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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트레이닝

2021년 2월 10일 18시 12분 조호두가 태어났다

by fastcho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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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고 기다리던 조호두가 태어났다.

10일 0시에 강남차병원으로 입성하여 분만실에서 무려 18시간이나 진통을 겪은 후

18시 12분에 조호두가 머리를 빼꼼 내어주었다. 

 

육아 센빠이들은 하나 같이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을 반드시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남기라는 말이 머리 속을 스쳐갔다. 

 

마음 같아서는 대포알 카메라로 동영상을 남기고 싶었지만 

분만실이 워낙에 정신이 없던터라 주머니에 있는 오래된 아이폰7을 꺼내어

열심히 동영상으로 남기었다. 

 

사실 동영상은 찍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편집이 더 중요하다. 

 

산모와 신생아가 병원에 입원해있는 2박3일간 재빠르게 편집을 마치고 영상을 만들었다. 

처음 호두와 만나는 이 순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 조리원 2주

원래는 차병원 조리원으로 예약을 해두었는데,

불가피했다곤 하나 조리원 입소까지 무려 5일 간을 대기해야한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이는 먼저 조리원을 들어가고 산모만 나중에 입소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걸 모르고 아이도 집에 갔다가 와야되는 줄 알고 부랴부랴 다른 조리원을 알아봤다. 

 

다행히 고모가 급하게 하나 잡아주셔서 호두는 도곡 궁 산후조리원으로 입소하게 되었다. 

물론 가격은 훨씬 더 비싸다. 

차병원이 350 정도였는데, 궁은 450... (할부 7개월.. OTL)

 

원래 차병원은 남편 면회나 남편이 머무는 것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어있었는데 

궁 조리원은 애초에 남편이 같이 들어가면 같이 있을 수 있다고해서 재택신공을 통해 동반 입소했다. 

 

2주는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갔다. 

사실 재택을 해서 그런지 산모는 산모 스케쥴대로 바쁘고 나는 나대로 일하느라 바뻤다. 

특히 주말에도 일이 넘쳐나서 답답하다는 느낌 한 번 못 받았다. 

 

# 남편식사는 한 끼에 12,000원

산모를 위한 공간이라 남편 식사는 당연히도 유로다. 무려 12,000원

단순 계산으로 2주간 아침, 점심, 저녁 다 먹으면, 50만원이다. 

 

다행히 아침은 간단히 토스트와 시리얼을 먹을 수 있어서 제외하더라도, 

꽤나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조리원은 감사하게도 5일 무료 식사쿠폰을 주었다. 

 

일반 외출도 안되는 터라 부랴부랴 컵라면과 간단한 인스턴트를 사왔지만,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1주차에 병원 외출 찬스가 있어서 그 때 좀 더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엄마미아가 엄청난 밥과 반찬과 음식을 싸주셔서 

사실 엄마미아의 밥을 먹느라 5장의 쿠폰을 쓰기도 벅차긴 했다. 

 

# 남편은 왠만하면 방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재택신공을 제공해주는 회사 덕에 나는 2주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남편은 재택이 안되기 때문에 조리원은 안들어오고, 

조리원 끝나고 휴가를 많이들 쓴다고 한다. 

 

그래서 산모가 복도에서 남편들을 보면 갑자기 우울증에 빠지곤 한다고 한다. 

우리 남편은 못들어오는데... 또르르...

 

다른 산모들에게 미안해서 정말 물 뜨러 나갈 때랑 청소할 때 빼고는

방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너무나도 즐거웠던 기억인 걸로 봐선 난 아무래도 집돌이 인거 같다. 

 

# 2021년 2월 26일, 조호두 우리집에 입성하다

두명이서 차병원으로 출발해서 셋이 되어 돌아오는 감격적인 날이었다. 

호두맞이를 위해 나는 전날 집으로 먼저 가서 대청소와 정리정돈을 마쳤다. 

조리원은 남편 빨래는 안해준다고 해서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한방에 다 마쳤다. 

 

호두가 집에 오니 너무나도 어색했다. 

이 작은 놈이 울어재끼면 어떡하지

조리원은 산모가 편히 쉬는 공간이지 신생아를 키우는 법을 배우는 공간은 아니다.

다시 말해 집에 오는 순간 육아생활의 첫 발을 디딛는 것이다. 

 

내가 제일 걱정됐던 건 육아센빠이 열에 아홉은 신생아 때를 지옥으로 묘사했던 것이다. 

겪어보지 못한 나는 아니 어찌 이 귀요미와 함께하는 시간을 지옥이라고 묘사하나 싶었다. 

다들 조리원을 육군훈련소라고 하고 집에 들어오는 날을 자대배치라고 한다. 

그만큼 훈련소는 가가호호 웃으면서 지내지만, 자대배치가 오는 순간 지옥문이 열린다는 걸 나타내고 싶은 것 같다. 

 

우리는 장모님 찬스를 쓰기로 했고, 장모님 댁으로 갈까 싶었지만, 

감사하게도 우리 집으로 와주신다고 해서 장모님과 호두와 호두어미와 모두가 호두와의 동거가 시작됐다. 

 

# Twelve hours' sleep by 12 weeks old (12주에 12시간 통잠자기)

친구가 보내온 슬립트레이닝 책

이 블로그의 본격적인 주제도 지금부터 시작된다. 

육아에 1도 모르던 나에게 육아센빠이가 책을 하나 보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나는 애가 새벽에 잠을 안잔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육아가 힘들다는 생각도 못해봤고.

 

미국에 사는 친구가 저 책을 보고 아이를 따로 혼자 재우기와 통잠 재우기를 성공했다고 한다. 

 

어느날 영상을 보내왔는데 아침에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이가 혼자 노래를 부르면서 침대에서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당 영상을 보는 순간 나는 직감했다. 

아 이거구나. 

 

근데 사실 모든 육아라는게 닥치지 않으면 전혀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 

우연히 동네 친한 친구가 나보다 100일 정도 먼저 아이가 태어난다길래

급하게 저 책을 친구에게 보내봤다. 

정말 성공하는지 안하는지를 보기 위해...

 

결과는...

 

정말 놀랍게도 정확히 50일 되는 날 12시간 통잠에 성공했다고 한다. 

 

Babytime이라고 육아 필수앱이 있는데

거기에 12시간 통잠자는 짤을 당당하게 보내주는게 아닌가. 

 

보라색이 잠자는 표시

이거구나 

나도 50일이면 통잠을 잘 수 있겠구나 라는 한줄기의 희망의 빛을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통잠이란 아이의 통잠이기도 하겠지만

다시 말해 나의 통잠이기도 하다. 

 

# 불침번

군대에서 불침번 교대하듯이 늦게 잠을 자는 내가 새벽 3시까지 호두를 보고

먼저 잠에 드시는 사모님께서는 새벽 3시에 교대하는 스케쥴로 처음은 각을 잡고 있다. 

 

  • 밤9시 ~ 새벽3시 : 호두애비
  • 새벽3시 ~ 아침9시 : 호두어미

서로 최소 6시간씩 자보자는 스케쥴이긴 한데, 함정은 호두가 새벽에 울어 재끼면..

온 집안의 모든 사람이 깨버린다는 함은정이 있긴 하다. 

 

그래도 이 스케쥴대로 불침번 교대조를 짜고 시작해보기로 한다. 

 

물론 처음 호두가 집에 온 몇일 간은 저런 것도 의미가 없다.

장모님과 호두어미와 호두애비 셋이 다 달려들어서 어쩔 줄을 몰라했는데, 

이제는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늘은 벌써 호두를 만난지 5주차에 접어 들었다. 

 

이제 저 슬립트레이닝의 책에 대해서 살펴보고, 

저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직접 적용하는 것에 있어서 어떠한 시행착오를 겪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등을 앞으로 적어볼까 한다. 

 

호두애비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한다. 

 

p.s. 

파워 유튜버로써 블로그를 한다는 것이 겸직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유튜브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고 너무 많은 시간이 투입이 된다. 

하지만 블로그는 정말 아무대나 편하게 다다다다다 적을 수 있어서, 

손이 적게간다는 장점과 기본적으로 내가 글을 고민 없이 술술 적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파워유튜버로 구글 애드센스의 맛을 본 나로써는

블로그로 추가적인 불로소득을 기대해보고 있기도 하다. 

 

여러모로 귀찮아서 사진 첨부는 안할 것 같지만 틈틈히 호두에 대한 성장기록과

슬립트레이닝에 대한 노하우를 적어보고자 한다. 

 

그럼 호두애비 호두어미 그리고 호두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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