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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같던 일본은 옛말? 하늘길 꽉 막힌 일본 항공 대란

by fastcho 202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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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인트로 (Intro)

조PD: 안녕하십니까? 날카로운 경제의 맛,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일본이 지금 거대한 문제들을 아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도지(DOGE)'라는, 인터넷 밈 같은 이름의 기관까지 만들어 푼돈을 아끼겠다고 하는데, 정작 공항에서는 비행기가 제시간에 뜨질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 나라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보약 삼아 반도체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고요.

이 황당하고도 중요한 세 가지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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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첫 번째 주제: 칼 같던 일본은 옛말? 하늘길 꽉 막힌 일본 항공 대란

조PD: 시청자들께서 '일본'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정확한 시간' 아닐까요? 분 단위로 도착하는 신칸센처럼, 정시성은 일본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명성이 하늘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하늘길이 지금 심각한 정체에 빠졌습니다.

2.1 문제 현황: '지연율 50%'의 충격

주요 외신들의 데이터를 보면 충격적입니다. 일본의 관문인 하네다 공항의 경우, 항공편의 약 50%가 예정보다 15분 이상 늦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체 국내선의 정시 운항률은 10년 전 94%에서 지금은 84%까지 추락했습니다.

과거 세계 항공사 정시 운항 순위 상위권에 늘 이름을 올리던 일본항공(JAL)이나 전일본공수(ANA)의 이름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시간을 지키는 나라'라는 브랜드에 금이 가고 있는 겁니다.

2.2 원인 분석: 똑똑해지려다 바보 된 항공사들의 '효율성 함정'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첫 번째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항공사들이 '효율성'을 너무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들은 빈 좌석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400석짜리 대형 비행기 대신 100~250석짜리 중·소형 비행기를 투입해 운항 편수를 대폭 늘렸습니다. 그 결과, 좌석 이용률은 약 80%로 역대 최고를 찍었죠. 여기까지는 성공적인 전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행기 편수는 늘어났는데, 공항의 활주로나 관제 시스템 같은 인프라는 그대로인 거죠.

이건 마치, 출퇴근 시간에 대형 버스를 없애고 택시 100대를 투입한 꼴입니다. 승객은 꽉꽉 채워 효율적인 것 같지만, 도로가 막혀서 아무도 제시간에 도착 못 하는 거죠. 공항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는 비행기들이 몰리면서,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들이 활주로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3 엎친 데 덮친 격: 기후 변화의 역습

여기에 기후 변화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최근 도쿄의 낙뢰 관측일은 평년보다 70%나 증가했고, 시간당 20mm 이상의 폭우가 내린 날은 4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낙뢰 위험이 있으면 지상 직원들은 안전을 위해 항공기 유도나 수하물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조종사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이륙이 지연됩니다. 이제 기후 변화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항공사의 운영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가 된 겁니다.

2.4 "그래서 뭐? (So What?)": 관광대국 일본의 발목을 잡다

"비행기 좀 늦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일본 경제에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6,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도착하는 비행기도, 일본 내에서 이동하는 비행기도 줄줄이 연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시간에 뜨지 못하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힘들게 유치한 관광객들에게 최악의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겁니다. 이는 일본의 관광대국 전략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아킬레스건입니다.

이렇게 일본이 하늘길을 뚫으려 고군분투하는 동안, 땅에서는 미국의 뒤통수 한 방에 거대하게 성장한 경쟁자가 일본의 핵심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화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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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두 번째 주제: 미국의 뒤통수가 키워준 중국의 반도체 괴물, YMTC

조PD: 흔히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특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그동안 한국, 미국, 일본의 독무대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에 최고의 보약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중국의 괴물 기업, YMTC가 있습니다.

3.1 YMTC의 무서운 약진: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데이터를 보시죠.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NAND) 플래시 시장에서 중국 YMTC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2025년 3분기, 13%까지 치솟았습니다. 세계 4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턱밑까지 추격한 겁니다.

더 무서운 건 기술력입니다. YMTC는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대등한 270단 수준의 낸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D램 분야에서도 중국의 CXMT라는 기업이 점유율 8%를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요. 중국이 더 이상 '싸구려 저가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3.2 성공 비결 1: 미국의 제재라는 '최고의 보약'

YMTC는 어떻게 이렇게 클 수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그 비결은 바로 '미국의 제재'입니다.

2022년, 미국 정부는 YMTC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YMTC 메모리 채용을 포기했죠. YMTC는 망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스마트폰, PC 기업들에게 사실상 '자국산 반도체 의무 사용'을 지시한 겁니다.

덕분에 YMTC는 망하기는커녕,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내수 시장을 독점하게 됐습니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YMTC는 이 돈으로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고,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겁니다.

미국이 중국 시장에서 외국산 김치를 다 추방했더니, 중국 업체들이 자기들끼리 김치찌개, 김치찜, 김치볶음밥을 다 해먹으면서 어느새 세계 최고의 김치 장인이 되어버린 격입니다.

3.3 성공 비결 2: 무자비한 '가격 경쟁력'

내수 시장에서 체력을 키운 YMTC는 이제 무자비한 무기를 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 중국산 낸드는 경쟁사 제품보다 10~20%나 저렴합니다.

이건 기존 강자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습니다. 일본 키옥시아는 전체 매출의 20%가 중국 시장에서 나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고요. 앞으로 중국 기업들이 자국산 메모리 사용을 늘리면, 이들 기업은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3.4 "그래서 뭐? (So What?)": 반도체 삼국지의 판이 흔들린다

중국 반도체의 부상은 단순한 저가 공습이 아닙니다. 이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패권 구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과거 중국이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EV) 시장을 어떻게 장악했는지 기억하실 겁니다. 처음엔 정부 보조금과 저렴한 가격으로 밀어붙이다가, 어느 순간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시장을 통째로 집어삼켰습니다. 지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미국-일본이 주도하던 반도체 삼국지 시대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산업의 지도가 바뀌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일본 정부는 아주... 인터넷 밈 같은 이름의 기관을 만들어 예산의 지도를 바꿔보려 하고 있습니다.

(화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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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세 번째 주제: 일본판 'DOGE'가 떴다! 고양이에게 맡긴 생선 가게?

조PD: 일본 정부가 지금 막대한 재정 지출로 나라 살림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아주 재미있는 조직이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이름하여 '일본판 DOGE'. 인터넷 밈으로 유명한 그 '도지 코인'의 도지가 맞습니다.

4.1 '일본판 DOGE'의 탄생

이 조직의 공식 명칭은 '조세특별조치·보조금 재검토 담당실'입니다. 아주 길고 딱딱하죠. 하지만 이 조직의 모델이 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시절,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 효율화성(DOGE)'이기 때문에 '일본판 DOGE'로 불립니다.

이 조직은 사실 다카이치 내각의 연립 파트너인 '일본 유신회'의 요구로 만들어졌습니다. 순수하게 예산 낭비를 막겠다는 효율화 목적 외에,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뜻이죠.

4.2 사냥 목표: 16.6조 엔의 잠자는 돈을 찾아라

30명 규모의 이 소규모 조직, DOGE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정부 예산의 '낭비'를 찾아내는 겁니다.

주요 타겟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연간 약 2.9조 엔(약 26조 1천억 원) 규모의 세금 감면 혜택인 '조세특례'. 둘째, 각종 보조금. 그리고 셋째가 핵심인데, 바로 용도가 불투명하게 쌓여있는 '정부 기금'입니다. 이 기금의 잔고는 무려 16.6조 엔(약 149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제대로 쓰이지도 않고 잠자고 있는 국민 세금을 찾아내겠다는 겁니다.

4.3 모순의 코미디: 돈 쓰면서 돈 아끼기

그런데 시청자들께서,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셨을 겁니다. 바로 이 DOGE라는 조직이 출범하기 직전, 다카이치 내각은 무려 21.3조 엔(약 191조 7천억 원)짜리 초대형 경제 대책을 발표하며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역사적인 규모로 돈을 풀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30명짜리 조직을 만들어 푼돈 낭비를 잡겠다고 하는 이 상황. 코미디가 따로 없죠. 심지어 이번 대규모 경제 대책으로 새로 만드는 '조선 능력 향상 10년 기금'조차 이 DOGE의 감시 대상이라고 합니다. 자기들이 만든 기금을 자기들이 감시하겠다는 겁니다.

이건 명품 매장에서 수천만 원짜리 쇼핑을 한 뒤에, '이제부터 절약해야지'라면서 길에 떨어진 100원짜리를 줍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4.4 "그래서 뭐? (So What?)": '보여주기식 정치'와 재정의 미래

결국 '일본판 DOGE'의 진짜 의미는 실질적인 재정 건전화가 아닙니다. 이건 연립 파트너인 유신회를 달래고, 국민들에게 '우리도 낭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습니다.

일본 재정의 진짜 문제는 이런 푼돈 낭비가 아닙니다. 막대한 국가 부채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는 멋진 슬로건 뒤에 숨어있는, 재정 운용의 근본적인 철학 부재가 진짜 문제입니다. 'DOGE'는 이 거대한 문제를 가리기 위한 작은 연막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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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에필로그 (Epilogue)

조PD: 작은 비행기로 하늘길을 막고, 적의 제재로 경쟁자를 키우고, 역대급 돈 풀기를 하며 푼돈 아낄 조직을 만드는 걸 보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때로 황당한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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