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AI 도박, 73조원 베팅... 한국은 거인의 어깨 위로 올라설 수 있을까?
소프트뱅크 그룹(SBG)이 드디어 AI 사업의 대규모 베팅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3월 결산 실적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손정의는 이제 5000억 달러(약 73조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AI 인프라 계획 '스타게이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마치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버블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 시절의 패기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라는 변수가 이 거대한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국도 AI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글로벌 AI 전쟁에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하게 될까요? 손정의의 모험이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역사상 가장 큰 투자 실패가 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의 AI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손정의의 AI 모험, 73조원의 대박인가 쪽박인가?
소프트뱅크 그룹은 5월 13일, 2025년 1~3월 기간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한 5172억 엔이라고 발표했습니다1. 미국의 통신 대기업 T모바일US와 독일 통신사 도이츠 텔레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소프트뱅크의 투자 수익이 1조 4054억 엔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습니다1. 또한 소프트뱅크의 핵심 비즈니스인 비전 펀드(SVF) 사업의 세전 이익도 261억 엔의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1.
특히 2025년 3월 기준 연간 회계에서는 1조 1533억 엔의 흑자를 기록하여 전 기간의 2276억 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4년 만의 흑자 전환인 셈입니다. 이런 비즈니스 성과를 바탕으로 손정의는 그의 야심찬 계획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이 계획의 중심에는 '스타게이트'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이 계획은 향후 4년간 무려 5000억 달러(약 73조원)를 AI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내용입니다7. 먼저 1000억 달러(약 15조원)의 투자를 즉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7. 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OpenAI를 위한 새로운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7.
소프트뱅크의 재정 상황과 리스크 요소
하지만 이 거대한 계획에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6.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대출 기관과 투자자들이 고위험 투자를 꺼리면서 자본 비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6.
또한, 소프트뱅크의 최대 자산인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주가는 스타게이트 발표 시점과 비교하면 31% 하락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중요시하는 '시가순자산(NAV)'도 3월 말 기준 25.7조 엔으로 2024년 12월 말보다 약 10% 감소했습니다. 이는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는 AI 투자를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앰페어 컴퓨팅'을 약 9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했습니다13. 이 회사는 AI에 특화된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에너지 효율성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AI 투자 현황, 손정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비해, 한국은 어떤 AI 투자를 진행하고 있을까요? 사실 우리의 투자 규모는 아직 소프트뱅크에 비하면 한참 부족합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1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실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5. 이 계획에 따르면, 관민 투자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정책금융 융자 등을 활용하여 최대 2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입니다5. 또한 올 4월에는 1.8조 원 규모의 AI 분야 추가 보정예산을 통해 연내 1만 개의 GPU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15.
더 눈에 띄는 소식은, 한국에서 세계 최대급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19. 총 공사비는 최대 350억 달러(약 5.3조 원)로, 이용 가능한 전력은 최대 3기가와트입니다. 이는 소프트뱅크와 OpenAI가 계획 중인 텍사스주 시설의 거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19.
그러나 한국의 AI 투자는 아직 글로벌 경쟁에서는 뒤처져 있습니다. 2025년 미국의 AI 민간 투자액은 전년보다 62% 증가한 1090억 8000만 달러에 달했고, 중국도 28% 증가한 92억 9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한국은 오히려 전년보다 4.3% 감소한 13억 30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20.
한국은 AI 경쟁에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해야 할까?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이자면, 손정의의 AI 베팅은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투자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성공하면 소프트뱅크는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 제공자가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역사상 가장 큰 투자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한국은 소프트뱅크처럼 거대 자본을 쏟아부을 여력은 없지만, 특화된 영역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술을 AI와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보적인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정의가 1980년대 한국에서 PC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가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거대 기업을 일군 것처럼, 우리도 그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합니다. 다만 모든 것을 한 번에 거는 '올인' 방식보다는, 한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베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국 AI 전쟁의 승자는 단순히 돈을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쪽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소프트뱅크의 실험을 주시하면서도, 우리만의 AI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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