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트레이딩 카드, 세계시장 접수 중... 한국은 뒷짐만 지고 있나?
최근 닛케이 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발 트레이딩 카드(이하 '트레카')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다이나무코 홀딩스 등 일본 기업들이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저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만 여겨지던 트레카가 어느새 1조 원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포토 카드'라며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의 트레카 시장은 그 규모와 성장세에서 한국을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일본은 왜 이렇게 트레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이것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일본 기업, 트레카로 세계시장 공략 중
반다이나무코 홀딩스 산하의 반다이는 올해 3월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원피스' 트레카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무려 1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합니다2. 대전 게임 대회와 신작 카드 선행 판매를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니, 정말 놀라운 인기죠. 반다이는 이 기세를 몰아 달라스에 트레카 게임 대회 운영과 홍보를 담당하는 사무소를 새로 열었습니다. 기존에는 현지 대리점에 맡기던 업무를 직접 통제하기로 한 것이죠2.
이런 공격적인 전략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반다이의 카드 사업은 2026년 3월기에 해외 매출 비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2. 원피스나 드래곤볼 같은 유명 IP를 활용한 트레카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이런 수요 증가에 발맞춰 반다이나무코는 트레카 전용 공장도 짓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아트프레스트는 2026년 봄에 치바현 카시와시에 전용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하네요2.
코로나가 바꾼 트레카 시장의 지형도
"그냥 카드 게임일 뿐인데 이렇게 인기가 있나요?"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트레카의 역사는 1993년 미국에서 발매된 '매직: 더 개더링(MTG)'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후 일본의 '포켓몬스터'나 '유희왕' 등이 주목받으면서 인기가 조금씩 확산됐죠2.
하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었습니다. 집콕 생활이 늘면서 기존의 대전 게임뿐만 아니라 희귀 트레카를 수집하는 문화도 급속히 퍼져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폭발했습니다2. 조사회사 글로벌인포메이션과 QY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세계 트레카 시장 규모는 무려 70억 8,100만 달러(약 1조 400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2. 2030년에는 그 두 배인 149억 4,4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트레카는 이미 완구 시장의 최대 장르로 성장했습니다.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트레카와 카드게임의 시장 규모는 2023년도 기준 2,774억 엔으로, 완구 시장 전체의 27%를 차지합니다2. 특히 포켓몬 카드게임은 연매출 1,337억 엔으로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전체 매출의 약 47%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입니다12.
한국과 일본의 트레카 시장, 무엇이 다를까?
한국에서도 트레이딩 카드(포토 카드)는 MZ세대의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4.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판매자들의 2024년 1분기 매출 증가율 1위 상품이 바로 '트레이딩 카드'였으며, 전년 대비 65%나 증가했다고 합니다10.
하지만 시장의 규모와 다양성 측면에서는 일본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포켓몬, 유희왕, 듀얼마스터즈, 원피스 등 다양한 IP를 활용한 트레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주로 K-POP 아이돌 포토 카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46.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산업화'의 정도입니다. 일본은 트레카를 하나의 산업으로 체계적으로 발전시켰고, 대형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팬 문화의 일부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죠. 이러한 차이가 결국 시장 규모와 글로벌 영향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 대상으로 부상한 트레카, 그 빛과 그림자
트레카는 단순한 게임이나 취미를 넘어 투자 대상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이나 특정 연도에 출시된 특별 카드의 경우 카드 한 장당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4. 이러한 투자 가치 때문에 위조품도 늘어나고 있어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2.
일본의 콜렉테스트라는 기업은 AI를 활용해 트레카의 감정 정확도를 높이고, 실시간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2. 이처럼 트레카가 단순한 취미에서 투자 자산으로 변모함에 따라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이 놓치고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일본의 트레카 시장 성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한국이 너무 좁은 시각으로 이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K-POP의 글로벌 인기를 바탕으로 아이돌 포토 카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 외의 다양한 IP를 활용한 트레카 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한국도 웹툰,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IP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트레카와 연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더불어 해외 시장을 겨냥한 다국어 서비스나 전용 앱 개발 등 적극적인 마케팅도 필요하겠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K-POP 포토카드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데, 일본은 애니메이션 트레카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중입니다. 한국은 트레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기보다는, 알만 간간이 주워 모으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형국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트레카 시장은 IP의 힘과 체계적인 산업화의 승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트레카를 단순한 팬 아이템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키워나가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이 장악한 세계 트레카 시장에서 계속해서 뒷짐만 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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