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문 스크랩

일본 의료 위기의 민낯, 한국은 왜 주목해야 할까? 다카이치 정부의 '극약처방' 분석

by fastcho 2025. 11. 12.
반응형

 

일본 의료 위기의 민낯, 한국은 왜 주목해야 할까? 다카이치 정부의 '극약처방' 분석

일본 정부가 11월 병원 경영난에 대한 공식적인 구조 신호탄을 쐈다. 고시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 체제가 최근 발표한 경제 대책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생사가 위급한 민간 병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융자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할까?

우리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 뉴스는 "경고장"이다. 일본이 지금 겪고 있는 의료 시스템의 붕괴 조짐이 불과 몇 년 뒤 한국에도 다닥다닥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갑자기 병원을 지원하기 시작한 이유

일본 정부가 발표한 '자본성 열후 로운(劣後ローン)' 제도를 간단히 설명하면, 쉽게 말해 은행에서 인정하는 '자본금처럼 생긴' 저금리 대출이다. 이 돈으로 병원들이 은행 신용 심사를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얼핏 들으면 "그냥 돈을 빌려주는 건데 뭐 어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시장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신호다.

한국 병원과 일본 병원, 얼마나 다를까?

여기서 흥미로운 게 있다. 수술비를 놓고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 정말 놀라운 차이가 난다. 국내 의료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뇌종양 수술, 척추 수술, 심장 수술 같은 필수 의료는 일본의 상대가치점수가 한국보다 평균 266% 높다. 말그대로 일본 의사가 똑같은 수술로 받는 돈이 한국 의사보다 2.5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그럼 일본 병원이 돈을 더 버는 건데 왜 정부가 나서서 살려야 하는데?"라고 궁금해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이 나온다. 수가는 높아도 고령화와 인플레이션 같은 구조적 문제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병원들의 평균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 0.2%에 달했다. 수입은 받아도 비용이 더 많이 나가는 '적자 돌림판' 상태다.

한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그런데 한국 상황을 보면 더 따끔하다. 서울대병원 같은 '빅5' 대학병원들이 하루에 10억 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고, 올해 상반기 서울대병원만 1,3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더 무서운 건 이게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 국공립 병원 168곳을 합치면 지난해 9,18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절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줄 때랑 정반대의 상황이다.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이라는 '악마의 사이클'에 갇혔기 때문이다. 의료진 인건비를 올려야 하는데, 수가는 원가의 70~80% 수준으로 묶여 있으니 결국 병원이 대출을 받아서 간신히 버티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일본 정부의 '극약처방'이 한국을 위한 거울이 되는 이유

다카이치 정부가 보여준 대책은 단순히 "돈을 줄게요"가 아니다. "수가 시스템 자체가 망가졌으니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일본은 또한 의료와 개호(요양) 부문에 대한 "긴급 지원 패키지"를 만들면서, 식재료비와 공과금 인상에 대한 보조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게 바로 현실적인 경제 대책이다.

한국도 이제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한편에는 더 높은 수가를 요구하는 의료진과, 다른 한편에는 국민 건강보험료 인상을 견디지 못하는 국민들이 있다. 일본은 이미 그 사이에서 붕괴 직전까지 갔다. 지금 한국이 보는 일본의 모습은, 서둘러 배워야 할 타산지석이다.

결국 의료 정책은 경제 정책이고, 경제 정책은 정치다. 다카이치 정부가 보여주는 것처럼 정부가 개입하려면 이미 늦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도 일본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춘 나라에서 말이다.

한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이 신호를 제때 감지하고 움직일지, 아니면 일본처럼 응급실에 실려갈 때까지 기다릴지... 그게 바로 오늘의 문제이자 내일의 위기다.

일본 의료 현장이 보여주는 현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