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글로벌 경제: AI 동물농장, 왕좌의 게임, 그리고 캐나다의 눈물
오프닝
'조PD의 글로벌 경제'입니다.
2026년 1월의 마지막 주, 세상은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동물들의 지혜를 훔친 인공지능이 로봇 군대를 키워내고 있고, 월스트리트에서는 한때 왕좌를 차지했던 소프트웨어 제국이 AI라는 새로운 도전자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가장 끈끈하다 믿었던 미국과 캐나다의 우정이 100% 관세 폭탄 위협 앞에 찢겨나가고 있습니다. 지정학에서 '우정'이란 결국 청구서가 붙은 감정일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하는 셈이죠. 그리고 베이징의 자금성 깊은 곳에서는 마오쩌둥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피의 숙청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건들은 그저 따로 노는 해외 토픽이 아닙니다. 마치 거대한 시계 속 톱니바퀴처럼, 기술 패권, 산업의 흥망,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절대 권력의 향방이라는 네 개의 축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우리가 알던 세계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AI가 키우는 로봇 매와 월스트리트의 눈물, 그리고 이웃집 불구경이 결코 아닌 캐나다의 비명까지, 그 어느 뉴스에서도 들을 수 없는 연결고리를 파헤쳐 드립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오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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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짐승의 왕국이 된 중국의 AI 군대: 매, 비둘기, 그리고 늑대 로봇
이것은 단순히 신무기 자랑이 아니라, 질(Quality)이 양(Quantity)을 압도한다는 서구의 군사적 상식을 뒤집는, 근본적인 군사력의 재편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최전선이자, 미래 전쟁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거대한 지각 변동의 서막이죠.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이제 '동물농장'을 차렸습니다. 진짜 동물이 아닌, AI로 무장한 로봇 동물농장 말입니다.
중국의 군사 대학 연구진들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매가 먹잇감을 고르는 방식을 학습한 AI 드론은 가장 취약한 적기를 골라 파괴하고, 비둘기의 회피 기동을 배운 드론은 그 공격을 요리조리 피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코요테나 양, 심지어 개미 떼의 움직임까지 알고리즘으로 흡수해 로봇 군대를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무장한 '로봇 늑대'까지 선보였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바로 중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압도적인 하드웨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수십만 달러짜리 고성능 드론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훨씬 저렴한 드론을 대량으로 찍어냅니다. 미국이 수만 대를 생산하는 데 그치는 동안, 중국은 연간 백만 대 이상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미국이 최정예 특수부대 한 팀을 키울 때, 중국은 좀비 백만 대군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형국입니다.
이미 현실화된 사례도 있습니다. 트럭 한 대에서 드론 48대를 동시에 발사하는 'Swarm 1' 시스템이나, 소형 드론 떼를 풀어놓는 거대한 드론 모함 '지우티엔(Jiutian)'이 그 증거입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특허 출원 건수에서도 드러납니다. 2022년 초부터 중국이 AI '군집 지능(swarm intelligence)' 관련 특허를 930건 이상 출원하는 동안, 미국은 고작 60여 건에 그쳤습니다. 양적인 격차가 질적인 차이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중국은 AI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중국의 백만 드론 군단에 맞서 우리도 똑같이 드론을 찍어내야 할까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국의 방위 산업이 찾아야 할 기회는 '더 많은 드론'이 아니라, 그 드론 떼를 무력화시키는 '카운터-스웜(counter-swarm)' 기술, 즉 재밍과 스푸핑, AI 기반 방어 시스템의 세계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창이 아닌, 그 창을 막는 방패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이처럼 기술은 한편에서는 무시무시한 군대를 만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랫동안 철옹성 같았던 산업을 하루아침에 파괴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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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I가 소프트웨어 스타를 죽였다!": 월스트리트의 패닉
한때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소프트웨어 산업이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괴자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기존 강자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승자를 결정하는 산업 권력의 재편이 월스트리트의 심장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일즈포스(Salesforce), 어도비(Adobe), 서비스나우(ServiceNow)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월가의 총아였습니다. 한번 고객이 되면 바꾸기 힘든 구독 모델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투자자들에게 '믿음'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AI 코딩 도구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특히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 불리는, AI를 이용해 복잡한 앱과 웹사이트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기술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AI가 결국 소프트웨어를 죽이는 것 아닌가?"라는 공포가 시장을 덮친 겁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셈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시장의 변덕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보면 산업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주가 폭락: 2025년 초부터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의 주가는 최소 30% 이상 곤두박질쳤습니다.
- 지수 추락: 중소형 소프트웨어 주가지수 역시 같은 기간 20% 넘게 하락했습니다.
- 부도 속출: 지난 2년간 무려 열세 곳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입니다.
물론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RBC 캐피털 마켓의 한 분석가는 이 변화가 "살찌고 게으른 기존 강자들(fat, lazy incumbents)"에게는 치명타가 되겠지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품을 혁신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한국의 IT 거인들에게 생존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존 소프트웨어를 조금 개선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해답은 그들이 가진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특화된 독자적인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단순한 앱 제공자를 넘어, 차세대 기업들이 기댈 수밖에 없는 필수 AI 인프라 파트너로의 급진적인 전환, 그것이 유일한 활로일지 모릅니다. 이러한 기술 패권 경쟁은 기업을 넘어 국가 간의 관계마저 뒤흔들고 있습니다. 바로 이웃 나라 캐나다의 비명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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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험한 삼각관계: 미국, 캐나다, 그리고 중국
이 이야기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동맹 관계가 국익이라는 냉혹한 계산기 앞에서 어떻게 허물어지는지, 지정학적 권력의 재편이 어떤 민낯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가장 가까운 동맹마저 어떻게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동맹국들이 어떤 필사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죠.
사건의 발단은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분쟁을 해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탄선언을 날렸습니다. "만약 캐나다가 중국과 거래한다면,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 이것은 협박을 넘어선 사실상의 경제적 선전포고입니다. '가치 동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미국이 자신의 뒷마당이나 다름없는 가장 가까운 이웃을 어떻게 압박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죠.
캐나다는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됐습니다. 숫자를 보면 그 딜레마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 대미(對美) 무역 규모: 연간 약 1조 달러
- 대중(對中) 무역 규모: 연간 약 800억 달러
미국과의 관계가 캐나다 경제의 명줄을 쥐고 있지만, 그렇다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을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 의존도 줄이기'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위험하지만 불가피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는 다보스 포럼에서 "모든 파트너가 우리의 모든 가치를 공유하지는 않을 것(not every partner will share all of our values)"이라며 냉정한 현실주의 노선을 선언했습니다.
캐나다의 사례는 '친구'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한국의 생존 전략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AI 시대를 위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처럼,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장악하는 것. 이 새로운 시대의 유일한 안보는 우정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성에서 나옵니다. 이처럼 국가 간의 첨예한 갈등은 때로 한 국가 내부의 거대한 권력 투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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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베이징의 '왕좌의 게임': 시진핑의 피의 숙청
베이징의 권력 핵심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사건은 단순한 부패 스캔들이 아닙니다. 이것은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넘어 절대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내부 권력의 재편 과정입니다. 마오쩌둥 시대 이후 가장 살벌한 '왕좌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죠.
충격적인 소식의 중심에는 장유샤(張又俠) 상장이 있습니다. 그는 시 주석의 아버지와 함께 싸운 혁명 원로의 아들이자, 시 주석의 가장 믿음직한 군부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지금 '미국에 핵무기 핵심 기술 데이터를 유출했다'는 가공할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부패 혐의를 넘어 '간첩' 혐의까지 덧씌워진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부패와의 전쟁을 넘어선 정치적 숙청의 신호탄입니다.
이번 숙청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숙청되거나 조사를 받은 고위 군 장교 및 방산업체 임원이 무려 쉰 명이 넘습니다. 육해공군과 전략미사일 부대, 주요 전구의 최고 지휘관들이 줄줄이 낙마했습니다.
이를 두고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 힘의 과시: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오랜 친구마저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도 자신에게 도전할 수 없다는 절대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체제 불안의 징후: 반대로, 군 내부에 부패와 불충이 상상 이상으로 만연해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시진핑 체제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것은, 이 대규모 숙청으로 인한 지휘부의 공백이 단기적으로 중국군의 전투 준비 태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만 침공과 같이 고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군사 작전 수행 능력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위급 장성들의 목이 파리처럼 날아가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시 주석에게 '전쟁 불가'를 직언할 수 있을까요? 절대 권력 아래에서 충성은 미덕이 아니라 생존 본능일 뿐입니다. 이 베이징의 피바람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 구도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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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오늘 우리는 네 가지 거대한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동물의 왕국이 된 중국의 AI 기술 전쟁, AI에 의해 왕좌에서 끌어내려진 소프트웨어 산업의 재편, 동맹마저 적으로 돌리는 무역 갈등, 그리고 절대 권력을 향한 피의 권력 투쟁까지.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측 불가능한 힘의 재편'**일 것입니다.
과거의 공식과 상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자본이, 그리고 권력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어제의 승자가 오늘의 패자가 되고, 영원할 것 같던 동맹은 하루아침에 등을 돌립니다.
결국 이 모든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오늘 밤, 잠 못 이루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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