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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기업 에자이, 미국에서 구조개혁 시작... 한국에 던지는 의미는?

by fastcho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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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기업 에자이, 미국에서 구조개혁 시작... 한국에 던지는 의미는?

일본 제약기업 에자이가 미국에서 인원 감축을 포함한 구조개혁에 착수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미국 제품명: 레켄비)'의 판매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인데요. 이것이 한국의 고령화 사회와 의료 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던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에자이의 미국 구조개혁, 무엇이 문제였나?

에자이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미국 본사의 직원 121명을 4월 1일까지 해고했습니다.

이는 에자이의 미국 직원 전체의 7%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15.

영업과 관리 부문에서 인원을 줄였고, 신경질환과 암 부문의 업무 중복을 해소하면서 조직 체제를 재검토했습니다15.

흥미로운 점은 이번 구조개혁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토 케이스케 최고집행책임자(COO)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조직부터 재검토하여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싶다"고 설명했습니다15.

사실 에자이는 이전에도 미국에서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2015년에는 미국에서 약 45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었죠17.

'세계 최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왜 팔리지 않을까?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에 작용하여 증상 진행을 늦추는 세계 최초의 약물입니다15.

이미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 승인받았지만,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는 미국에서의 판매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시점에서 미국에서는 약 6000명의 대기 환자가 발생했고, 에자이는 2024년 11월에 2025년 3월기의 레카네맙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습니다15.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치료제 보급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은 약물 투여 전 검사와 투여 과정이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투여 전에는 고액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나 마취가 필요한 뇌척수액(CSF) 채취가 필요합니다.

투여는 1시간에 걸쳐 점적으로 정맥에 주사해야 합니다.

설비가 갖추어진 의료기관이나 전문 시설에 방문해야 하므로 환자나 간병인의 부담이 큽니다15.

미국 의사들의 '니힐리즘'이 치료제 보급의 걸림돌?

더 흥미로운 점은 미국 의사들 사이에 '인지증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19개 주의 농촌, 도시, 대학, 지역 진료소의 신경과 의사와 노인과 의사 20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문제가 레카네맙 채택 지연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

시장조사 회사 스페릭스 글로벌 인사이츠가 1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신경과 의사 중 환자에게 레카네맙을 권장하는 비율은 절반 이하에 그치고 있습니다2.

스탠포드 대학 기억장애센터의 마이클 그레이샤스 교수는 "레카네맙이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온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더라도, 특히 위험을 고려했을 때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는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2.

세계적인 치매 환자 증가와 한국의 상황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021년 시점에서 약 5,500만 명으로, 2050년에는 2.5배인 1억 3,900만 명에 이를 전망입니다1510.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 보건복지부가 2023년 발표한 '2023년 치매 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입니다4.

현재 한국의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이며, 2025년에는 100만 명,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8.

더 충격적인 사실은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52.6%)이 독거 세대라는 점입니다8.

치매 환자의 1인당 평균 만성질환 수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환자의 경우 5.1개, 시설·병원 환자의 경우 4.2개로, 고령자 전체 평균 2.2개보다 훨씬 많았습니다4.

일본과 한국, 치매 대응의 차이점

일본에서는 치매 환자가 2015년 345만 명, 2020년 410만 명으로 추정되었으며, 2050년에는 약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312.

일본은 2012년 6월 '향후 치매 시책의 방향성에 대하여'라는 보고서를 통해 치매 시책의 구체적 방침을 제시했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시책을 담은 '치매 시책 추진 5개년 계획(오렌지 플랜)'을 발표했습니다3.

반면 한국은 2008년부터 치매관리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실시하여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의 환자 가족 중 최대 45.8%가 간병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약 40%는 치매 환자로 인해 생활에 부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8.

에자이의 새로운 도전, 피하주사 타입 개발

에자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루모와 공동으로 자택 등에서 1분 이내에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 타입을 개발 중입니다15.

실용화되면 투여 대기 환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피하주사 타입은 8월 말까지 미국 당국이 승인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15.

투여 전 검사도 2026년도 이후에는 더 간단하게 혈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15.

한국인이 주목해야 할 시사점

일본 에자이의 사례는 한국의 제약 산업과 고령화 사회 대응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첫째, 제약 산업은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투여 방법과 검사 시스템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치매와 같은 질환에 대한 의료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나타난 '니힐리즘'처럼 치료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면, 아무리 좋은 치료제도 보급되기 어렵습니다.

셋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은 치매 환자 증가에 대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독거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합니다.

개인적 논평: 의약품 개발을 넘어선 고령화 사회의 진정한 과제

저는 이 사례를 보면서 의약품 개발 자체보다 더 큰 과제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사회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이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적절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는 반감됩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2025년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치매 환자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의료 시스템, 가족 지원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에자이의 사례는 단순한 기업의 구조조정 뉴스가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할 다양한 도전과 그 해결책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약'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Ci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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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ttps://www.semanticscholar.org/paper/36e1c4a93e3dda9ec18bc2ae4dc3d407ac005a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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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https://news.yahoo.co.jp/articles/9f4df353866247a04cc9a43fce9320783a3be2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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