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일본 경제: 트럼프의 그린란드 쇼핑부터 일본 유니콘 멸종위기까지
오프닝 시퀀스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2026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딱 1년이 지났습니다. 시청자들께서도 느끼시겠지만, 정말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능한 시트콤의 연속이죠. 취임 연설에서 외쳤던 '상식의 혁명'이라는 말이 이런 뜻이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대통령이 SNS로 동맹국에 관세를 때리겠다고 협박하고, 거대한 땅을 쇼핑 카트에 담으려 하는, 그야말로 상식이 뒤집히는 시대입니다.
오늘 저희는 이 거대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 가지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첫째, 전 세계를 상대로 거대한 '부동산 게임'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 이번 타겟은 무려 그린란드라고 합니다. 이 황당한 사건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둘째, 미국이 이렇게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동안, 일본 경제 내부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유니콘은 왜 멸종 위기종이 되었을까요?
마지막으로, 바로 옆 나라 중국에서는 일본의 전체 노동 인구보다 많은 8,400만 명을 대상으로 거대한 사회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과연 중국은 '긱 워커'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오늘도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전 세계 경제의 롤러코스터. 저, 조PD와 함께 출발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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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럼프의 부동산 야망, 이번엔 그린란드? 미국의 '상식 혁명'과 동맹국의 딜레마
첫 번째 이야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과거 미국 외교의 상징이 먼로주의(Monroe Doctrine)였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 즉 모든 외교 관계를 철저히 돈으로 계산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동맹의 가치마저 대차대조표 위에 올려놓는 이 새로운 원칙이 한국과 일본 같은 핵심 동맹국들을 얼마나 깊은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블랙 코미디: "그린란드를 팔 때까지"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구매하겠다"며 덴마크에 오퍼를 넣습니다. 당연히 덴마크는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라며 단칼에 거절했죠.
여기서 끝났으면 그냥 작은 해프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그는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고 공동 군사 훈련을 하려는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을 콕 집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SNS를 통해 선언합니다. 심지어 6월 1일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 세율을 25%로 올리겠다는 협박까지 곁들여서요. 언제까지? "미국이 그린란드를 구매할 때까지" 말입니다.
그의 논리는 정말이지 기상천외합니다. SNS에 이런 글을 올렸죠.
"이들 8개국은 '위험한 게임에 빠져있다(危険なゲームに興じている)'고 주장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원한다. 덴마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마치 동네 부동산 중개인이 "이거 지금 안 사면 다른 사람이 채간다"고 겁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안보를 핑계로 남의 나라 땅을 사겠다는 발상, 이걸 21세기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하고 있는 겁니다.
딜레마에 빠진 유럽: 맞설 것인가, 무릎 꿇을 것인가?
이런 막무가내식 협박에 유럽은 당연히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른바 '苦悶の欧州(고뇌하는 유럽)'의 시간이 시작된 거죠. 8개국은 공동 성명을 내고 "위협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관세에 의한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죠.
하지만 유럽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당장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만 해도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고, NATO라는 거대한 안보 우산 역시 미국이 들고 있습니다. 세게 맞받아치자니 안보가 불안하고, 가만히 있자니 주권과 자존심이 무너지는 진퇴양난에 빠진 겁니다.
'상식의 혁명'이 부순 것들
일본의 한 유력 신문 논설위원은 이 사태를 "米「常識革命」暴走の傷痕 (미 '상식혁명' 폭주의 상흔)"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사건이 단순한 돌발 행동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초래한 국제 질서 붕괴의 상징이라는 겁니다.
와타나베 야스시 게이오대 교수의 지적은 더욱 날카롭습니다.
"전후 80년간 다자간의 틀을 주도했던 미국이, 이제는 관세를 휘두르며 자원 획득 야욕을 숨기지 않는 19세기 세력권 다툼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즉, 규칙과 규범이 통하던 시대는 끝나고, 오직 힘과 거래만이 지배하는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뼈아픈 진단입니다. 이는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언제든 동맹의 가치가 '비용'으로 계산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섬뜩한 예고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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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거대한 부동산 게임을 벌이며 동맹국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동안,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인 일본의 경제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미래 성장 동력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2. 일본의 유니콘은 어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미래 성장 동력
한 나라의 미래 경제 활력을 보려면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라는 말이 있죠. 그중에서도 기업 가치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즉 '유니콘'의 수는 미래 먹거리를 얼마나 잘 키워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그런데 이 지표에서 일본 경제에 아주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숫자로 보는 일본의 암울한 현실
최근 발표된 'NEXT 유니콘 조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 기업 가치 500억 엔 이상 1500억 엔 미만의 '유니콘 예비군' 기업 수는 전년보다 3개나 줄어든 11개에 불과했습니다. 3년 만의 최저 수준입니다.
- 더 심각한 건 진짜 유니콘입니다. 기업 가치 1500억 엔(약 10억 달러) 이상인 일본의 유니콘 기업은 단 3개뿐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수치냐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명확해집니다.
| 국가 | 유니콘 기업 수 (2025년 10월 기준) |
| 미국 | 약 720개 |
| 중국 | 158개 |
| 독일 | 32개 |
| 싱가포르 | 16개 |
| 일본 | 3개 |
미국,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독일, 심지어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보다도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한때 세계 경제를 호령하던 일본의 체면이 말이 아닌 상황이죠.
시청자들께서 '이거 남의 나라 얘기 맞나?' 싶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바로 우리 얘기이기도 합니다. 일본이 이렇게 주춤하는 사이, 한국은 쿠팡이나 토스처럼 처음부터 거대한 해외 자본을 유치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유니콘을 키워냈습니다. 일본의 사례는 내수 시장과 보수적인 투자 환경에 갇혔을 때,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경제 대국조차 어떻게 미래 동력을 잃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반면교사입니다.
혹한기는 왜 찾아왔나?
일본 스타트업들이 이런 '혹한기'를 겪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 자금 조달 환경 악화: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당장 돈을 못 버는 적자 스타트업에 지갑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 깐깐해진 IPO 시장: 예전에는 일단 상장부터 시키고 보자는 '소규모 상장(小粒上場)'이 많았는데, 도쿄 증권거래소가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벤처캐피탈(VC)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출구가 좁아지니, 처음부터 투자 기준을 훨씬 까다롭게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된 거죠.
활로는 '해외'에 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기업 가치를 쭉쭉 끌어올린 기업들이 있습니다. 비결은 하나같이 '글로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 LayerX (레이어X): AI 기반 업무 효율화 시스템을 만드는 이 회사는 미국의 명문 투자사 TCV로부터 무려 150억 엔을 조달하며 기업 가치를 2.5배나 높였습니다. TCV는 넷플릭스, 틱톡 같은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온 곳이죠. 일본 내 자금만으로는 불가능한 스케일의 투자를 해외에서 끌어온 겁니다.
- アスエネ (아스에네):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미국의 동종 업계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해외 M&A로 글로벌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이죠.
결국 해답은 '해외 자금'과 '글로벌 시각'에 있었습니다. 좁은 내수 시장과 보수적인 투자 환경에 갇혀서는 유니콘이 탄생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유니콘 100개를 만들겠다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로서는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구호만 외칠 뿐, 스타트업들이 뛰어놀 생태계를 만드는 데는 실패하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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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본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고전하는 사이, 바로 옆 나라 중국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 즉 너무 거대해진 신경제에서 파생된 문제를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3. 8,400만 명의 거대한 실험: 중국은 긱 워커(Gig Worker)를 지킬 수 있을까?
음식 배달, 차량 공유 서비스 같은 '긱 경제'는 이제 전 세계적인 현상이죠. 그런데 중국은 그 스케일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국의 긱 워커, 즉 플랫폼을 통해 단기 계약으로 일하는 노동자 수가 무려 8,400만 명에 달합니다. 시청자들께서 체감이 안 되실까 봐 비교해 드리자면, 이건 일본의 전체 노동 인구(약 7,000만 명 수준)보다도 많은 숫자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이 8,400만 명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한 정책 실험은, 단순히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중요한 참고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속도 경쟁의 그늘, '보험 사각지대'
그동안 중국의 긱 워커들은 처참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특히 배달원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곡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플랫폼 회사와 고용 계약을 맺은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도 산업재해 보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었죠.
중국의 해법: '직업상해보장' 전국 확대
중국 정부가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업상해보장'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정규직의 산재 보험과 거의 똑같은 제도인데, 플랫폼 회사가 의무적으로 긱 워커들을 가입시키도록 한 겁니다.
이 제도는 일부 도시에서 시범 운영되다가, 드디어 2026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8,400만 명의 거대한 안전망이 생기는 셈이죠. 뿐만 아니라, 일정 시간 이상 일하면 앱이 알아서 휴식을 알리고 주문을 막는 '휴식권 보장'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습니다.
진짜 속내: 저출산과의 전쟁
그런데 시진핑 지도부는 왜 이렇게 긱 워커 보호에 적극적일까요? 단순히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훨씬 더 절박한 국가적 위기가 숨어 있습니다.
- 청년 실업: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합니다.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긱 워크는 사실상 유일한 생계 수단입니다.
- 저출산 대책: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불안정한 직업은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습니다. 랴오닝성 다롄에 사는 20대 남성의 이야기는 중국 젊은이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6년간 사귀며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안정한 제 생활을 싫어하는 상대 가족의 반대 때문이었죠."
이런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혼인 건수는 10년 만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결국 이 정책은 단순한 노동자 보호를 넘어, 젊은 세대의 삶을 안정시켜 심각한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사회 안정화 프로젝트'인 셈입니다. 8,400만 명의 삶을 안정시켜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는 거죠.
클로징 시퀀스
결국 오늘 세 이야기는 강대국의 변덕, 내부의 성장통, 그리고 거대한 사회적 실험이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당연한 것은 없다'는 하나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영원할 것 같던 동맹도, 과거의 성공 공식도, 기존의 노동 방식도 모두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미국의 다음 부동산 쇼핑 목록에, 일본의 유니콘 멸종 리스트에, 혹은 중국의 사회 안정화 실험 대상에 오르지 않기 위해 어떤 카드를 준비해야 할까요?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진짜 숙제일 것입니다.
오늘 '조PD의 일본 경제'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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