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문 스크랩

해외 유학생 채용전, 일본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싸움' 시작했다

by fastcho 2025. 11. 14.
반응형

 

해외 유학생 채용전, 일본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싸움' 시작했다

'일본으로 돌아와라, 우리가 너희를 기다린다'는 절실함이 드러나는 일본 기업들의 2025년 신입사원 모집 현장이 흥미롭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해외 대학교에 정규 유학 중인 일본인 학생들을 모시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초토화된 전쟁터처럼 돌변했다고 한다.

일본항공(JAL)이 보여준 신선한 접근법

마치 좋은 학생들을 유혹하기 위해 여행사 직원이 리조트를 팔 듯이, JAL은 이번 겨울부터 해외 3개 도시(하와이 호놀룰루, 런던, 시드니)에서 직접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대한항공이 뉴욕과 런던 사무실에서 직접 현지 인턴십을 진행하는 거랑 같은데, 말 그대로 '손에 잡힐 듯한' 유혹이다.

프로그램은 5일간 진행되는데, 첫 주는 온라인으로 일본에서 사업설명을 듣고, 둘째 주에는 현지 지점에서 실제 업무를 체험한다. 여행 투어 상품을 현장 직원들과 함께 기획해보는 실무 중심 방식이다. 왜 이런 짓을 했을까? JAL의 채용 담당자인 다카하시 가쓰야(高橋且泰) 씨는 말한다.

"외자 기업에 유학생들이 자꾸 빨려 들어가니까, 글로벌한 일본 기업으로서 어필할 필요가 있었어요."

즉, 미국과 호주의 거대 외자 기업들에게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건 단순한 채용 전략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해외 유학생들의 딜레마: 학업과 일자리의 양립 불가능

흥미로운 점은 일본으로 돌아와 인턴십에 참가해야 한다는 기존 방식이 해외 유학생들에게는 악몽이었다는 거다.

일반적으로 일본 기업의 인턴십은 8월~9월에 집중돼 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 A 양(22)은 "학기 시작과 겹쳐서 학업과 취업활동을 동시에 진행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참가가 가능해도 시차 때문에 수면 리듬이 완전히 파괴된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하는 학생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지 않겠는가?

JAL의 겨울 인턴십은 현지에서 모든 게 완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이 적다. 실제로 학생들의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한다'**는 경제 원리가 이렇게도 똑똑하게 적용되다니.

보스턴 커리어 포럼이 부활하다

미국 보스턴에서 매년 열리는 보스턴 커리어 포럼(Boston Career Forum)은 일본인 유학생들에게는 거의 '슈퍼 에이전트' 같은 존재다. 올해는 무려 195개 기업이 참가했고, 약 9000명의 유학생들이 모였다. 2024년에 51개 기업이 참가한 도쿄의 TKF 프로젝트 주최 행사와 비교하면, 그 규모 차이가 얼마나 극적인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이곳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도 참가한다. 즉, 일본 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한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상황인지 아는가? 마치 서울 영화제에 할리우드의 모든 거장들이 나타난 격이다.

트럼프의 'H-1B 비자 대란'이 불러온 의외의 '선물'

여기서 역설적인 일이 일어났다. 트럼프 정부가 H-1B 일할 비자(고급 기술인력용)에 건당 10만 달러(약 1500만 원)의 수수료를 붙였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2000~5000달러에서 50배 이상 뛰어오른 가격이다.

이 뉴스가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받아들여지는 방식은 섬뜩했다. "아, 미국에서 일하기 어려워지겠네"라는 계산이 시작됐다. 실제로 TKF 프로젝트의 CEO 야마시타 겐세이(山下健晴) 씨는 말한다.

"트럼프 정부의 외국인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일본 취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있어요."

한마디로 트럼프가 무심코 친 일본 기업들에 대한 '선물'이다. 미국 비자 제도가 '손에 잡힐 듯한 거리' 안에 일본을 데려다놨다는 뜻이다.

4월 입사라는 일본의 '고정관념 깨기'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일본 기업은 4월 일괄 신입사원 채용이 전통인데, 미국과 유럽의 대학은 5월에 졸업한다. 즉, 졸업 후 약 1년의 공백이 생긴다. 이건 마치 수능 본 학생이 대학 입학까지 1년을 멀뚱멀뚱 기다리는 격이다.

호시노 리조트(星野リゾート)는 이걸 풀기 위해 통년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2025년에는 전체 신입의 20%가 10월에, 10%가 6월에 들어왔다. 니토리(ニトリ)는 더 나아가 10월 입사를 제도화했다.

한국도 비슷한 고민을 할 시점이 왔지 않을까? 해외 유학 인재들을 놓치기 싫다면, 한국 기업들도 '3월/9월 채용', '통년 채용' 같은 유연한 시스템을 고민해볼 때가 됐다는 뜻이다.

개인 평가: 뻔한 채용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의 몸부림

지금 일본 기업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사실 '절실함'이다. 한국만 출산율 위기로 고민하는 게 아니다. 일본도 심각한 수준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세계 최고의 외자 기업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JAL은 하와이에 인턴십을 열고, TKF 프로젝트는 도쿄 행사를 2배 규모로 확대하고, 니토리는 입사 시기를 바꿨다. 모두 뻔한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한국은 어떨까? 삼성, 현대자동차, LG 같은 기업들이 아직도 매년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진 않을까? 일본은 지금 바꾸고 있는데, 한국은 언제 바꿀 건지가 궁금해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