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쌀값 대란' 해결사로 나선 라쿠텐과 일본우편, 과연 성공할까?
일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쌀값 때문에 '평성의 쌀 소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드디어 파격적인 해결책을 내놨다. 라쿠텐그룹이 일본우편과 손잡고 정부 비축미를 직접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116. 현재 일본 슈퍼마켓에서 쌀 5kg이 4285엔이라는 기록적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5, 정부는 비축미를 5kg당 2000엔대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35. 이는 한국으로 치면 쌀값이 갑자기 두 배로 뛰어 정부가 직접 나서서 반값에 공급하겠다고 나선 격이다.
일본 정부의 '중간업체 제거' 혁신 전략
일본 농림수산성이 26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기존의 경쟁입찰 방식을 폐지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34. 현미 60kg당 1만700엔(세금 제외)으로, 기존 입찰가격보다 47% 저렴하다3.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복잡한 유통 단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대형 소매업체에 직접 공급한다는 것이다4.
한국에서도 농산물 유통 단계가 복잡해서 생산자 가격과 소비자 가격 간 격차가 크다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일본이 이번에 시도하는 '중간업체 완전 제거' 방식은 상당히 혁신적이다. 특히 운송비까지 국가가 부담한다고 하니4, 정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라쿠텐-일본우편 콤비의 승부수
라쿠텐그룹은 2021년부터 일본우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었는데211, 이번 비축미 판매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JP라쿠텐로지스틱스의 물류 시설을 활용해 재고를 관리하고, 일본우편의 배송 네트워크로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한다는 계획이다16.
한국의 네이버-쿠팡 같은 이커머스 경쟁과 비교해보면, 일본은 아직도 라쿠텐이 아마존과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비축미 판매는 라쿠텐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6월 상순부터 라쿠텐 시장에서 반값 쌀을 살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 분명하다16.
대형 유통업체들의 치킨게임
아이리스오야마는 이미 1만 톤 계약 내정을 받았고5, 이토요카도, 이온, 돈키호테까지 줄줄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512. 농림수산성 설명회에는 무려 318개 업체가 참석했다고 하니5, 그야말로 쌀 장사를 위한 총력전이다.
흥미로운 것은 연간 쌀 취급량 1만 톤 이상인 대형 소매업체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45. 이는 한국으로 치면 이마트, 롯데마트 정도만 참여할 수 있고 동네 슈퍼는 제외되는 격이다. 실제로 중소 슈퍼마켓들은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15.
고이즈미 농수상의 정치적 도박
고이즈미 신지로 농수상이 "5kg 2000엔 실현"을 공언한 것은 상당한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한 결정이다12. 현재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34%로 어려운 상황에서[기사 내용],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도 물가 상승이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일본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특정 가격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일본 정치인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성공 가능성과 한계
솔직히 말하면,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비축미 30만 톤이라는 물량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 그리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적극적 참여가 있기 때문이다317.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문점이 많다.
첫째, 비축미는 결국 2021-2022년산 묵은쌀이라는 한계가 있다34. 아무리 저렴해도 품질 면에서 소비자들이 계속 구매할지 의문이다. 둘째, 전체 쌀 시장에서 30만 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일본의 연간 쌀 소비량이 700만 톤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기사 내용],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적 논평
일본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번 쌀값 대란이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일본 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농협(JA) 중심의 기존 유통구조를 우회해서 라쿠텐 같은 IT 기업이 해결사로 나서는 모습은, 어찌 보면 일본의 디지털 전환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이런 정책 실험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 개선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쿠텐-일본우편의 협업 모델은 국내 이커머스-물류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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