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일본 경제': 도요타의 역수입, 애플세의 진실, 그리고 일본의 짠내나는 감세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처럼 거꾸로 해도 똑같은 단어들 아시죠? 그런데 요즘 일본 경제 뉴스를 보면 이런 '회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이상하고 뒤집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미국에서 만든 자기네 차를 다시 일본으로 수입하겠다고 하고, 정부는 우리 주머니를 지켜주겠다며 스마트폰 앱 수수료를 내리라고 칼을 빼 들었는데 정작 요금은 그대로일 것 같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심지어 한 손으로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며 생색을 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국방비를 올려야 하니 세금을 더 내라고 청구서를 내밀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싶은 황당한 뉴스들이지만, 그 속을 한 꺼풀 벗겨보면 아주 치열한 정치적, 경제적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도 아니고... 일본 차를 일본으로 다시 수입한다고? 대체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지 오늘 제대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일본의 자존심,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가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만든 자사 자동차를 다시 일본으로 가져와 팔겠다는, 이른바 '역수입'을 결정한 건데요. 아니, 멀쩡히 일본에 공장이 있는데 왜 굳이 비싼 인건비와 운송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여기에는 한 글로벌 기업의 생존이 걸린, 거대한 국제 정치의 힘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도요타는 2026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된 인기 차종 '캠리', 픽업트럭 '툰드라', 그리고 SUV '하이랜더' 세 개 차종을 일본으로 수입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심지어 이게 도요타 혼자만의 쇼가 아니라는 거죠. 혼다나 닛산 같은 다른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비슷한 역수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일본 자동차 업계 전체가 워싱턴을 향해 단체로 "형님!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하고 외치는 모양새입니다.
이 결정의 핵심에는 바로 트럼프 미국 현 대통령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미국의 막대한 대일 무역적자를 비판해왔습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건, 일본 시장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여왔죠.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 즉 '비관세장벽'이라는 개념을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관세는 없는데, 안전 기준이 유별나게 까다롭거나 인증 절차가 복잡해서 사실상 "보이지 않는 룰로 미국 차를 못 팔게 막는다"는 겁니다. 이런 압박에 도요타를 필두로 한 일본 기업들이 백기를 든 셈인데, 일본 정부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국토교통성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심사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기업이 연기하고 정부가 무대를 깔아주는, 아주 잘 짜인 각본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 결정은 도요타에게 엄청난 딜레마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아시다시피 미국 인건비, 정말 비쌉니다. 거기다 태평양을 건너오는 운송비까지 더하면 과연 수익이 남을지 의문이죠. 하지만 당장의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윤을 포기하고 명분을 챙기는, 그야말로 눈물겨운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거 완전 남의 얘기가 아니죠. 우리나라의 현대차나 기아도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지에 수십조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비슷한 눈치 게임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자동차 핸들은 도요타가 잡지만, 운전 방향은 워싱턴에서 정해주는 셈입니다. 이렇게 정부의 입김이 강해지는 건 비단 자동차 산업뿐만이 아닌데요, 다음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애플과 구글이라는 두 거대 제국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 거대한 제국에 '경쟁 촉진'이라는 칼을 빼 들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 줄여서 '스마트폰 신법'인데요. 그런데 결과가 좀 이상합니다. 월세 깎아줄게, 대신 관리비는 두 배로 내! 딱 이런 느낌이거든요.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 법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앱을 설치하거나, 앱 내에서 결제할 때 꼭 애플이나 구글의 시스템을 쓰지 않아도 되게끔 길을 열어주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앱 개발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최대 30%에 달하는 비싼 수수료를 내왔으니까요.
법이 시행되면서 실제로 외부 결제 시스템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와! 그럼 이제 수수료가 낮아져서 앱 가격도 싸지겠네?"라고 생각하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애플과 구글이 아주 기발한 대응책을 내놨거든요. 외부 결제를 이용할 경우, 최대 15%에서 20%에 달하는 '새로운 수수료', 이름만 바꾼 사실상의 '통행세'를 새로 받겠다는 겁니다. 이건 마치 집주인이 외부 음식 반입을 허락하면서 '주방 공기 사용료'를 내라는 격입니다. 결국 조삼모사 아닌가요?
이런 '꼼수'는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인앱결제 강제방지법'이 시행됐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고,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디지털시장법(DMA)'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교묘하게 규제를 회피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규제 당국과 빅테크의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법이 과연 앱 개발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심지어 많은 개발사는 "괜히 밉보였다가 앱스토어에서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무섭다"며 '거대 플랫폼의 눈 밖에 나기 싫어서' 외부 결제 도입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공은 다시 일본의 공정거래위원회로 넘어갔습니다. 이 숨바꼭질의 승자는 누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자, 이렇게 정부가 우리 주머니 사정을 신경 써주는 척(?) 하는 동안, 더 큰 그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일본의 세금과 국방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요즘 일본 정부의 재정 정책을 보면 마치 두 얼굴의 사나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한쪽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힘든 서민들에게 감세라는 달콤한 '당근'을 건네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막대한 방위비 증액이라는 무시무시한 '청구서'를 슬그머니 준비하고 있거든요. 이 이중적인 정책의 본질을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당근부터 보시죠. 일본 정부는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기준선인 '연수입의 벽'을 기존 160만 엔에서 178만 엔(약 1,53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혜택을 받는 대상이 연수입 665만 엔(약 5,720만 원) 이하의 중산층까지 확대됐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연수입 600만 엔(약 5,160만 원)을 버는 직장인의 경우, 연간 3만 6천 엔(약 31만 원) 정도의 세금을 덜 내게 됩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어쨌든 지갑이 조금이나마 두툼해지는 효과가 있겠죠.
하지만 이 당근의 단맛이 채 가시기도 전에, 쓴맛 나는 청구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방위비 증세를 위한 소득세 인상 계획입니다. 일본 정부는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GDP 대비 2%를 훌쩍 넘는 수준까지 국방 예산을 늘리려고 하는데요. 이를 위한 소득세 증세 계획이 사라진 게 아니라, 2027년 1월로 시기만 살짝 늦춰졌을 뿐입니다. 결국 지금 깎아주는 세금은 잠시 맛보는 '미끼'고, 몇 년 뒤에는 더 큰 세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엇박자 정책 뒤에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현재 집권 자민당 정권은 참의원에서 과반수 의석이 없는 소수 여당 정권이라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국민민주당 같은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며 감세안이라는 당근을 던져준 겁니다. 그 협조를 얻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정권을 유지하려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양보였던 셈이죠. 그러면서도 안보 정책에 적극적인 일본유신회 같은 정당과는 방위비 증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실리를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은 '경제 회복'을 넘어 '안보 강화'로 국가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이는 바로 옆 나라인 우리에게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화입니다.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일본 경제의 속살을 들여다봤습니다.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기업, 거대 빅테크의 독주를 막으려 하지만 번번이 한계를 느끼는 정부, 그리고 단기적인 민심 달래기와 장기적인 국가 안보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국가의 모습까지.
이 모든 현상은 결국 일본이 국내외의 거대한 변화라는 파도 속에서 어떻게 항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들입니다. 기업은 정치의 파도를, 소비자는 기술의 파도를, 국가는 안보의 파도를 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파도가 향하는 곳은 어쩌면 '경제 대국' 일본을 넘어, '안보 강국'으로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새로운 항구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살펴본 일본 경제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더 날카롭고 재밌는 인사이트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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