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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의회선거 2025: 12년 만의 대격돌과 SNS 정치 혁명

by fastcho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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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의회선거 2025: 12년 만의 대격돌과 SNS 정치 혁명

2025년 6월 13일, 도쿄 정치판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2년에 한 번 도의회선거와 참의원선거가 겹치는 특별한 해, 일본 정치의 메카 도쿄에서 벌어지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일본 정치 전체의 향방을 가늠할 시금석이 되고 있다7.

이시바 정부의 시련, 자민당의 위기

정치자금 스캔들로 흔들리는 자민당

현재 일본 정치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자민당의 추락하는 지지율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지지율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0%대를 기록하며1518, 자민당 지지율 역시 25%까지 하락했다12. 특히 주목할 점은 도쿄도의회선거를 한 달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18%에 불과했다는 것이다12. 이는 2021년 같은 시기 30%에서 12%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로, 2009년 민주당 정권교체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12.

자민당이 이처럼 곤경에 빠진 배경에는 끊이지 않는 정치자금 스캔들이 있다. 이시바 총리 자신도 지난 3월 초선 의원들에게 1인당 10만엔(약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배포해 논란이 되었고14, 최근에는 후원금 부실 기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13. 도쿄도의회 자민당 회파에서도 정치자금 보고서 미기재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민당 도연은 26명의 문제 의원 중 6명의 공인을 견송했다7.

한국과 일본, 지방선거의 다른 풍경

선거 시스템의 차이점

한국의 지방선거와 일본의 도의회선거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차이점들이 발견된다. 한국은 4년마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모든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동시에 선출한다21.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의 민심을 가늠하는 중요한 선거였으며, 투표율은 50.9%를 기록했다19.

반면 일본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임기가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선거 일정이 없다. 다만 12년마다 도쿄도의회선거와 참의원선거가 겹치는 특별한 해가 되는데, 이때는 도의회선거가 국정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10. 일본의 선거 문화에서 특히 독특한 점은 여전히 기명식 투표를 고집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연필로 후보자 이름을 직접 써야 하는 이 방식은 세습 정치인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35.

SNS가 바꾸는 일본 정치 지형

이시마루 신지 현상과 디지털 혁명

2024년 도쿄도지사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당선자인 고이케 유리코가 아니라 2위를 차지한 이시마루 신지 전 아키타카타시장이었다3233. 기존 정당의 지원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SNS를 적극 활용해 무려 166만 표를 획득하며 일본 정치계에 '이시마루 쇼크'를 일으켰다33.

이시마루 전 시장의 성공 비결은 바로 SNS 전략에 있었다. 그의 가두연설 영상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선거 고시 후 일주일 동안 관련 영상 700여 개가 업로드되어 총 1억 2천만 회 이상 조회되었다33. 무당층 지지율에서는 38%를 기록해 고이케 지사의 26.3%를 크게 웃돌았다32.

SNS 규제 강화 움직임

이시마루 현상을 목격한 일본 정치권은 SNS 선거 운동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들은 'SNS 선거 비즈니스'와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2526. 특히 선거 기간 중 온라인 홍보 비용을 지급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27.

새로운 정치 세력의 부상

국민민주당과 '재생의 길'

이번 도의회선거에서 주목할 새로운 세력은 국민민주당과 이시마루 신지가 창당한 지역정당 '재생의 길'이다. 2024년 10월 중의원선거에서 약진한 국민민주당은 18명의 후보를 옹립해 단독으로 조례 제출이 가능한 11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7.

'재생의 길'은 더욱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체 42개 선거구 중 35개 선거구에서 42명의 후보를 옹립할 예정이며, 참의원선거에도 10명의 후보를 내세울 계획이다739. 이시마루 대표는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인 히로시마 1구 도전 의사까지 밝혀 중앙정치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38.

한국인이 주목해야 할 이유

정치 불신과 SNS 정치의 확산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변화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가운데 SNS를 통한 새로운 정치 세력의 부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36. 특히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맞춤형 정보 환경'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에 미묘하지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36.

한국도 최근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정치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기존 언론 중심의 정치 소통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본의 경험은 SNS 정치의 명암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지역정치의 중요성 재조명

또한 이번 도쿄도의회선거는 지역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서울과 도쿄는 각각 940만명, 1400만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 도시로30, 이들 지역의 정치적 변화는 국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도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20, 일본의 지방선거 동향은 한국 정치에도 참고가 될 것이다.

개인적 소회: 변화하는 정치의 모습

일본에서 지켜본 이번 도의회선거 준비 과정은 정말 흥미롭다. 특히 이시마루 신지라는 인물이 기존 정치판에 던진 파장은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SNS 시대에 정치인과 유권자의 소통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일본의 정치 변화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SNS를 통한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 그리고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정보 환경의 변화까지. 이 모든 것들이 앞으로 우리 정치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일본 정치의 이런 변화가 한일관계에도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접근을 하는 새로운 세력들이 과연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6월 22일 투표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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