나라를 등지고 이민을 떠나야 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270%에 달하고, 2026년 말까지는 무려 68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일상 물가는 더 처참합니다.
- 캐나다에서 수입한 크리스마스트리 한 그루 가격이 자그마치 $300 (약 42만 원)입니다. 대부분의 국민 한 달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입니다.
- 건설 노동자 미겔 페레즈 씨는 고장 난 TV를 바꾸러 마트에 갔다가 50인치 중국산 TV 한 대가 $400 (약 56만 원)인 걸 보고는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 크리스마스 파티에 쓸 음식 재료 가격은 작년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뛰었습니다.
사람들의 기묘한 '정상성'
그런데 이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더 기묘합니다. 미 해군 함대가 코앞에 와 있다는 뉴스에도 "맨날 말만 하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잖아(just talk and talk and talk)"라며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그들에게 전쟁 위협은 TV 속 드라마 같은 거고, 당장 내일 아침에 먹을 빵 가격이 현실 공포 그 자체인 거죠.
실제로 카라카스의 한 여론조사(Datanalisis) 결과를 보면, 시민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정치나 안보가 아니라 '취약한 경제, 낮은 임금, 치솟는 물가'였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는 국가 안보도 뒷전이 되는 겁니다.
정부의 선전과 시민의 고통
이런 상황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뭘 하고 있을까요? 국영 TV에 거의 매일 나와서 관광 박람회에 가고, 집회에서 신나게 춤을 추면서 국민들에게 "홀리데이 정신을 가지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을 어떻게든 현실의 고통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눈물겨운 쇼를 벌이고 있는 거죠.
심지어 정부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10월 1일부터 조기 선포하고, 도시 곳곳에 거대한 사탕 지팡이 장식과 트리를 다는 데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정부의 화려한 선전과 시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 사이의 괴리가 너무나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결론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국가 경제의 붕괴가 단순히 통계 수치상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과 정신세계까지 어떻게 기이하게 비틀어 놓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정부가 틀어주는 캐럴이 아무리 흥겨워도, 텅 빈 지갑 앞에서만큼은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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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Closing)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복잡한 단면들을 들여다봤습니다. 인간을 닮아가면서 규칙을 어기기 시작한 AI의 이야기,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걸고 벌어지는 치열한 정책 싸움, 그리고 국가 경제가 붕괴된 땅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일상까지.
기술 발전이 우리의 결함까지 학습해야 하는 아이러니,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 안정을 포기하는 정책 결정의 딜레마,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삶의 기반이 되는 경제 안정이 무너졌을 때 펼쳐지는 정치적 쇼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소식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글로벌 경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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