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세이도가 만든 "역대급 악수"
시세이도는 2019년, 약 900억 엔(약 900억 원)을 들여서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를 인수했어요. 당시 드렁크 엘리펀트는 "클린 뷰티"의 대표주자였거든요. 2012년 설립된 이 브랜드는 아로마오일, 알코올, 실리콘 같은 "의심스러운 여섯 가지(Suspicious Six)"를 피한 '깨끗한 스킨케어'를 표방했고,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한창이었던 거죠.
하지만 뭔가 있잖아요. 시세이도가 인수한 이후 드렁크 엘리펀트는 마치 한 예능인의 인기처럼 내리막길을 걸어왔어요. 65%에 달하는 매출 하락이라니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으실 텐데…
시세이도 입장에서 보면, 468억 엔이라는 감손 손실(앞뜻대로 가치가 확 떨어졌다는 뜻)을 계상해야 했어요. 그 덕분에 올해 최종 손실이 520억 엔이라는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게 된 거예요. 2001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낸 셈이죠.
한 번의 실패는 우연, 두 번은 패턴
그런데 여기가 포인트예요. 시세이도가 이번이 처음 M&A로 망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2010년에도 약 1,700억 엔을 들여 미국 브랜드 베어 에센셜(Bare Essentials)을 인수했는데, 이것도 망해 버렸어요. 결국 2021년에 770억 엔에 헐값에 팔아야 했고, 그 와중에 회수 불가능한 손실까지 생겼다니까요.
한국 사람들이 "똑같은 실수를 두 번 하다니" 이러는데, 정확해요. 시세이도는 글로벌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거액을 들여 브랜드를 사들였지만, 정작 그 브랜드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거예요. JPMorgan 증권의 한 분석가는 이렇게 말했어요: "시세이도는 브랜드를 사긴 했는데, 인수 후 브랜드 성장 관리를 제대로 못 했어요. 시세이도만의 강점(피부 과학)을 어떻게 결합시킬지 전략이 없었어요."
K-뷰티가 시세이도의 집에서 벽지가 되다
여기서 재미있는 게 있어요. 바로 한국의 K-뷰티가 일본에서 벌이고 있는 광란입니다.
최근 일본화장품수입협회(CIAJ) 자료에 따르면, K-뷰티가 일본의 화장품 수입의 32.6%를 차지했어요. 이게 뭐냐면, 일본 시장에서 수입 화장품의 1/3이 한국산이라는 뜻이에요. 지난 3년 동안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고요. 심지어 K-뷰티 수입은 전년 대비 120%가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마치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장악한 것처럼, K-뷰티가 일본 화장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예요.
K-뷰티 시장 규모도 이어요. 2024년 약 896억 엔(약 8,960억 원)에서 2035년에는 **2,170억 엔(약 2조 1,73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연 평균 8.38%의 성장률이라니, 드라마 중독자 수준의 성장인 거죠.
한국 화장품 회사들의 대량 승리
다른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최근 실적이에요.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737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673% 증가했어요. 해외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611% 증가했다니까요. 특히 중국 시장을 재정비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좋아지면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루어냈어요.
LG생활건강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한때 중국 시장에 의존해서 고전했던 LG생활건강이 이제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니까요.
시세이도가 놓친 것들
시세이도의 현재 모습을 보면, 마치 과거에 집착하던 노인 같아요. 일본의 프리미엄 스킨케어 이미지를 고수했는데, 정작 세계 시장은 K-뷰티의 혁신, 가성비, 그리고 트렌드 감각을 원했던 거예요.
K-뷰티의 강점은 뭘까요? 시트팩부터 시작해서, 발효 성분,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인 제품들이요. 편의점 네트워크도 좋고요. 일본 편의점에 가면 롬앤(Rom&nd), 클리오(CLIO) 같은 한국 브랜드들이 진열되어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어? 한국 화장품이 여기도?" 이러는 게 요즘 일본 청년들의 일상이 되었어요.
반면 시세이도는? 프리미엄 이미지로 고급화 노선을 걷다가, 정작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놓쳐버렸어요. 드렁크 엘리펀트 같은 브랜드를 사들였지만, 그걸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거죠.
한국 사람들에게 왜 중요한가?
이 뉴스가 한국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한국 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말해주기 때문이에요.
일본은 오랫동안 아시아 화장품 시장의 "그 나라", "그 회사"라고 불렸어요. 시세이도, 카네보, 쇼세이도 같은 회사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했으니까요. 근데 시세이도가 저렇게 넘어지고 있다는 건, 사실 K-뷰티가 이미 세계 화장품 시장의 "그 나라"의 입지를 차지했다는 뜻이에요.
한국 화장품 수출이 2024년에 102억 달러(약 13조 원)를 기록했다는 거, 알아요? 그리고 2025년 상반기에도 5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대요. 세계 2위예요. 프랑스 다음이요!
더 재밌는 건, K-뷰티가 이제 단순히 "한국 드라마 때문에 인기"라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이제 K-뷰티는 제 기술로, 제 제품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폴란드 같은 유럽 국가까지 수출이 폭증하고 있으니까요.
개인적 소회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이런 시세이도의 몰락이 경영 전략의 실패라는 거예요. 그들은 M&A로 성장하려고 했는데, 사들인 브랜드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어요. 마치 유명 영화배우를 영입했는데, 그 배우의 개성을 살리지 못한 감독처럼요.
반면 한국 회사들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의 비즈니스 구조를 재정비했고, 미국 시장에 집중했어요. LG생활건강도 해외 시장의 전략을 다시 짰고요. 정책과 실행의 일관성이 있었어요.
시세이도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이른 감이 있지만, 브랜드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시세이도만의 강점인 피부 과학을 어떻게 활용할 지 다시 생각하는 것뿐이에요. 근데 이미 손실은 520억 엔, 실은 사람들의 마음도 한참 멀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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