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럭스토어계 역사상 최대 빅딜! 츠루하-웰시아 합병 성공, 한국은 과연?
드럭스토어업계에 또 하나의 메가톤급 폭탄이 터졌다. 일본 드럭스토어 2위 츠루하홀딩스와 1위 웰시아홀딩스의 경영통합안이 5월 26일 주주총회에서 72.29%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8. 이로써 매출 2조 3천억엔(약 20조원) 규모의 일본 최대 드럭스토어 연합체가 탄생하게 되었다4. 한국의 올리브영이 4조8천억원7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넘사벽 규모다.
영국 펀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메가딜
주목할 점은 츠루하 지분 10.3%를 보유한 영국 운용회사 오비스 인베스트먼트가 끝까지 반대했다는 것이다1. 이들은 "업계 재편은 지지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통합 조건이 츠루하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2.
특히 이온의 TOB 가격 1만1400엔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는데, 이온이 작년에 홍콩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로부터 주당 1만5500엔에 츠루하 주식을 인수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결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오비스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14.
3년간 500억엔 시너지의 실체는?
츠루하와 웰시아는 3년간 500억엔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4. 구체적으로는 웰시아와의 통합으로 400억엔, 이온과의 업무제휴로 100억엔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온의 식품 노하우 활용이다. 웰시아는 조제약에 강하고 츠루하는 일용잡화 상품구성이 강한데, 여기에 이온의 식품을 접목시켜 "푸드&드럭" 업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4.
한국 드럭스토어 시장과의 극명한 차이점
흥미로운 것은 한국과 일본의 드럭스토어 업계 판도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CJ 올리브영이 압도적 1위로 550개 매장을 운영하며6, 후발주자인 GS 왓슨스가 110개 매장, 코오롱 더블유스토어가 100개 매장을 앞두고 있다6.
하지만 일본에서는 상위 기업들의 시장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업계 재편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5. 실제로 일본 드럭스토어 시장은 8조 363억엔 규모로5, 한국보다 훨씬 크지만 여전히 군웅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왜 지금 메가 통합인가?
입산장영 교수 스타일로 냉정하게 분석해보자. 드럭스토어 업계는 상품 차별화가 어렵고 규모의 경제가 핵심인 사업이다5. 특히 EC 대응 투자도 필요하고, 대형 제조업체와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매출 1조원 이상이 생존의 임계점으로 여겨진다5.
이번 통합으로 새로운 츠루하는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는 메가체인이 되며3, 바이잉 파워 뿐만 아니라 아세아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하게 된다. 2032년까지 매출 3조엔, 영업이익률 7% 달성이라는 목표도 그리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4.
한국 드럭스토어계에 주는 시사점
한국 드럭스토어 업계도 비슷한 재편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머지 플레이어들의 연합이나 통합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본에서 "약이 없는 드럭스토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처럼6, 한국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드럭스토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리브영 매장에서 약국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니까 말이다.
개인적 논평: 승자독식 시대의 필연
솔직히 말하면 이번 일본의 메가딜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디지털 전환, 글로벌 경쟁, 그리고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패턴 변화까지. 이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 작은 플레이어들이 살아남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올리브영의 4조8천억원 매출과 35% 성장률7을 보면, 이미 게임은 끝났을지도 모른다. 나머지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 향상과 서비스 품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한국 드럭스토어계에도 이런 빅딜이 나올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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