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같은 고민? '인구 유출은 여성 탓?' 닛케이 기사로 본 한일 지방소멸 위기

최근 일본 닛케이신문에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습니다.

'인구 유출은 여성 때문인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이 글은 논설위원 쓰지모토 히로코가 쓴 것입니다.

일본 지방의 인구 감소 문제, 특히 여성 인구 유출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이 유출되어 지방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자주 거론되는 화제입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저출산으로 일본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도시 지역으로의 젊은이 특히 여성의 이동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학이나 취업 등의 시기에 이동하는 남녀는 적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 자료를 통해 젊은이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15~24세 연령층은 도쿄나 가나가와, 오사카 등 8개 도부현만이 전입초과(2023년) 를 보이고 있습니다1.

반면, 다른 39개 자치단체는 전출초과 상태입니다.

여성의 전출초과는 더욱 심각한데, 전체 39개 자치단체 중 29곳은 해당 연령층의 2% 이상이 매년 전출초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1.

동북지방, 주고쿠/시코쿠, 규슈 지역이 두드러지며, 아오모리현은 무려 4.65%에 달했습니다13.

이런 추세가 매년 계속된다면, 지역의 젊은이들은 점점 더 감소할 것입니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도시 지역으로 나간 후 고향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13.

이로 인해 지방에서는 여성이 줄고 남성이 남아 결혼률이 떨어지면서 미래에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까지 사라지게 됩니다.

여성 유출을 문제시하는 목소리는 이런 불안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왜 떠날까요? 아니, 왜 돌아오지 않을까요?"

쓰지모토 논설위원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사자인 여성들은 당혹스러울 뿐입니다."1

"자신에게 바람직한 환경, 살기 좋은 곳을 찾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죠."11

결혼할지, 아이를 가질지는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일이며, 어떻게 살아갈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여성들이여, 제발 지방으로 돌아와주세요. 우리 지역이 소멸해요!" 이런 애원은 솔직히 웃긴 일 아닐까요?

지역에는 지역의 매력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자신의 발밑을 돌아보고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다음 전망이 보입니다1.

한국도 같은 문제로 고민 중... 부산도 '소멸위험' 수준

한국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한국통계청의 2023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연령별 이동률은 20대가 22.8%, 30대가 20.1%**로 가장 높았습니다8.

특히 KBS 뉴스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부산·울산·경남 동남권을 떠난 청년 여성은 무려 18만 4천여 명에 달합니다9.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방의 성비 불균형입니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20~34세 남녀 성비를 보면, 서울과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습니다9.

20대만 보면, 경북이 1대 1.34명으로 가장 성비 불균형이 심했고, 울산과 경남이 각각 1대 1.32명, 1대 1.28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9.

이런 상황이면 지방 총각들은 어떻게 결혼해야 할까요?

농민신문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지방소멸지수"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20~39세 여성인구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수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10.

이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소멸위험이 커지며,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단계로 간주됩니다10.

2024년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소멸위험지수가 0.49로, 광역시 최초로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고 합니다10.

부산조차 소멸위험이라니, 다른 지방 중소도시들은 어떻겠습니까?

여성을 붙들 것이 아니라 지역을 바꿔야 한다

일본의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는 '지방창생 2.0'처럼 한국도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6.

일본은 "지역 일하는 방식·직장 개혁 추진회의"를 통해 68개 자치단체가 참여하여 지방 살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7.

한국에서도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같은 정책을 통해 지방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여성들이 왜 지방을 떠나는지" 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이런 정책들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성들을 '비난'하거나 '무리하게 붙들어 두려는' 발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11.

쓰지모토 논설위원의 지적처럼, 지역 스스로 발밑을 돌아보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1.

특히 여성들이 지방에서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 = 육아 지원" 이라는 공식부터 깨야

지방의 여성 정책이라고 하면 왜 항상 '출산장려금'이나 '육아지원'에만 초점을 맞출까요?

여성을 '육아 지원'과 동일시하는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여성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해야 합니다1.

일본 정부가 자치단체에 제시한 이상적인 직장 모습은 이렇습니다:

"능력이 발휘되고, 성장할 수 있으며, 희망하는 커리어를 실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곳"1

"결혼·출산 등의 라이프 이벤트 때도, 남녀 모두 유연한 일하는 방식이 가능한 곳"1

이것이 바로 지방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요?

지방소멸, 여성 탓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저출산·고령화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어쩌면 서로의 경험과 실패, 성공 사례를 공유하면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릅니다.

여성이 떠나는 지방, 그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기보다는 지역사회 전체가 변화해야 할 시점입니다11.

이것은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니까요.

만약 지역이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와 삶의 질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그건 지역의 문제지 떠나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제 생각에는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첫째, 여성들이 왜 지방을 떠나는지 그 이유를 솔직하게 들어봐야 합니다.

일자리 문제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지방의 폐쇄적인 문화, 성차별적 관행, 여성의 목소리가 존중받지 못하는 환경... 이런 것들이 모두 원인일 수 있습니다.

둘째, 모든 지방을 살릴 수는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지방을 동일하게 지원하는 것보다,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한 초광역권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10.

셋째, 여성과 청년들이 지방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9.

단순히 일자리뿐만 아니라 문화생활, 교육 환경, 미래에 대한 비전 등 종합적인 요소가 중요합니다.

"여성들이 돌아오지 않아서 지방이 소멸한다"라고 우려할 것이 아니라, "왜 여성들이 돌아오지 않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11.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 닛케이의 이 칼럼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방소멸 위기, 그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요?

Citations:

저작자표시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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