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의 '미친 선택'이 한국 스타트업계에 던진 충격파
ChatGPT로 전 세계를 뒤흔든 OpenAI가 지난 5월 5일, 업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하는 발표를 했다. 완전 영리화 계획을 포기하고 NPO(비영리단체) 지배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19. 표면적으로는 '미친 선택'처럼 보이지만, 이 결정 뒤에는 21세기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숨어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놓치고 있는 거대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돈보다 미션을 선택한 OpenAI의 '전략적 후퇴'
NPO 지배권 유지의 진짜 의미
OpenAI CEO 샘 알트만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평범한 회사가 아니며, 앞으로도 평범한 회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16.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 AI 업계에서 자금 조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OpenAI는 오히려 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원래 미션으로 돌아간 것이다.
원래 계획은 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이라는 새로운 영리 기업 형태로 전환해 자금 조달을 쉽게 하려는 것이었다29. 하지만 이일론 머스크의 소송10, 전직원들의 반발,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델라웨어 주 정부의 압력이 겹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916.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결정
한국 스타트업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유니콘 기업 만들기'와 'IPO 성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적 가치나 공익? 그건 성공한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는 식이다.
일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NPO 문화는 다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라커는 "1950년대 이후 미국이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성과는 NPO의 발전"이라고 했다812. 실제로 1990년 당시 미국인 2명 중 1명이 주 3시간씩 자원봉사를 했다12.
패타고니아가 보여준 '돈 포기하기'의 힘
지구를 유일한 주주로 만든 창업자
OpenAI의 결정을 이해하려면 패타고니아의 사례를 봐야 한다. 2022년 9월, 패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슈나드는 회사 전체 지분을 환경 NPO와 신탁에 기부했다615. 매년 약 1억 달러(약 1400억원)의 배당금이 지구 보호 활동에 쓰인다1518.
"지구가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라는 그의 선언은 단순한 포즈가 아니었다15. IPO로 수십억 달러를 벌 기회를 완전히 포기하고, 자신은 '급여를 받는 일개 직원'이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20.
한국 기업들의 '착한 척' 마케팅과의 차이
한국에서도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착한 척' 마케팅에 그치고 있다. 진짜 돈이 걸린 순간에는 어김없이 수익성을 우선시한다. 패타고니아나 OpenAI처럼 근본적인 소유 구조 자체를 바꾸면서까지 미션에 충실하려는 기업은 찾기 어렵다.
빌 게이츠의 29조원 기부가 주는 교훈
비슷한 시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45년까지 20년간 2000억 달러(약 29조원)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13. 이는 자신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심지어 트럼프 정부의 대외원조 예산 삭감 때문에 기부 시기를 앞당겼다고 한다13.
이런 미국의 '기부 문화'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다. 사회 문제 해결에 민간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시스템인 것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정부가 해줘야 할 일'과 '기업이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스타트업이 놓친 거대한 기회
PBC라는 새로운 가능성
OpenAI가 전환하려던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는 주주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익도 추구해야 하는 법인 형태다10. 일반 주식회사가 주주 이익 최대화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PBC는 의사결정 시 특정 공익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10.
한국에는 아직 PBC와 같은 법인 형태가 없다10. 하지만 이런 '하이브리드 기업 모델'이야말로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뒤처져 있어
일본에 거주하며 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켜본 입장에서, 일본 역시 이런 새로운 기업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도 여전히 전통적인 수익 모델에만 매달려 있다.
21세기 기업 경영의 새로운 교과서
'미친 선택'이 만드는 새로운 표준
닛케이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OpenAI의 이번 결정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경영 교과서에 실릴 것"이다20. 왜냐하면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조직 모델을 실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GI(범용인공지능) 같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기술을 다루는 기업이 어떤 지배구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모든 '게임 체인저' 기업들이 참고할 모델이 될 것이다.
개인적 논평: 한국 기업들아,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일본에 살면서 한국과 일본의 기업 문화를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이번 OpenAI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수백조원의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원래 미션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며, '역시 미국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의 K-컬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한국만의 독특한 '미션 드리븐' 기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미국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가치와 철학이 담긴 새로운 기업 모델 말이다.
OpenAI의 '미친 선택'은 분명 한국 스타트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제 우리가 어떻게 응답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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