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PD의 일본 경제: AI는 철학자를 원하고, 곰은 겨울잠을 거부한다!
1. 오프닝: 오늘의 하이라이트
네,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오늘도 잠잠할 날 없는 일본 열도에서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소식들을 한가득 들고 왔습니다. 인공지능이 코딩 전문가가 아니라 철학자를 모셔가는 기막힌 현실부터, 겨울잠 파업에 돌입한 신세대 곰들의 반란, 동중국해 상공에서 펼쳐진 아슬아슬한 군사적 눈치 게임, 그리고 누구는 명품 매장 오픈런을 하고 누구는 반값 세일만 기다리는 일본 경제의 두 얼굴까지. 오늘도 정신없는 일본 경제 소식을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언뜻 보면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뉴스들 사이에는 '변화'와 '모순'이라는 공통분모가 숨어있습니다. 기술은 인간에게 윤리를 묻고, 자연은 인간에게 공존을 묻고, 국가는 서로에게 힘을 과시하며, 시장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냉혹하게 갈라놓고 있죠. 오늘 방송에서는 이 이질적인 뉴스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또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2. 첫 번째 주제: AI 시대, 철학 전공자가 떡상하는 이유
모두가 AI 때문에 내 일자리가 사라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와중에 역설적으로 몸값이 수직 상승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철학' 전공자들입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이것은 미래 기술의 방향키를 누가 쥘 것인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전략적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데이터로 보는 철학자의 부상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AI 윤리 관련 직책을 가진 사람들 중 철학 전공자 비율이 무려 9.9%에 달했습니다. 전체 평균이 4.3%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죠. 관련 인력은 지난 5년 만에 여섯 배나 급증했습니다. 그야말로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문과라서 행복해요'의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왜 지금 철학인가? : 폭주하는 트롤리의 딜레마
그렇다면 왜 IT 기업들이 갑자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찾기 시작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AI가 '정답 없는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유명한 예시가 바로 '트롤리 딜레마'입니다. 폭주하는 자율주행차 앞에 다섯 명의 보행자가 있습니다. 핸들을 꺾으면 한 명만 희생시키고 다섯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AI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더 복잡하게 들어가 볼까요? 그 한 명이 어린아이라면? 노인이라면? 범죄자라면? 정답은 없습니다.
이처럼 AI의 판단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결정하는 'AI 거버넌스'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천 년간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철학자들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사상 대립: '효율' vs '윤리'
그런데 이 철학자들도 한목소리를 내는 건 아닙니다.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AI의 미래를 놓고 두 거대한 사상이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 피터 틸의 '효과적 가속주의':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유명 투자자인 피터 틸은 기술 혁신만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에게 윤리나 민주주의 같은 것들은 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는 거추장스러운 족쇄일 뿐이죠. 오픈AI의 든든한 자금줄이기도 한 그의 사상은 실리콘밸리의 주류를 형성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 가속화로 가장 큰 이익을 볼 사람들에게는 아주 편리한 철학이죠.
-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윤리적 자본주의': 반면, 독일의 석학 마르쿠스 가브리엘 교수는 이러한 '효과적 가속주의'를 "나쁜 철학을 배운 결과"라며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는 도덕적 행동이 기업 활동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직접 '디프인AI'라는 회사를 설립해 자신의 철학을 AI 개발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분석 및 결론: 당신의 AI는 어떤 철학을 가졌는가?
이 논쟁은 단순히 학자들 간의 말싸움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미래에 마주할 AI가 어떤 판단 기준을 갖게 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개발자의 사상은 코드 한 줄, 데이터 하나에 스며들어 AI에 그대로 이식될 것입니다. 이제 질문은 '기계가 생각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처럼 생각할 것인가'이며, 그 답을 선택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인간 세상에서는 복잡한 철학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연에서는 훨씬 더 본능적이고 긴급한 생존의 문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곰들의 이야기입니다.
3. 두 번째 주제: 곰들의 파업? 동면하지 않는 '신세대 곰'의 등장
지금 일본은 경제 위기가 아니라 '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천 년간 지켜온 '겨울잠'이라는 생존 규칙을 거부하는 이른바 '신세대 곰'들이 등장하면서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 곰들의 파업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데이터로 보는 '곰 위기'의 심각성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충격적입니다. 2025년 4월부터 11월까지 곰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230명으로, 역대 최악이었던 23년 한 해 피해(219명)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겨울철(12월~3월) 출몰 건수입니다. 과거 5년 평균 대비 무려 2.6배나 급증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홈센터 주차장에서 곰이 발견되는 것이 더 이상 뉴스가 아닐 정도입니다. 지난 11월 중순, 모리오카시의 홈센터 'DCM모미나미점'의 입체 주차장에서 개점 전 청소 중이던 직원이 성체 흑곰 한 마리를 발견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죠.
'신세대 곰'의 특징 분석
아키타현의 곰 대책 전문 직원인 곤도 마미(近藤麻実) 씨는 이들을 '신세대 곰'이라고 부릅니다. 이 신세대들은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 특징 1: 대담함: 이 곰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민가에 유유히 내려와 마당의 감을 따 먹고, 심지어 주차장에서 태연하게 낮잠을 자기도 합니다.
- 특징 2: 높은 학습 능력: 곰은 학습 능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입니다. 어미 곰이 "인간 마을에 가면 공짜 뷔페가 열린다"는 성공 경험을 새끼에게 그대로 전수합니다. 이런 '꿀팁'이 대물림되면서 곰들의 도심 진출은 더욱 과감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 변화도 한몫했습니다. 겨울이 따뜻해지고 먹을 것이 있다면 굳이 힘든 겨울잠을 잘 필요가 없어진 거죠. 말하자면, 곰들에게도 '워라밸'이 생긴 셈입니다.
인간 사회의 딜레마: 사냥꾼이 없다
문제는 이 신세대 곰들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곰 퇴치의 핵심 인력인 엽우회 회원들은 대부분 고령인데다, "우리는 곰 포획의 프로가 아니다"라며 위험한 포획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 엽우회 회장은 "사냥을 그만두는 회원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아마추어 회원들에게 과도한 위험을 지게 할 수 없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가버먼트 헌터' 같은 대안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시속 50km로 달리는 맹수를 상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분석 및 결론: 누가 곰을 변하게 했는가?
우리는 곰을 그저 '문제'로만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NPO 법인 '일본 츠키노와구마 연구소'의 요네다 가즈히코(米田一彦) 이사장은 "인간이 방치한 과수원이나 쇠퇴한 마을 등 인간 측의 사정이 곰을 도시로 불러들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결국 곰들의 변화는 자연이 우리 인간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당신들은 자연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일본이 자국의 야생동물과 휴전 협상을 벌이는 동안, 외교관과 군인들은 하늘에서 훨씬 더 위험한 협상에 휘말려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교전 규칙이 본능이 아닌, 레이더 전파로 쓰여집니다.
4. 세 번째 주제: "쏘지 마라! 오해다!" 동중국해 상공의 레이더 추격전
자, 분위기를 바꿔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동중국해 상공에서 벌어진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동북아의 지정학적 긴장이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입니다.
사건의 재구성: '록온'의 의미
사건은 이렇습니다.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에서 발함한 J-15 전투기가 오키나와 남동쪽 공해상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를 향해 공격용 레이더를 단속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레이더 록온(lock-on)'이라는 군사 용어를 쉽게 설명해 드릴 필요가 있겠네요. 전직 자위함대 사령관 코다 요지(香田洋二) 씨의 말에 따르면, 이는 "미사일 발사 직전 단계"에 해당하는 명백한 위협 행위입니다. 비유하자면, 상대방에게 총구를 겨누고 조준까지 마친 상황인 셈이죠.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겁니다.
양국의 팽팽한 여론전
이 아찔한 상황에 대해 양국의 입장은 팽팽하게 엇갈립니다.
- 일본 측 주장: 일본 정부는 즉각 "극히 위험한 도발 행위"라며 중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건 발생 10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심야에 방위상이 직접 이 사실을 발표했다는 겁니다. 이는 중국의 행동을 국제 사회에 신속하게 알려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계산된 행동으로 분석됩니다.
- 중국 측 주장: 중국은 "자위대기가 우리 측의 정상적인 훈련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비행 안전을 위협했다"며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일 뿐"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정당방위였다는 주장인데, 그야말로 말싸움에 미사일을 끌고 온 격입니다. 베이징이 주장하는 '정당방위'는 그 단어의 의미를 한계까지 늘려놓은 궤변에 가깝습니다.
분석 및 결론: 강대강 대치의 위험성
이 사건은 우발적 충돌이라기보다는, 최근 대만 문제 등으로 악화된 중일 관계 속에서 중국이 보낸 계산된 경고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양국 간에는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냉소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과연 실제 위기 상황에서 그 전화기가 제대로 작동할까요? 이번 레이더 추격전은 자칫 잘못하면 실제 총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북아의 불안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밖에서는 군사적, 외교적 긴장이 팽팽한데, 일본 국내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방송 서두에 '모순'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는데, 그 모순의 정점을 보여주는 현장이 바로 지금 일본 경제입니다. 놀랍게도 주식 시장은 축제 분위기지만, 모두가 그 축제에 초대받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5. 네 번째 주제: 나는 명품 사고 너는 반값 세일? 주가 5만엔 시대의 두 얼굴
닛케이 평균 주가가 버블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5만 엔을 돌파했습니다. 일본 증시는 그야말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꽃의 온기가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본 경제의 뚜렷한 '양극화', 그 두 얼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고가품 소비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본 부유층의 지갑은 거침없이 열리고 있습니다.
- 백화점: 도쿄의 마츠야 긴자점에서는 11월 보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배나 뛰었고, 시계 매출도 65% 급증했습니다. 다카시마야와 미츠코시이세탄 백화점의 VIP 고객 매출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 고급차: 더 놀라운 것은 자동차 시장입니다. 페라리와 롤스로이스의 11월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 덕분입니다. 노무라 증권은 이로 인해 약 1조 5천억 엔(약 13조 5천억 원)의 추가 소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씁쓸한 절약 지향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편에는 씁쓸한 그늘이 존재합니다. 미국의 대규모 세일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이온(AEON)과 같은 대형 마트에서는 반값 세일 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여행 소비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JTB 조사에 따르면, 연말연시에도 일본인의 75%는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여행 비용 급등'과 '가계에 여유가 없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분석 및 결론: '자산 격차'가 만든 K자형 회복
이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은 바로 '소비의 이극화', 즉 'K자형 회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니 한쪽 일본이 주가 상승으로 얻은 돈으로 샴페인 코르크를 터뜨리는 동안, 다른 쪽 일본은 슈퍼마켓에서 할인 쿠폰을 세고 있는 겁니다. 이건 경제 회복이 아니라 경제의 분열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금융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연령층과 부유층은 자산 효과의 단비를 맞으며 소비를 늘리지만 (K의 위쪽 가지),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은 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물가 상승과 실질 임금 정체의 직격탄을 맞아 오히려 지갑을 닫고 있는 것(K의 아래쪽 가지)입니다.
결국 일본 개인 소비 전체가 살아나기 위한 열쇠는 단 하나입니다. 2026년 봄에 있을 노사교섭, 즉 '춘투'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느냐에 일본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6. 클로징: 오늘의 결론
오늘 우리는 AI와 철학, 겨울잠을 잊은 곰, 동중국해의 군사적 긴장, 그리고 소비 양극화라는 네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술, 환경, 지정학, 경제. 각각 다른 영역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모두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AI의 윤리를 설계하는 것도, 변해버린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찾는 것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는 것도,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도, 결국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정답 없는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답을 내놓게 될까요?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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