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일본 경제: EV 제국의 균열,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 자본, 그리고 130만 엔의 벽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희망찬 계획을 세우셨을 테고, 또 어떤 분들은 작년과 똑같은 숙취로 시작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오늘은 잘 나가던 전기차 황제가 왕좌에 앉자마자 현타가 온 이야기부터,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으르렁대는데 돈다발은 국경을 넘어 뜨겁게 악수하는 기묘한 현상, 그리고 단 한 사람 때문에 무려 3조 원짜리 보험에 가입한 한 제약회사의 속사정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본 직장인들을 수십 년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마법의 숫자가 드디어 깨지게 된 사연까지,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자, 그럼 첫 번째 이야기부터 바로 출발하시죠.
EV 제국의 균열, 테슬라를 넘었지만 웃을 수 없는 이유
2025년, 드디어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BYD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라는 대업을 달성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순위가 바뀐 게 아닙니다. 자동차 산업의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야말로 지각 변동의 신호탄이었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2025년 BYD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225만 대의 전기차를 팔아치웠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오히려 8% 감소한 164만 대에 그쳤죠. 숫자만 보면 BYD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BYD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5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그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거든요. 왕좌에 오르자마자 "아, 이제부터가 진짜 지옥이구나" 하는 현타가 온 겁니다.
BYD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경제학 용어로는 '동질화'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아주 쉽게 말해서, "너나 나나 그게 그거"가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죠. 과거 BYD를 초고속 성장시킨 두 개의 엔진, 즉 '압도적인 가격'과 '앞서가는 기술'이 모두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BYD의 왕촨푸 회장 본인이 직접 인정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업계의 동질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시인하며, 사실상 자신들의 독주 시대가 끝났음을 암시했습니다.
먼저 가격 경쟁부터 볼까요? BYD의 히트작인 소형 전기차 '해鴎(하이거우)'는 한때 가성비의 신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경쟁사인 지리 자동차가 '星願(싱위안)'이라는 모델을 하이거우보다 아주 살짝, 정말 약 올리듯이 싼 가격에 내놓았습니다. 심지어 '宏光MINI(홍광 미니)' 같은 초저가 모델은 아예 다른 시장을 개척하며 치고 들어오죠. 이건 마치, 치킨게임의 왕좌에 겨우 앉았더니 사방에서 더 싸고 맛있는 새로운 통닭들이 튀어나오는 격입니다.
기술 경쟁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BYD는 기술력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레벨3 자율주행 같은 첨단 운전 지원 기술 분야에서 베이징 자동차나 샤오펑 같은 경쟁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BYD만의 특별함이 사라지고 있는 거죠.
이 모든 현상은 단 한 가지를 가리킵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기가 끝나고, 이제는 진짜 실력으로 버텨야 하는 피 튀기는 생존기로 접어들었다는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2026년부터는 그동안 꿀처럼 달콤했던 전기차 취득세 면제 혜택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정부가 차려주던 밥상이 사라지는 거죠.
이 상황은 물론 BYD에게는 위기지만, 현대차나 기아 같은 우리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시장의 절대 강자가 흔들리는 틈을 타, 품질과 브랜드로 승부할 공간이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과연 BYD는 이 위기를 딛고 제국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2026년, 정말 흥미진진해질 것 같습니다.
기업들은 이렇게 시장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데, 국경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돈의 흐름도 있습니다. 바로 옆 나라 일본으로 말이죠.
이상한 한일관계? 한국 자본의 일본 '역진출' 러시
시청자들께서도 '일본 자본의 한국 투자'라는 말은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 정반대의 흐름이 아주 거세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 자본의 일본 투자'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데이터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일본에 새로 설립된 한국 법인 수가 318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투자 금액은 더 놀랍습니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단 9개월 동안의 투자액이 13억 2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8천 6백억 원에 달하는데요, 이건 우리 돈으로 약 8천 9백억 원이었던 2024년 전체 투자액을 이미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CJ제일제당이 일본에 식품 공장을 짓고, '신라면'의 농심이 도쿄 하라주쿠에 라면 가게를 열고, 패션 공룡 무신사가 일본 1호점 개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재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즈'나 카카오헬스케어 같은 최첨단 기술 기업들까지 일본으로 향하고 있죠.
도대체 왜 이런 '역진출'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배경에는 지정학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미중 갈등'이죠. 과거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은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리스크가 큰 중국을 대신할 안정적인 대안을 찾아야 했고, 바로 옆에 있는 거대한 내수 시장, 일본이 그 레이더에 포착된 겁니다.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기업들의 돈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곳으로 흘러가는 법입니다. 과거 일본의 대한국 투자가 전체 양국 간 투자의 98%를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거의 일방통행이었죠. 하지만 이제 한국의 대일 투자가 26%까지 따라잡았습니다. 양국 경제 관계가 '일방통행'에서 '쌍방향 통행'으로, 그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아주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렇게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거대한 돈을 움직이고 있는데요. 한편 일본의 제약회사는 무려 3조 원이라는 돈을 미국과 유럽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다이이치산쿄의 3조 원 베팅, 트럼프 관세를 피하는 법
일본의 거대 제약회사 '다이이치산쿄'가 무려 3000억 엔, 우리 돈으로 약 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신약 생산 설비 증설에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공장을 더 짓겠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고도의 전략적 행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투자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첫째, 무엇을? '항체-약물 복합체(ADC)'라는 차세대 항암제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입니다. 이 ADC 기술을 쉽게 비유하자면, 암세포만 정확히 찾아가는 유도 미사일에 강력한 약물을 실어 보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거죠. 둘째, 어디에? 일본, 미국, 독일, 중국 4개국입니다. 한 곳에 '몰빵'하는 게 아니라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다변화하는 겁니다. 셋째, 왜? 바로 이게 핵심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나 날로 격해지는 미중 마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 전략인 셈이죠. 주력 제품인 항암제 '엔하츠'는 이미 대성공을 거두며 2026년 3월기에는 매출이 8083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잘 나갈 때, 더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겁니다.
다이이치산쿄의 결정은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기업의 제1원칙은 '비용 최소화'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불확실성 최소화'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다이이치산쿄의 3조 원은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보험금인 셈이죠.
물론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3배로 커져 약 3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2조 원(일본 외신 추산 약 4조 7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ADC 시장을 선점하려는 야심도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더 이상 경제 논리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처절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는 겁니다. 이제 기업 경영은 경제학 교과서뿐만 아니라 국제정치학 교과서도 함께 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거시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면, 일본 사회 내부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주 미시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130만 엔의 벽' 이야기입니다.
드디어 무너지는 '130만 엔의 벽'
'130만 엔의 벽'. 이게 뭐냐면요, 일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오랫동안 마법이자 족쇄 같은 숫자였습니다. 연 수입이 130만 엔을 넘는 순간, 남편 같은 부양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비싼 사회보험료를 직접 내야 합니다. 그래서 실컷 일하고도 오히려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하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에이, 차라리 덜 일하고 말지"라며 일부러 근무 시간을 조절해왔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이 벽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026년 4월부터 이 130만 엔을 계산할 때, '잔업수당(초과근무수당)'은 빼주기로 한 겁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기본급만으로 따지겠다는 거죠. 이건 사실상 130만 엔이라는 벽의 높이를 실질적으로 올려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사회가 노동 공급을 늘리기 위해 꺼내 든 아주 현실적인 카드인 셈입니다.
클로징
결국 2026년의 경제는 거대한 체스판과 같습니다. BYD처럼 왕좌를 차지해도 다음 수를 고민해야 하고, 한국 기업들처럼 지정학이라는 판의 규칙을 읽어야 하며, 다이이치산쿄처럼 상대방의 다음 수를 예측해 미리 말을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게임의 끝에는, 130만 엔이라는 칸을 넘을까 말까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걸려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자들께서도 변화의 파도 위에서 멋지게 서핑하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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