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글로벌 경제: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이 우크라이나를 구원할까, 아니면 팔아넘길까?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세계 경제는 마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 같습니다. 한쪽에선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겠다며 원수와 비밀 연애를 시작하고, 다른 한쪽에선 모두가 탐내던 명품 브랜드인 줄 알았던 주식이 알고 보니 짝퉁으로 판명 나 휴지 조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소란 속에서, 이제 막 사회에 나온 막내아들은 용돈이 끊겨 울상을 짓고 있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저 조PD가 속 시원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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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인가, 빅딜인가? - 트럼프식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의 속내
자,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금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비밀리에 만나고 있다는 소식, 주요 외신들을 통해 다들 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협상, 우리가 아는 그런 점잖은 외교 협상이 아닙니다. 이건 거대한 비즈니스 거래, 일종의 ‘빅딜’에 가깝습니다.
장소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엄숙한 회의장이 아니라, 햇살이 내리쬐는 마이애미 해변의 한 호화 저택입니다. 이곳에서 세 명의 남자가 노트북을 앞에 두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현 대통령의 오랜 골프 파트너이자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그리고 ‘억만장자의 벙커’라 불리는 섬에 사는 대통령의 사위이자 거대 투자 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이끄는 재러드 쿠슈너가 나섰습니다. 러시아 측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낙점한 국부펀드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죠. 세 명 모두 외교관이 아니라 ‘장사꾼’들입니다.
이분들에게 외교란 이런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죠. 국경은 사업보다 덜 중요하다. 그러니 이 지긋지긋한 전쟁도 결국엔 ‘거래’의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럼 이 거래의 내용이 뭐냐, 이게 아주 기가 막힙니다. 러시아가 내민 당근이 아주 달콤하거든요. 유럽에 꽁꽁 묶여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약 3,000억 달러(약 420조 원) 정도 되는데, 이걸 활용해서 미국-러시아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심지어는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까지 하자고 제안합니다. 러시아가 파괴한 나라를 러시아 동결 자금으로 미국이 재건해준다? 정말 기막힌 아이러니 아닙니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북극에 묻혀있는 어마어마한 광물 자원을 미국과 러시아 기업이 같이 개발하고, 심지어는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손잡고 화성 공동 탐사까지 하자는, 그야말로 우주적인 스케일의 제안까지 나왔습니다.
이게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유럽 동맹국들은 철저히 소외시키는 지정학적 ‘빅 픽처’인 셈입니다. 폴란드의 도날드 투스크 총리가 분노하며 한마디 했죠. 이건 평화가 아니라 비즈니스에 관한 것이다. 정확히 꿰뚫어 본 겁니다. 실제로 엑손이나 토드 보엘리 같은 미국의 거물급 투자자들은 벌써 러시아 자산 인수를 검토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이 ‘거래의 기술’이 전쟁을 끝낼 묘수가 될까요, 아니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을 따돌리고 미국을 이용해 시간을 벌려는 교묘한 계략일까요?
이렇게 거대한 판이 벌어지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투자자들은 어디로 움직이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상품에서는 도망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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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름값의 폭락과 '금'의 귀환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브랜드 가치는 하늘을 찌르는데, 정작 금융 시장에서 ‘트럼프 브랜드’가 붙은 상품들의 가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건 현재 시장이 얼마나 투기적이고, 또 투자자들이 얼마나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얼마나 폭락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한번 보시죠.
-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 트럼프 대통령의 SNS인 트루스 소셜의 운영사죠. 대통령 취임 이후 주가가 무려 75%나 폭락했습니다.
- 트럼프/멜라니아 테마 밈코인: 이건 더 심각합니다. 취임일 이후 각각 86%, 99% 폭락했습니다. 99%면 사실상 사라진 거죠.
- 트럼프 가족 관련 암호화폐: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코인인데, 지난 9월 출시된 이후 약 40%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시장이 단순히 ‘트럼프’라는 이름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닙니다. 더 복잡하고 교활하게 움직이고 있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정책에 따라 돈이 될 만한 곳에는 베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주식은 올랐고, 유럽 방산 주식은 그야말로 폭등했습니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에 지역 은행 주식은 부진했죠. 즉, 시장은 트럼프라는 이름만 보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그의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냉정하게 계산하며 옥석을 가리고 있는 겁니다. 투기성이 짙은 밈코인 같은 것들만 버려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투기적인 자산들이 몰락하는 것과 정반대로, 홀로 ‘날아오르는’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입니다. 금 가격이 올해에만 거의 60%나 상승해서 현재 트로이 온스당 약 4,200달러(약 590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등이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배경에는 약해지는 달러의 위상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 적자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금으로 몰려들고 있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시끄러운 파티장을 나와 조용한 금고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지금 투자 시장은 ‘이름값’이나 ‘유행’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극도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자산가들마저 몸을 사리는 험난한 경제 상황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혹독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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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저희는 웁니다" - 지갑 닫는 Z세대의 소비 한파
마지막 주제입니다. 연말이면 으레 쇼핑 시즌으로 들썩여야 하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유독 Z세대, 그러니까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 젊은이들의 소비 심리만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요즘 애들이 짠돌이라서가 아닙니다. 미래 소비의 주축이 될 세대가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의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Z세대는 왜 지갑을 닫았을까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첫째, 생활비 부담이 너무 큽니다. 이제 막 독립해서 처음으로 월세를 내기 시작하고,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죠. 스물다섯 살 소니아 이아코보니 씨의 경우, 매달 월세와 학자금 대출로만 2,400달러(약 340만 원)를 낸다고 합니다. 월급 받아서 고스란히 주거비와 빚 갚는 데 쓰는 겁니다.
둘째, 학자금 대출 상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수천만 원의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게 요즘 젊은 세대의 현실입니다.
셋째, 높은 청년 실업률입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최근 12개월 평균 청년 실업률이 6.8%에 달했습니다. 이건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10년 내 최고 수준입니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 패턴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스물세 살 미아 차이 씨는 친구들과 비싼 선물을 사는 대신, 집에 있는 재료로 쿠키를 구워 선물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중고 상점이나 웹사이트에서 저렴한 선물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죠. 심지어 ‘중고 선물’이라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선택지가 이제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Z세대의 소비 위축은 단기적으로는 소매업계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더 큰 문제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이 젊은 세대에게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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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오늘의 한 줄 요약 및 마무리
오늘 세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국가 간의 전쟁이 억만장자들의 호화 저택에서 비즈니스 거래가 되고, 투자 시장은 불안감 속에서 투기성 자산을 버리고 안전한 금고로 숨어들고 있으며, 미래 세대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현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차가운 손익계산’일 겁니다. 결국 오늘의 세계는 거대한 비즈니스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국가 간의 전쟁도, 시장의 흐름도, 심지어 한 세대의 꿈마저도 이 냉정한 손익계산서 앞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과연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 베팅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조PD의 글로벌 경제'는 계속해서 그 힌트를 찾아 시청자들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글로벌 경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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