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HD의 대개혁, 한국 기업들은 언제쯤 깨어날까? - 일본의 주주환원 혁명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후지미디어홀딩스(후지HD)가 내향적인 경영에서 과감히 탈피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16일, 후지HD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 실행 계획을 전격 발표했는데요. 전 패밀리마트 사장 사와다 타카시 씨를 사외이사 후보로 영입하고 ROE 8%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했습니다. 이 뉴스는 단순한 기업 한 곳의 변화가 아니라, 일본 기업 지배구조의 혁명적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참고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 아닐까요?
일본 기업도 변하고 있다! 후지HD의 대변신
후지HD는 이번 개혁을 '개혁 액션 플랜'이라 명명하고 4가지 핵심 축을 발표했습니다. 자본 정책, 사업 개혁, 인적 자본,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그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정책보유주식(상호주식)을 3년 내에 1000억 엔 넘게 매각하겠다는 과감한 선언입니다17. 이는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계열사 간 상호주식 보유' 관행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결정인데요.
"우리는 일체 니에다 히사시 상담역에게 상담하거나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시미즈 겐지 차기 사장의 이 발언에서 후지HD의 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느껴집니다. 40년 넘게 기업을 장악했던 '원로'와의 결별을 선언한 셈입니다. 한국 재벌들의 '총수 경영'과 얼마나 대조적인지요!
주주환원과 배당성향 - 한국은 일본보다도 뒤처진다
후지HD는 5년간 1000억 엔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배당성향을 28%에서 50%로 대폭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하겠다는 의미인데요.
반면 한국은 어떨까요? 충격적이게도 한국 100대 기업의 배당성향은 27.7%로, 미국(36.1%)은 물론 일본(29.6%)보다도 낮습니다7. 우리는 주주환원에 있어서 일본보다도 인색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통신 업종에서는 미국 기업이 119.6%, 일본 기업이 103.4%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반면, 한국 통신 3사의 배당성향은 고작 54.4%에 불과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주주 친화적 경영으로 빠르게 선회하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아직도 '내부 유보금'을 쌓아두는 데 급급한 실정입니다. 이러니 한국 주식시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지배구조 개혁 - 한국도 공영방송 개혁부터 배워야
후지HD의 개혁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사회 구성의 변화입니다.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특히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영입했습니다. 전 패밀리마트 사장 사와다 씨뿐만 아니라, 전 모리빌딩 CFO, 젠더 문제 전문 변호사 등 다양한 배경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이죠18.
한국에서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9.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는 한겨레 신문의 지적처럼, 우리도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혁신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9.
달튼 펀드와 주주행동주의 - 변화의 시작점
사실 후지HD의 이번 개혁은 '달튼 인베스트먼츠'라는 미국계 액티비스트 펀드의 압박 이후 이루어진 것입니다10. 달튼은 올해 4월 후지HD에 공개 서한을 보내 "적절한 자본 배분, 경영진과 주주 간 이익공유 강화, 다양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를 요구했죠10.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전통적 기업들조차 주주행동주의에 점차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주주행동주의를 '경영권 침해'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도 이제 '주주 친화적 경영'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주는 메시지
후지HD가 목표로 내세운 ROE 8%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내부 유보금을 쌓아두는 대신 주주에게 돌려주거나 성장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이제 한국 기업들도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일본과 다르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일본 기업들이 더 빠르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가고 있으니까요. 주주환원 정책 강화, 지배구조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 이런 변화들이 우리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본 기업들의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후지HD의 이번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 아니면 단순한 '보여주기식 개혁'에 그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요. 변화의 바람은 동아시아 전역에 불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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