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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장사 4년 연속 최고이익 경신, 한국은 어떨까? 동북아 기업실적 경쟁의 진실

by fastcho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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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장사 4년 연속 최고이익 경신, 한국은 어떨까? 동북아 기업실적 경쟁의 진실

일본 상장기업들이 2025년 3월기에 4년 연속 최고익을 경신하며 52조엔(약 5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11314. 전체 36개 업종 중 무려 70%에 해당하는 26개 업종이 손익을 개선했다니, 이쯤 되면 "아베노믹스의 유산이 아직도 살아있나?"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의 승부수, 비제조업이 제조업을 구원하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이끈 주역은 의외로 비제조업이었다. 금융업이 약 1조4000억엔, 해운업이 6000억엔 넘는 증익을 기록하며 제조업의 부진을 완벽하게 메웠다14. 특히 3대 메가뱅크가 모두 최고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정책보유주식 매각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 덕분이다114.

한편 한국은 어떨까?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57조원에 근접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820. 하지만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축이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율이 크게 줄어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8.

제조업의 명암, 반도체 vs 자동차의 엇갈린 운명

일본에서는 AI와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했다. 도쿄일렉트론의 순이익이 50% 증가하고 어드밴테스트는 무려 2.6배나 뛰었다14. 반면 자동차 업계는 22% 감소하며 약 1조7600억엔의 감익을 기록했다. 닛산은 아예 6708억엔의 적자로 전락했다14.

한국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반도체 수출이 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호조로 11.9%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6.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10.

트럼프 관세라는 복병, 양국 모두 전전긍긍

재미있는 건 일본과 한국 모두 트럼프 관세 정책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2026년 3월기에 6년 만에 감익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16. 일본 기업의 60%가 2025년도 순이익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니16, 이는 한국 상황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 관세로 영향받을 기업이 약 1만3000사에 달하고, 국내 기업 도산 건수가 3%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4. 특히 한국 대기업들이 2025년 사업계획 수립 시 1300원대 환율을 적용했는데, 현재 1450원대까지 오른 상황이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11.

숨겨진 진실, 주식 매각으로 부풀려진 실적

일본 기업들의 최고익 경신이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좀 애매하다. 본업인 영업이익 증가율은 5%에 그쳤는데 순이익은 10% 증가했다14. 이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바로 정책보유주식 매각과 각종 일회성 요인들이다. 진짜 실력으로 번 돈이라기보다는 '팔 게 있어서 판' 돈이 상당 부분이라는 뜻이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에는 관세 발표 전 선주문 집중과 환율 상승 효과가 컸다20. 미래에셋증권은 "관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해외 기업들이 미리 물량을 확보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20.

개인적 논평: 숫자 뒤에 숨은 불안감

도쿄에서 직접 체감하는 일본 경제의 실상은 이런 화려한 숫자와는 조금 다르다. 일본 기업들의 최고익 경신이라지만, 정작 1-3월기에는 6분기 만에 감익으로 돌아섰다14. 이는 트럼프 효과가 본격화되기도 전의 이야기다.

한국과 일본 모두 반도체라는 공통 분모로 버티고 있지만, 자동차와 철강 같은 전통 제조업은 휘청거리고 있다. 결국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숫자로 포장된 불안감일지도 모른다. 진짜 경쟁력은 이런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체질 개선에서 나올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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