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대장 파나소닉, 흑자임에도 1만명 구조조정!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3가지 이유

일본 전자업계의 중심축이었던 파나소닉 홀딩스(이하 파나HD)가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바로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1만 명의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한다는 것인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번 구조조정이 적자가 아닌 흑자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들은 '잘 나갈 때' 칼을 빼들었을까요? 한국 기업들에겐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파나소닉의 대규모 인원 감축, 어떤 내용인가?

파나소닉 홀딩스는 지난 9일, 2027년 3월기까지 국내외에서 1만 명 규모의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국내 5,000명, 해외 5,000명을 대상으로 하며, 주로 인사, 총무 등 간접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2 715.

이 과정에서 파나HD는 2026년 3월기에 인원 감축을 포함한 구조개혁 비용으로 무려 1,300억 엔(약 1조 1천억 원)을 계상할 계획입니다. 회사 측은 이번 구조개혁을 통해 2027년 3월기까지 1,220억 엔의 손익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7.

구스미 유키 파나HD 사장은 "직원들의 고용에 손을 대는 것은 정말 괴롭다"면서도 "경영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하며 26년 3월기에 자신의 보수 중 40%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917. 일본 기업 문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책임'의 형태이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죠.

왜 흑자인데도 인원을 감축하나? 그 배경에는...

이번 파나소닉의 인원 감축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최종손익이 흑자인 상태에서 실행된다는 점인데요4 710. 파나소닉HD는 2013년 3월기 최종적자를 마지막으로 2025년 3월기까지 1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와의 격차입니다. 파나소닉HD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4조 2,600억 엔으로, 한때 함께 일본 가전을 이끌던 소니(약 22조 엔)와 히타치(약 18조 엔)에 크게 뒤처진 상황입니다10. 특히 소니와 히타치는 경영 위기를 겪은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재편했습니다. 소니는 엔터테인먼트로, 히타치는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DX) 지원으로 경영 축을 이동시켜 성장했지만, 파나소닉은 10년 전과 사업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결국 파나소닉은 "경영 체력이 있을 때 과감한 구조개혁을 단행해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이죠. 아픈 만큼 성장한다고 했던가요? 아플 때 개혁하는 것보다 건강할 때 개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3가지 시사점

일본 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첫째, 선제적 구조조정의 중요성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주로 실적이 나빠진 후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파나소닉의 사례는 '위기가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의 대표 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을 때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둘째, 핵심 사업 집중의 중요성입니다. 소니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히타치는 디지털 솔루션으로 사업 방향을 명확히 했지만, 파나소닉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 사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으니까요.

셋째, 간접부문의 효율화입니다. 파나소닉HD의 이번 구조조정은 주로 인사, 총무 등 간접부문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 대기업들도 계열사마다 중복된 기능을 가진 부서들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의 효율화는 기업 체질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견해: 용기 있는 결정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솔직히 말해서, 파나소닉의 이번 결정은 굉장히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12년 연속 흑자 행진 중에 1만 명이나 되는 인원을 감축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기업 경영 관점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배가 고프지 않을 때 배를 고치는" 자세야말로 장수 기업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가요? 흑자가 나오는데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노조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의 질타를 받기 십상입니다. 그러다 적자가 나고 위기가 닥치면 그제서야 허둥지둥 칼을 빼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더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곤 하죠.

파나소닉이 이번 결정으로 10년 후 소니나 히타치처럼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아픔을 감수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지금 잘 나간다'는 자만심보다는 '앞으로 더 잘 나가기 위한' 선제적 변화와 혁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요?

"흑자에도 칼을 빼든 파나소닉, 한국 기업은 언제 칼을 빼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바로 우리 기업들의 미래를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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