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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전 유통 거물들의 저가 세탁기 전쟁, 한국 소비자도 주목해야 할까?

by fastcho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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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전 유통 거물들의 저가 세탁기 전쟁, 한국 소비자도 주목해야 할까?

일본 가전 유통 업계의 두 거물이 저가 드럼 세탁기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전 유통 최대기업 야마다홀딩스(HD)가 올해 4월부터 자체 프라이빗 브랜드(PB) 드럼식 세탁건조기 판매에 뛰어들었는데, 이는 가구·인테리어 대기업 니토리홀딩스(HD)의 행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움직임입니다. '주거' 영역을 둘러싼 두 일본 기업의 경쟁이 한국 가전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드럼 세탁기로 불붙은 '주거' 시장 경쟁

야마다HD는 지난 4월부터 자체 브랜드 드럼식 세탁건조기 'RORO(로로)'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은 109,780엔(약 100만원)으로, 30만엔(약 270만원)을 넘는 일반 드럼 세탁기보다 훨씬 저렴합니다1. 이 가격은 우연히도 니토리HD가 2024년 가을에 먼저 출시한 드럼 세탁기 가격인 99,900엔(약 90만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5.

'LABI LIFE SELECT 품川오이마치' 매장에 진열된 야마다HD의 신제품은 발매 첫날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건조 기능까지 갖췄는데 이 가격이라니!"라며 현장에서 구매를 결정한 50대 남성의 반응처럼, 야마다HD의 마쓰노 아키라 경영기획부장은 "예상 이상의 반응"이라고 밝혔습니다1.

야마다HD의 'RORO'는 세탁 용량 9kg, 건조 용량 4.5kg의 사양을 갖췄으며, 중국 제조사에 생산을 위탁한 PB 제품입니다23. 한편 니토리의 제품은 세탁 용량 10kg, 건조 용량 5kg으로 약간 더 큰 용량을 자랑합니다511.

'생활 모든 것' vs '주거 완성' - 두 기업의 전략

두 회사가 이렇게 경쟁하게 된 배경에는 각자의 사업 전략이 있습니다. 야마다HD는 "생활 모든 것(くらしまるごと)" 전략을 추진하며, 가전 판매뿐만 아니라 주택, 리모델링, 가구, 인테리어, 축전지까지 생활 전반의 제품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향을 추구합니다6.

반면 니토리HD는 가구·인테리어를 기반으로 '주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가전 유통기업 에디온에 출자하며 가전 공동 개발에 나섰고, 현재 약 300억엔으로 추정되는 가전 사업 매출을 수년 내에 1000억엔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1213.

니토리HD의 한 관계자는 "야마다의 드럼 세탁기 출시 보도를 봤을 때 사내가 술렁였다"고 말했을 정도로, 두 기업 간의 경쟁 의식은 상당합니다13.

일본 가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PB 제품의 부상

일본가전공업회(JEMA)에 따르면, 2024년도 드럼식 세탁기의 국내 출하액은 1994억엔으로, 2014년도 대비 2.4배나 증가했습니다. 가전 제품 중에서도 드럼식 세탁기는 고가 제품의 판매도 견조해 주목받는 시장입니다13.

하지만 일반적으로 드럼식 세탁기의 시장 평균 가격이 22만엔(약 200만원)인 데 비해, 야마다와 니토리의 제품은 절반 가격에 불과합니다5. 이는 국내 메이커 제품보다 3~4할이나 저렴한 수준으로, 중국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가능해진 가격 경쟁력의 결과입니다16.

특히 니토리는 "사이즈", "기능", "가격"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 개발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상품 발표회에서 니토리HD 가전부문 책임자인 오쿠다 테츠야는 "우리는 가전 후발주자지만, 협업을 통해 제품 개발 노하우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12.

한국 가전 시장과 비교하니 더 흥미롭네요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반대로 저가 PB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성공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특히 한국의 드럼 세탁기 시장은 고기능, 고가격 전략이 주류인데, 일본에서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저가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대조적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쿠팡, SSG 등 대형 유통사들이 PB 가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드럼 세탁기처럼 대형 가전까지는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이런 트렌드가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도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어, 야마다나 니토리 같은 저가 PB 전략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에게 주는 시사점

"우리 집 세탁기 교체할 때가 됐는데..."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유통 기업들의 PB 가전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선택지와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본에 거주하며 양국의 가전 시장을 지켜보고 있자면, 한국의 프리미엄 전략과 일본의 실용주의 전략이 각자의 소비자 성향과 시장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소비자들도 '가성비'에 더 민감해지는 추세라, 야마다와 니토리 같은 저가 PB 전략이 한국에서도 통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결국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입니다. 야마다와 니토리의 불꽃 튀는 경쟁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한국 시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경쟁이 활성화된다면 우리 소비자들도 더 좋은 제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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