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문 스크랩

일본 국채시장의 '고래'가 나타났다! 석파 정권의 위기의식이 만든 기적적 반전

by fastcho 2025. 6. 7.
반응형

일본 국채시장의 '고래'가 나타났다! 석파 정권의 위기의식이 만든 기적적 반전

드디어 일본에서도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파란의 진원지"라고 불리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일본 국채시장이 갑자기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1. 6월 3일 재무성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일어난 이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바로 '고래(クジラ)'라고 불리는 거대한 공적 자금이었다.

갑작스러운 반전의 주역: '고래'의 정체

일본 채권시장에서 '고래'란 그 어마어마한 자금 규모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주로 **공적연금 적립금 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을 가리키는데, 이 기관은 무려 246조 엔(약 1조 53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2위 규모의 연기금이다16.

6월 3일 입찰에서 나타난 '고래의 흔적'들을 살펴보면 정말 흥미롭다. 우선 낙찰한 증권회사를 알 수 없는 '불명분(不明玉)'이 전체 낙찰액의 8할 가까이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GPIF는 올해부터 증권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증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는 정반대로 가는 일본의 전략

여기서 한국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일본의 GPIF는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을 2010년 11.5%에서 2013년 24.7%까지 대폭 늘렸고, 현재는 25%를 유지하고 있다15. 반면 우리나라 국민연금공단은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현재 15.4%에서 2029년 13%까지 낮추기로 했다15.

이건 정말 대조적이다. 일본은 자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한국은 오히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와세다 대학의 입산 장영 교수 스타일로 말하자면, "경제 이론적으로 봤을 때 자국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이런 포트폴리오 전환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석파 정권의 위기의식이 만든 변화

석파 시게루 정권이 보여준 위기의식도 흥미롭다. 정부가 6일 발표한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에는 "국채를 안정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한다"는 이례적인 문구가 들어갔다1. 이는 정치권이 시장의 불안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50%로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직면했던 2009년의 127%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20. 그런데도 일본이 그리스처럼 되지 않는 이유는 일본 국채의 90% 정도를 자국 기관과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3.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들

내수 기반의 중요성

한국 경제를 보면 정말 아찔하다. 지난해 GDP 성장률 2.0% 중 순수출 기여도가 1.9%포인트를 기록했다19. 즉, 성장의 95%를 수출이 책임진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그동안의 디플레이션 경험을 통해 내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18.

공적 자금의 역할

GPIF 같은 거대한 공적 자금이 시장 안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국민연금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아직 그런 전략적 활용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도 남아있는 리스크들

물론 일본도 완전히 안전지대에 있는 건 아니다. 일본은행이 채권 거래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50%에서 100%로 올렸다는 소식이 나왔는데10, 이는 금리 인상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4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이 2.21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았다는 점20은 여전히 장기채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 논평: 진짜 변화는 이제 시작

일본에 살면서 지켜본 바로는, 이번 '고래' 등장은 단순한 시장 개입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경제 철학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은행에만 의존했던 국채시장이 이제 정부와 공적 자금이 함께 나서는 '팀플레이'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우리 경제구조가 과연 지속가능할까? 일본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이 우리에게도 있을까?

결국 진정한 경제 안정은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내부 역량에서 나온다는 걸 일본이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가 아닐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