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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

일본이 "조용한 외교"를 포기한 이유…다카이치 총리의 대담한 대만 발언이 의미하는 것

by fastcho 202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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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조용한 외교"를 포기한 이유…다카이치 총리의 대담한 대만 발언이 의미하는 것

일본의 정치 무대에서 벌어진 한 번의 국회 답변이 아시아 전역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대만을 해상 봉쇄할 경우 일본의 존립위기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인데요. 겨우 한 줄의 발언이 중일 관계를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왜 일본 총리들은 계속 조용했을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실 내부적으로는 오래전부터 대만 유사시를 존립위기사태로 봐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그동안 아무 말도 없었을까요? 정답은 간단합니다. 중국의 기분을 상하지 않으려고요. 기시다 전 총리는 작년 2월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정보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어물쩍 넘어갔던 거죠.

외교 세계에서 이런 걸 무엇이라 하는가? "조용한 외교" 또는 "무마 외교"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국제정치 뉘앙스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말해도 되는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의 경계를 오가는 그런 신경전 말입니다.

그런데 다카이치는 왜 이 불을 지펴버렸을까?

일본 닛케이 신문의 정론란(社説)에서도 지적했듯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손의 내를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국회에서 대만 봉쇄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자위대가 어떤 기준으로 출동을 결정하는지가 읽혀진다는 뜻이에요. 이는 마치 포커 게임에서 자신의 카드를 살짝 들었다 닫으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더 나아가 다카이치의 답변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전함을 사용해 무력 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사태가 될 수 있다" "민간 선박이 못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구체적인 시나리오들이 공개된 거죠. 이게 중국에 무엇을 알려주는가? "이 정도 상황이면 우리가 나갈 수 있으니까 조심해"라는 신호를 전국민 앞에서, 국회 방송으로 전 세계에 송출한 셈입니다.

중국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중국 정부의 반격은 신속했습니다. 특히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 쉐젠은 X(옛 트위터)에 "그 더러운 목을 일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베어버리겠다"고 올렸어요. 외교관의 공식 계정에서 나올 수 있는 발언이 아닙니다. 이는 사실상 중국 정부의 분노 수준이 "외교적 항의" 단계를 넘어 "심각한 위협"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입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뒤따라 "불장난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죽을 것"이라는 19금 수준의 경고를 날렸어요. 한국으로 치면 남북 관계에서 북한이 보내는 성명 정도의 강도입니다.

아, 이것도 몰랐나? 아니, 안 했나?

다카이치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발언에 신중하겠다"고 했지만 발언 철회는 거부했습니다. 이게 뭐 하는 짓일까요? 한국말로 하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내 말이 맞다"는 뜻이죠.

닛케이 정론란에서도 이를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내용을 정리하면:

  • 자위대 최고 지휘관으로서의 발언의 무게를 몰랐거나 무시했다
  • 국가 안보 전략을 정치 싸움의 도구로 삼을 수 없다
  • 하지만 야당도 이를 기회 삼아 정치적 공격만 해서는 안 되며, 현실적인 방위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인들은 왜 이걸 봐야 할까?

여기가 중요합니다. 일본의 대만 발언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왜요?

첫째, 동맹국의 약속 신뢰도 문제입니다. 일본이 대만 앞에서 그만 말하고,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는 다르게 말한다면? 우리 한반도 안보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둘째, 중국의 보복 카드입니다. 중국이 일본 때문에 진짜 화났을 때, 그 화풀이 대상이 한국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한일 관계가 이미 껄끄러운데, 중국이 한국에 "일본은 이렇게 나가는데 넌?"이라며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이건 동북아 안보 구조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일본이 명시적으로 대만에 개입할 가능성을 인정했다면, 미국-일본-대만의 삼각 안보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뜻이죠. 이 구도에서 한국은 어디에 서야 할까요?

사이버 보안으로 눈 돌린 일본

재미있게도 같은 날 일본 정부가 또 다른 중요한 결정을 했습니다. 바로 사이버 보안 강화입니다. 자치단체에 2026년 4월까지 사이버보안 기본방침 수립을 의무화했어요.

올해 5월 "능동적 사이버 방어법"이 통과되고, 국가사이버통괄실이 7월 발족했습니다. 경찰과 자위대가 같은 거점에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선제적 방어"를 시작한 거죠. 여기서 "선제적"이란 표현이 중요합니다. 방어가 아니라 "상대 컴퓨터에 먼저 침입해 무해화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이게 대만 발언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준비됐다"는 신호입니다.

결국 뭐가 문제인가?

닛케이 정론란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정부의 실수: 국익을 위한 발언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손의 내를 드러내면 억지력이 떨어진다.

야당의 책임: 정부를 감시하되, 정치 싸움 도구로 삼으면 안 된다.

국민의 질문: 우리 안보 전략이 정말 현실에 기반한 건가?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어떨까요? 아마도 이렇게 느껴질 겁니다.

"아, 일본도 우리처럼 힘들구나. 공개할 수 없는 것까지 공개하고, 버틸 수 없는 것까지 버티는군."

동맹이 약해지면 적은 더 강해집니다. 일본의 이 한 발언이 동북아 판도를 얼마나 바꿀지는 앞으로의 중국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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