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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돈잔치의 끝은 언제인가? '10조 엔 사채 몽타주' 美테크는 시한폭탄을 안았다

by fastcho 2025.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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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돈잔치의 끝은 언제인가? '10조 엔 사채 몽타주' 美테크는 시한폭탄을 안았다

미국 테크 대형주들이 벌이고 있는 AI 투자 광란의 모습이 실로 놀랍다. 메타, 오라클, 알파벳의 3사가 9월 이후 무려 655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하는 사채를 발행했다. 그것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각 회사가 발행한 사채의 만기다. 오라클과 메타는 최장 40년물 사채를, 알파벳은 무려 초대로 50년물 사채까지 발행했다는 것이다. 무려 30년, 40년, 50년 뒤의 미래 현금 흐름을 담보로 오늘 돈을 긁어모으겠다는 건데, 이게 정상인가? 얼마나 AI 투자에 '올인'하려는 건지 알 수 있다.

신용시장이 보내는 적신호

여기서 흥미로운 건 신용시장이 이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오라클의 상황이 심각하다. 부채자본비율(DE레시오)이 8월 말 기준 4.6배였는데, 이번 사채 발행분까지 더하면 단순 계산상 5.4배까지 치솟는다. 같은 테크 업계 대형주들 중에서도 가장 높다는 뜻이다. 참고로 같은 기업의 신용 부채 스왑(CDS) 5년물 보증료가 0.8% 수준으로 약 2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즉, 시장이 오라클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조용히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다. 트리플B급 신용등급을 받은 오라클은 앞으로의 투자 성과에 따라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위험도 안고 있다. 더 불편한 진실은, 더블에이급을 받은 메타나 알파벳의 초장기 사채까지 유통 수익률이 급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투자자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와 같다.

일경평균과 기술주의 나락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 건 지난 5일 도쿄 증시였다. 일경평균은 전날 대비 1284엔(2%) 하락한 5만0212엔으로 마감했지만, 하락폭이 한때 2400엔을 넘어 4.7%까지 떨어졌다. 이건 2024년 8월의 '令和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문제는 AI·반도체 관련주에 집중된 매도였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0% 폭락, 어드밴테스트는 6% 하락했다. 올해 일경평균의 급등을 이끈 3개 종목이 정확히 이들이다. 지난 10월 말까지의 1만2516엔 상승폭 중 무려 70%를 3개 종목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지극히 국소적인 주가 상승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 전체가 아니라 극소수 AI 관련주만 폭등했다는 뜻인데, 이건 매우 위험한 신호다.

월스트리트 보스들의 경고

이 와중에 미국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홍콩 금융회의에서 "향후 12~24개월 내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CEO 테드 픽도 비슷한 맥락에서 10~15% 조정은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각오'를 하라고 했다.

여기에 "세기의 공매도꾼" 마이클 배리가 운영하는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가 7~9월기에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의 하락에 베팅했다는 공시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이 이미 AI 주가의 조정국면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심리를 냉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신용 부채 스왑이 말해주는 것

여기서 놓치면 안 될 숨은 신호가 있다. 신용 부채 스왑(CDS) 보증료가 상승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쉽게 말해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채권 투자자들이 "이 회사가 빌린 돈을 못 갚을 수도 있으니까, 보험료를 더 내세요"라고 하는 것과 같다. 오라클의 경우 약 2년 만의 고점이라는 건 최근 들어 시장의 우려가 급증했다는 증거다.

더 위험한 건 메타와 알파벳 같은 더블에이급 회사들의 사채 스프레드도 급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프레드란 미국 국채 대비 상승 금리를 말하는데, 이게 올라간다는 건 "너희는 정부보다 더 위험하니까 더 많은 금리를 줘야 한다"는 신호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수치화되어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국의 시사점

이 모든 게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 우선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테크주에 간접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 포트폴리오도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한국 기업들이 언제쯤 AI 투자의 직접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 장비나 소재 공급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테크 대형주들이 직접 AI에 수십 조 원을 쏟아부으며 장기 사채까지 발행해서 베팅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납품업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AI 투자의 회수가 40년, 50년 뒤에야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세상이 얼마나 바뀔까? AI가 정말 그 기대만큼 수익을 가져올까? 신용 시장의 경고와 월스트리트 보스들의 경고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는 건, 아무리 낙관적인 투자자도 무시할 수 없는 신호다.

일본 증시의 대폭락도, 미국 신용 시장의 적신호도, 월스트리트 거물들의 경고도 모두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AI 투자 광란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이 'AI 버블'이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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