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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조PD의 일본 경제

🇯🇵 일본 우주산업 H3 로켓 실패 원인과 AI 전력난 해결을 위한 도쿄전력의 파격 전략

by fastcho 202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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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요즘 세상 참 정신없다고 느끼실 겁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일본 이야기는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 같습니다.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일본이 야심 차게 쏘아 올린 로켓은 왜 또 추락했을까요? 인공지능이 전기를 너무 많이 먹자, 이제는 원자력 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그리고 전 세계가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한다는데, 일본은 어떤 기상천외한 생존법을 찾고 있을까요? 오늘 이 세 가지 이야기가 사실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는 것, 알고 계셨습니까? 일본의 거대한 도박, 지금부터 아주 재밌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난 22일,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일본의 모든 기대와 자존심을 싣고 차세대 주력 로켓 'H3' 8호기가 거대한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올랐습니다. 2023년 첫 발사 실패의 아픔을 딛고 5번 연속 성공하며 되찾았던 자신감, 이제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그 기대는 정확히 30분 만에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H3 로켓은 결국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시청자들께서 '로켓 하나 실패한 게 뭐 그리 대수냐'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주 산업은 단순한 과학 기술 경쟁이 아닙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정찰 위성, 재난을 막는 관측 위성, 그리고 자율주행과 드론의 눈이 되어줄 GPS 위성까지, 이 모든 걸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문제입니다. 여기에 수백조 원짜리 위성 발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일본에게 H3 로켓은 바로 그 전쟁터에 들고나갈 단 하나의 창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창이 또 부러진 거죠.

 

주요 외신들을 종합해보면, 문제는 2단 엔진에서 발생했습니다. 1단 로켓이 임무를 마치고 분리된 후, 2단 엔진이 점화되어 위성을 최종 목적지인 우주 궤도까지 밀어 올려야 하는데요. 이 2단 엔진의 연소가 예정보다 일찍 끝나버린 겁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2단 엔진의 연료인 수소 탱크의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측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의 야마카와 히로시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게 뭐냐면, 계주 시합에서 2번 주자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힘껏 달려야 하는데, 출발하자마자 "어, 나 힘 다 썼네" 하고 주저앉아 버린 겁니다. 연료 탱크 압력이 떨어졌다는 건, 이 선수한테 물도 제대로 안 주고 뛰게 한 거나 마찬가지죠. 엔진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연료 공급 시스템의 문제인지, 혹은 1단 엔진에서부터 뭔가 잘못된 신호가 있었던 건지, 이제 JAXA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만 합니다.

이번 실패는 단순히 로켓 한 대를 잃은 것 이상의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첫째, 일본판 GPS 시스템 구축 계획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이번 H3 로켓에는 '미치비키(みちびき)' 5호기라는 인공위성이 실려 있었습니다. 일본은 2026년까지 이 미치비키 위성을 총 7개 쏘아 올려서, 미국 GPS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위치정보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GPS 없으면 내비게이션도, 배달 앱도 안 되는 세상인데, 이걸 자체적으로 갖는다는 건 안보와 자율주행 같은 첨단 산업의 주권을 확보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번 실패로 이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개발비만 3기에 약 1000억 엔, 우리 돈으로 9000억 원 가까이 들어간 프로젝트였습니다.

 

둘째, 일본의 우주 상업 발사 시장 진출 꿈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H3 로켓은 기존 H2A 로켓보다 발사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서, 스페이스X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하겠다는 야심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요?

로켓 (Rocket) 발사 성공률 (Success Rate) 핵심 내용 (Key Point)
H3 (신형) 71% (이번 실패 후) "비용은 절반으로 줄이겠다더니, 성공률도 같이 깎아버린 건가요?"
H2A (구형) 98% "선배만한 아우 없다더니, 우주에서는 이게 진짜네요."
미국/중국 연간 발사 횟수 153회 / 66회 "미국과 중국이 1년에 200번 넘게 로켓을 쏘는 동안, 일본은 5번 쏘고 그 중 하나가 실패했습니다. 경쟁이 될까요?"

 

표를 보시죠. 선배 격인 H2A 로켓은 성공률이 무려 98%에 달하는 '명품 로켓'이었습니다. 그런데 H3는 이번 실패로 성공률이 71%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청자들께서 위성 발사를 맡기는 고객이라면, 신뢰도 98%짜리 베테랑에게 맡기시겠습니까, 아니면 71%짜리 신참에게 맡기시겠습니까? 답은 정해져 있죠.

 

더 심각한 건 스케일의 차이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은 153번, 중국은 66번 로켓을 쏘아 올렸습니다. 둘이 합쳐 200번이 넘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고작 5번 쐈습니다. 그나마도 한 번은 실패했죠. 이건 경쟁 이전에 체급이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하늘을 향한 일본의 꿈이 잠시 좌초한 사이, 땅에서는 또 다른 첨단 산업인 AI를 위해 원자력이라는 엄청난 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시청자들께서 쓰시는 챗GPT, 그림 그려주는 AI, 이런 인공지능들이 뭘 먹고 사는지 아십니까? 바로 전기입니다.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가 전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2034년이 되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지금의 15배로 늘어날 거라고 합니다. 기존 전력망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TEPCO)이 기상천외한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니가타현에 있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 발전소 바로 옆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겁니다. AI의 엄청난 식탐을, 원자력이라는 비장의 무기로 해결하겠다는 거죠.

 

이른바 '전원(電源) 근접형 데이터센터'라는 개념입니다. 논리는 아주 단순하고 강력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막대한 전기를 끌어와야 하는데, 이걸 위한 송전망을 새로 까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일본의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지바현 인자이시 같은 곳은 지금 송전망 연결 신청하면 1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땅 파고, 철탑 세우고, 주민 동의 얻고… 시간이 돈인 AI 산업에서 10년은 사실상 사업하지 말라는 소리죠.

 

그러니 도쿄전력의 생각은 이겁니다. "송전망 까는 게 문제라고? 그럼 그냥 발전소 옆에 지으면 되잖아?"

 

이건 마치 물을 엄청나게 쓰는 초대형 워터파크를 짓는데, 수도관을 새로 깔려면 10년이 걸린다고 하니, 그냥 댐 바로 옆에 워터파크를 지어버리겠다는 발상입니다. 기발하죠? 송전 설비 비용과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그야말로 역발상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사실 일본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원자력 발전소 옆 데이터센터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전력난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원자력이 그 해결사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특히 도쿄전력에게는 이 계획이 더욱 절실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당사자인 도쿄전력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도 7개 원자로 중 겨우 한 개만 재가동을 앞두고 있는데, 이 원자로 한 기를 다시 돌려서 얻는 수익 개선 효과가 연간 1000억 엔, 우리 돈 약 9000억 원 정도에 그칩니다. 이걸로는 부족하죠. 그래서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거대 고객을 유치해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필사적인 전략인 겁니다. 여기에 원전의 전기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원자력 발전소가, 이제 AI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둥지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입니다.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변신인 셈이죠.

 

이렇게 기업 단위에서 생존을 위한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처럼, 국가 단위에서도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발 불확실성이라는 파도에 대비하기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이 재채기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 시청자들께서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주는 오래된 격언이죠.

 

그런데 주요 외신들은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미국은 더 이상 재채기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건 예측 불가능한 '발작(発作)'에 가깝다고 표현합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세계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요즘 새로운 단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비하는 '차이나 프루프(China-proof)'를 넘어, 이제는 '타이베이(耐米)', 즉 '미국에 대한 내성을 기르자'는 겁니다. '차이나 리스크'의 다음은 '아메리카 리스크'라는 위기감이 일본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는 한마디로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입니다. 전 세계가 관세 없이 자유롭게 무역하며 함께 성장해 온 지난 수십 년의 질서를 부정하는 거죠.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들에게는 직격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을 통해 북미 대륙을 하나의 거대한 '요새'처럼 만들려고 합니다. 이걸 '북미 요새화'라고 부르는데, 미국과 교역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우리 요새 안으로 들어와서 공장 짓고 물건 만들어 팔아라. 밖에서 만들어 오는 건 높은 관세 때리겠다"고 압박하는 겁니다. 이는 서반구 전체를 미국의 세력권으로 간주했던 과거의 '먼로주의'가 21세기에 부활한 것과 같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이 거대한 '아메리카 리스크' 앞에서 일본은 아주 영리한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1. 헤징 (Hedging)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깊게 파는 '보험 들기' 전략입니다. 미국이 빠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나 EU와의 협력을 강화해서 '미국 없는(米抜き)' 질서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동안 소홀했던 '글로벌 사우스', 즉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의 신흥국들과의 관계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않겠다는 거죠.
  2. 인게이지 (Engaging)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기할 수는 없죠. 그래서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를 더 깊숙이 파고드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단, 그 대상이 연방정부가 아닙니다. 최근 일본 기업 20여 곳의 대표들이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주 상·하원 의원단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본사 사장님(연방정부)이 워낙 변덕이 심하니, 아예 힘 있는 공장장님(주지사)들이랑 직접 거래를 터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주 정부 차원에서 세금 혜택이나 인력 지원을 약속받아 연방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피해 가겠다는 아주 실리적인 접근법입니다.

결국 일본의 이런 움직임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던 과거의 안정적인 세계 경제 질서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겁니다. 이제는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민첩성'과 '탄력성'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역량이 되었습니다. 일본이 보여주는 이런 전략들, 즉 기술 자립을 위한 도전(로켓), 미래 산업의 에너지 확보를 위한 파격(원전 옆 데이터센터),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이중 플레이(耐米)는 모두 생존을 위해 얼마나 대담하고, 비전통적이며, 때로는 위험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 질서 속에서 생존법을 고민해야 하는 우리에게 일본의 이런 모습, 과연 남의 일처럼 보이시나요?

 

하늘에서는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도박에서 잠시 좌절하고, 땅에서는 원자력이라는 위험하지만 강력한 카드로 미래 에너지에 베팅하며, 바다 건너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한 판에서 생존을 위한 이중 베팅을 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니, 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시대라는 게 실감이 납니다. 거대한 파도 앞에서 일본은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파도를 타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계속 바뀌고, 우리는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정답은 없을지 몰라도, 우리만의 해법은 반드시 있어야겠죠. 시청자들께서도 오늘 이야기를 보시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다음 주에도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날카로운 인사이트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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