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가 일본 주유소 업계를 압살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일까?
일본에서 코스트코가 새로 출점하는 지역마다 기존 주유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닛케이신문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야마나시현 미나미알프스시에 코스트코가 들어선 지 불과 몇 달 만에 지역 주유소 3곳이 문을 닫았다. 코스트코의 가솔린 가격이 전국 평균보다 20엔(약 200원)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선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코스트코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코스트코 미나미알프스 매장은 리터당 164엔에 가솔린을 판매하고 있다7. 이는 전국 평균보다 약 20엔 저렴한 가격이다. 코스트코 부매장장은 "가솔린으로 큰 이익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회원이 되는 메리트 중 하나로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7.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현재 한국에는 코스트코 주유소가 없지만, 일본의 가격 차이는 상당히 크다. 한국에서 리터당 200원 차이면 상당한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 코스트코 가솔린 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한 이유는 회원제를 통한 대량 구매와 연회비로 손실을 메우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27.
기존 주유소 업계의 절망적 현실
JA미나미알프스시는 올해 3월 말 운영하던 시내 주유소 3곳을 모두 폐점했다710. 담당자는 "가솔린 수요 감소로 몇 년 전부터 합리화를 검토하고 있었지만, 코스트코 출점도 폐점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7.
야마나시현 석유협동조합의 후지모토 문히코 전무이사는 "영향은 1년 정도 지나면 보디블로우처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7. 실제로 후쿠오카현 오고리시에 코스트코가 출점한 후, 상권이 겹치는 주유소의 매출이 10% 감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7.
한국은 어떨까? 코스트코 주유소 도입 가능성
흥미롭게도 한국에서도 코스트코 주유소 도입이 시도된 적이 있다. 2023년 김해 코스트코에서 전국 최초로 주유소 건립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기존 주유소 업계의 저항으로 무산되었다620.
한국의 코스트코 연회비는 일반 회원 38,500원, 이그제큐티브 회원 80,000원으로 미국(84,000원, 168,000원)보다 저렴한 편이다16. 만약 한국에 코스트코 주유소가 도입된다면 리터당 100-200원 정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재해 대응과 지역 인프라의 딜레마
전국석유상업조합연합회는 코스트코의 확산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7.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재해 시 대응 능력이다. 기존 주유소들은 지진 등 재해 시 피난소로의 등유 배송이나 긴급차량 급유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코스트코 출점으로 지역 주유소가 도태되면 이런 재해 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논리다. 재해 시 대응이 중요하다면 평상시에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을 강요하면서 '재해 시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기득권 보호의 논리에 불과하다.
개인적 견해: 혁신은 피할 수 없다
일본에 거주하면서 지켜본 바로는, 코스트코의 등장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유통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기존 주유소 업계가 수십 년간 안주해온 구조적 문제가 한순간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국내 주유소들도 이미 셀프 서비스, 세차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부족하다. 코스트코 주유소가 도입되면 한국 주유소 업계도 일본과 같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늘어나는 것이고, 기존 업계에는 혁신의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가 아닌가. 재해 대응이 걱정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시스템을 구축하면 되는 일이다. 기득권 보호를 위해 소비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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