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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조PD의 일본 경제

🇯🇵 30년 만의 금리 인상, '100엔 숍'의 눈물, 그리고 일본 정부의 위험한 도박

by fastcho 2025.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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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일본 경제: 30년 만의 금리 인상, '100엔 숍'의 눈물, 그리고 일본 정부의 위험한 도박

오프닝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오늘 일본 경제, 정말 볼만합니다. 30년 동안 겨울잠 자던 일본 금리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는데, 시장은 왜 엔화를 '만료된 쿠폰' 취급하는 걸까요? 한편, 일본 정부는 한 손엔 '감세'라는 달콤한 선물을, 다른 한 손엔 '나중에 갚을게'라고 쓴 쪽지를 들고 국민들을 찾아왔습니다. 이 와중에 우리의 사랑,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 '100엔 숍'은 내용물이 점점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 흥미진진한 일본 경제의 막장 드라마, 제대로 한번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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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0년 만의 귀환: 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장은 왜 싸늘한가?

일본 경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잃어버린 30년', 그리고 '디플레이션'이었죠. 그런데 드디어 일본은행이 이 지긋지긋한 과거와의 절연을 선언하려는 듯, 무려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일본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이라는 긴 터널의 끝에서 벗어나려는 상징적인 몸부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핵심 사실 분석

일본은행, 줄여서 일은(日銀)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요, 무려 1995년 이래 가장 높은 금리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일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그동안 눈치를 보던 미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줄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둘째, 내년에도 일본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즉, "이제 금리 좀 올려도 일본 경제가 버틸 체력이 된다"는 신호인 셈이죠.

우에다 총재의 속마음 읽기: '중립금리'와 '실질금리'의 비밀

그런데 여기서 아주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금리를 30년 만에 최고로 올려놓고, 우에다 일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 완화적 금융 환경은 유지됩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브레이크를 밟아놓고 "아직 액셀에서 발 안 뗐다"고 하는 격인데요. 이 발언의 비밀을 풀기 위해 두 가지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중립금리'와 '실질금리'입니다.

  • 중립금리: 쉽게 말해 경제에 열을 가하지도, 식히지도 않는 '정상 체온' 같은 금리입니다. 자동차로 치면 과속도 아니고 서행도 아닌 딱 적정 속도죠. 일본은행은 이 중립금리의 하한선을 대략 1%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정책금리가 0.75%니까, 아직 '정상 체온'에는 못 미치는 미지근한 상태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직은 괜찮다, 완화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 실질금리: 이건 더 쉽습니다. 현재 정책금리가 0.75%죠? 그런데 지금 일본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얼마냐, 3%입니다. 그럼 내 돈의 실제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 계산이 되시죠? 이자는 0.75% 주는데 물가는 3% 오르니, 은행에 돈 넣어두면 가만히 앉아서 2.25%씩 손해 보는 셈입니다. 이러니 우에다 총재가 "아직 돈 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겁니다.

시장의 반응: 금리는 오르는데 엔화 가치는 폭락?

자, 그럼 시장은 이 결정을 어떻게 봤을까요? 보통 금리를 올리면 그 나라 돈의 가치는 올라가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웬걸요?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7엔대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반면, 장기금리는 **2.02%**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죠.

이 현상의 원인은 한마디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더 공격적이고 화끈한 금리 인상 신호, 즉 "앞으로도 팍팍 올릴 거야!"라는 우에다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나온 건 "아직 완화적이야"라는 신중한 태도였죠. 여기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에이, 일본은행 아직 멀었네" 하면서 엔화를 팔아치운 겁니다.

그런데 이 장기금리 2.02%도 참 복잡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의 잠재성장률(0.5%)과 물가 목표(2%)를 고려하면, 건강한 경제라면 장기금리가 2.5%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26년 만에 최고치인데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아주 미묘한 신호인 거죠.

결국 일본은행은 통화정책의 브레이크를 살짝 밟기 시작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 정부가 재정정책의 액셀을 밟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 엇박자가 일본 경제를 어디로 끌고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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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카이치 내각의 위험한 도박: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의 실체

물가 상승으로 국민들은 허리가 휘고, 경제는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다카이치 정권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는 멋진 슬로건을 내걸고 대규모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말 그대로 세금을 깎아줘서 가계와 기업에 숨통을 틔워주고,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건데요. 이 전략, 과연 일본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

세제 개편안의 핵심 내용 평가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기업 대상: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설비투자를 하면 투자액의 7%를 법인세에서 깎아주거나, 아예 투자 첫해에 비용으로 다 털어버릴 수 있게(즉시상각) 해주는 파격적인 감세안을 내놨습니다. 기업들한테 "돈 아끼지 말고 팍팍 투자해!"라고 등을 떠미는 거죠.
  • 가계 대상: 소득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연수입의 벽'을 기존 160만 엔에서 178만 엔으로 올렸습니다. 월급쟁이들 세금 부담을 줄여줘서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면 소비가 살아날 수 있고, 기업들은 세금 혜택을 받으니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돈은 어디서 나죠?": 재원 확보 없는 감세 정책 비판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궁금하시겠죠. "그래서 이 돈 다 어디서 나서 깎아주는 건데?" 정답은… "아직 몰라요" 입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재원 확보가 뒷전'이라는 점입니다. 필요한 재원 중 약 1조 엔이 부족한데, 이걸 어떻게 마련할 거냐는 질문에 정부는 "1년 후인 27년도 세제 개정에서 결론을 얻겠다"고 답했습니다. 이건 '카드 돌려막기'를 넘어, 아예 '미래 세대 신용카드'를 땡겨쓰는 수준입니다.

얼마나 주먹구구냐면, 다카이치 내각의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성 장관조차 "감세 규모가 우리가 각오했던 것보다 2,000억 엔이나 커졌다"고 실토했을 정도입니다. 재무성 장관조차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사실상 백기를 든 셈입니다.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들도 예상을 뛰어넘는 지출을 하고 있다는 건데, 이게 나라 재정입니까, 동네 겟돈입니까?

결국 답은 하나죠. 일본 재무성의 한 간부도 이렇게 실토했습니다.

"세출에 맞는 재원이 부족하면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또 빚내서 생색내겠다는 겁니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엇박자: '나쁜 금리 상승'의 그림자

상황이 이렇게 되니 시장은 불안해합니다. 일본은행은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는데(긴축), 정부는 세금 깎아주고 돈을 풀겠다고 하니(확장) 완전히 엇박자 정책을 펴고 있는 겁니다.

아까 장기금리가 26년 만에 최고치인 2.02%까지 올랐다고 말씀드렸죠? 결국 장기금리 2.02% 돌파는 일본 경제의 체력이 좋아졌다는 '좋은 금리 상승'과, 정부가 빚잔치를 벌일 거라는 '나쁜 금리 상승'이 뒤섞인, 아주 위험한 칵테일인 셈입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런 장대한 핑퐁 게임을 하는 동안, 그들이 쏘아 올린 공은 어디로 떨어질까요? 바로 우리 장바구니입니다. 그 충격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 '100엔 숍'으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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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0엔 숍의 눈물: '싸고 좋은' 시대는 끝났는가?

디플레이션 시대, 일본 서민 경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100엔 숍'. 하지만 끝없는 엔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생존의 기로에 섰습니다. 100엔이라는 가격표 뒤에 숨겨진 그들의 눈물겨운 사투는 지금 일본 경제가 겪고 있는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생존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

100엔 숍들은 '100엔'이라는 가격을 지키기 위해 정말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실질적 가격 인상 (슈링크플레이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양을 줄이는 겁니다. 다이소의 화장실 클리닝 시트는 22년 50매였는데 지금은 46매로 4매가 줄었습니다. 빨래집게도 40개에서 30개로 줄었죠. 가격은 그대로지만 양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건 다이소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업계 전반의 현상이죠. 업계 3위 캔두(Can Do) 역시 A4 클리어 파일을 40매에서 30매로, 화장실 시트는 10매나 줄였습니다.
  •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100엔만 고집해서는 답이 없다고 판단한 다이소는 아예 300엔 중심의 고가 매장인 '스탠다드 프로덕츠' 같은 브랜드를 늘리고 있습니다. '100엔 숍'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바꾸고 있는 셈이죠.
  • '100엔'의 고집과 포기: 반면 업계 2위인 세리아는 정반대의 길을 갑니다. "100엔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상품은 아예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00~500원에 팔리던 우산이나 대형 수납용품 같은 건 매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포장재를 비닐로 바꾸는 등 원가를 1원이라도 아끼려는 처절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00엔 숍이 보여주는 일본 경제의 현실

100엔 숍의 위기는 단순히 한 업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장기간의 디플레이션 경제에서 인플레이션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본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성장통을 보여주는 축소판입니다.

특히 엔저 현상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일본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 같은 서민들이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100엔 숍의 변화입니다. 거대한 거시 경제의 흐름이 결국 동네 가게의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이보다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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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본은행은 30년 만에 용기를 내 금리를 올렸지만, 시장은 "아직 멀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부는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재원 없는 감세 정책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00엔 숍에서 양이 줄어드는 형태로 우리에게 나타나고 있죠.

일본 경제가 30년 만에 '금리가 있는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위태로운 재정 운용과 실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보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정말 첩첩산중처럼 보입니다.

일본 경제, 과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일까요, 아니면 절벽을 향해 액셀을 밟은 것일까요? 오늘 밤, 그 답은 안갯속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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