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6년 만의 감익, 한국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일본 닛케이신문이 5월 23일 보도한 상장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동북아시아 경제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들이 2026년 3월기에 6년 만에 감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인데, 이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엔고 진행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와 철강 업계의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숫자로 보는 일본 기업들의 현실
닛케이가 동증 프라임 시장 상장 약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순이익 합계가 전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업종별 타격의 정도인데,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7%씩 감소할 전망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자동차 업계로, 무려 32%의 감익이 예상된다. 혼다의 경우 70%라는 충격적인 감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관세와 환율 영향을 합쳐 약 1조 1000억 엔의 감익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강 업계도 27%의 감소가 예상되는데, 일본제철은 43%의 감익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관세와 엔고의 이중고
흥미로운 점은 일본 기업들이 직면한 상황이 우리나라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동북아시아 제조업 강국들에게 공통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한국도 미국 시장에 상당한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일본 기업들의 고민이 남의 일만은 아니다.
엔고 진행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엔고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단순하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결국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철강 업계의 '데플레이션 수출' 우려
일본제철 이마이 사장이 언급한 '데플레이션 수출' 문제는 특히 한국 철강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에서 남은 철강재가 주변 지역으로 싸게 유출되는 현상은 이미 한국 철강 업계도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 기업들이 이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철강 업계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흥미롭게도 한국과 일본의 철강 업계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제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상당히 이상적인 관점이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속에서 동북아시아 제조업 강국들의 연대가 필요한 때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것은 '현금'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상황이 그리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장기업 전체의 순이익이 47조 3600억 엔으로 2008년 3월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상장기업들의 현금보유액이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약 110조 엔에 달해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다.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현금 여력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버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 수준은 어떨까? 이는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 경제에 던지는 메시지
일본 기업들의 이번 실적 전망은 한국 경제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둘째, 미국의 관세 정책이 동북아시아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현금 보유와 투자 여력이 위기 극복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다. 일본 기업들이 높은 현금 보유율을 바탕으로 이번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재무 건전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때다.
결론: 위기 속에서 찾는 기회
일본 기업들의 6년 만의 감익 전망은 분명 우려스러운 신호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일본 기업들이 고전하는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고,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 대응이다. 일본 기업들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기업들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일본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유사한 위험 요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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