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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조PD의 일본 경제

🇯🇵 AI 시대의 역설, 전쟁 비지니스, 그리고 버핏의 마지막 교훈

by fastcho 202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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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일본 경제: AI 시대의 역설, 전쟁 비지니스, 그리고 버핏의 마지막 교훈

오프닝 (Opening)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왔던 세상의 공식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세 가지 주제는 바로 그 거대한 균열의 소리입니다. 좋은 대학 나와 번듯한 직장에 다니면 평생이 보장된다는 믿음, 2차대전 이후 유럽은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위대한 창업주는 영원히 회사를 지배할 것이라는 신화.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때문에 회계사가 배관공이 되는 세상, 평화롭던 유럽이 무기 장사에 열을 올리는 현실, 그리고 투자의 신이 자신의 자리를 파는 법을 가르쳐주는 역설까지. 전후 시대의 위대한 확실성들이 어떻게 해체되고 있는지, 그 맨얼굴을 함께 들여다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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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계사에서 배관공으로: AI 시대의 가장 확실한 재테크는 '몸테크'

인공지능이 내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 이제는 현실이 됐습니다. 하지만 진짜 충격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성공'이라 믿었던 공식, 그 자체가 깨지고 있다는 신호탄이죠.

자녀들 영어 유치원에 거액을 쏟아붓고 명문대 보내려고 인생을 바친 한국의 부모님들께는 참 얄궂은 소식입니다만, 당신의 똑똑한 회계사 아들이 조만간 AI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동안, 기술을 배운 옆집 아들은 시간당 30만 원을 받으며 당신 아들 집 변기를 고쳐주고 있을지 모릅니다.

미국 UC 버클리 출신 회계사였던 '총 마이'씨의 이야기는 이 냉혹한 농담이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그는 배관공으로 전직한 후 소득이 3배로 뛰었습니다. 그의 한마디가 핵심을 찌릅니다. "회계 업무는 AI도 할 수 있지만, 배관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이건 개인의 선택이 아닙니다. 거대한 흐름입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올해 미국 직업훈련학교 입학자는 12% 늘어난 반면, 대학 입학자 증가는 4%에 그쳤습니다. 수십 년간 인류가 지적 능력의 효율을 높이는 데 모든 것을 걸고 달려온 결과, 우리보다 그 일을 훨씬 잘하는 기계를 만들어낸 역설입니다. 이제 새로운 프리미엄은 로봇이 아직 다루지 못하는, 지저분하고 예측 불가능한 육체의 비효율성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몸테크'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디지털 괴물을 피해 아날로그의 세계로 후퇴하는 일종의 피난 행렬입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칼 프레이 교수는 AI가 과거 산업혁명과 달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AI는 "혁신 그 자체를 자동화" 하기 때문이죠. 결국 우리가 기계보다 똑똑해지려 발버둥 칠수록, 기계의 노예가 될 확률만 높아지는 셈입니다. 가장 안전한 피난처는 어쩌면 기계가 들어오지 못하는, 땀과 기름 냄새나는 현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생존 전략이 바뀌는 동안, 국가들은 어떤 새로운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을까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거대한 돈의 흐름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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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화는 끝났다: 유럽과 일본의 뜨거운 '전쟁 비즈니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던 유럽이 갑자기 '전쟁 모드'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이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아, 우리에게 군대가 있었지!" 하고 기억해낸 건 아닙니다. 이건 수년간 워싱턴, 특히 현 대통령인 트럼프 행정부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의 청구서가 날아온 것에 가깝습니다. 한 손으로는 러시아산 가스를 사면서 다른 손으로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기대할 순 없다는 조롱 섞인 경고 말입니다.

그 청구서의 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유럽연합(EU)은 무려 8천억 유로, 최신 환율 기준으로 약 1,200조 원에 달하는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헌법까지 바꿔 국방비를 늘리고 있죠. 네덜란드의 한 레이더 회사 CEO는 "매출의 80%가 드론 탐지용" 이라고 말합니다. 새를 쫓던 기술이 이제 적국의 드론을 막으며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겁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인식의 변화입니다. 포르쉐 SE의 한 이사는 "도덕적 저항감은 없다. 방위 산업은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수단이다" 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과거 군사 문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유럽의 분위기는 이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돈과 도덕이 손을 잡은 '전쟁 비즈니스'의 시대가 열린 겁니다.

이 흐름은 일본에게도 엄청난 기회입니다. 미쓰비시중공업 등 3대 기업의 방산 매출은 4년 만에 2.3배 급증할 전망입니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의 전략 차이가 흥미롭습니다. 한국은 정부가 '방산 세일즈맨'이 되어 공격적으로 계약을 따내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구사합니다. 반면 일본은 군사 기술을 민간에 활용하는 '듀얼 유스(군민양용)' 전략으로 천천히, 하지만 단단하게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한국의 방식이 화려해 보이지만, 이 경쟁은 장기전입니다. 한국의 전략은 지정학적 변덕에 취약하지만, 일본은 평화의 시대가 와도 국방 기술을 민간 부문에 팔아 생존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10년 뒤, 진짜 승자는 탱크를 가장 많이 판 나라가 아니라,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모든 자율주행차에 탑재한 나라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국가 단위의 생존 전략이 이처럼 냉혹하게 바뀌는 가운데, 기업의 생존을 책임지는 리더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특히 모든 것을 이룬 '살아있는 전설'은 어떻게 회사를 떠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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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자의 신'이 남긴 마지막 교훈: 아름답게 떠나는 법

카리스마 넘치는 창업주가 있는 기업일수록 후계자 문제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이건 단순히 한 기업의 뉴스가 아니라, 경제 전체의 미래를 흔들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여기, 이 어려운 숙제에 가장 현명한 답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워렌 버핏입니다.

그의 마지막 교훈은 이겁니다. 위대한 리더의 진짜 임무는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아마 회사가 자기 없이는 무너질 거라고 믿는 모든 기업의 군주들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메시지일 겁니다. 하지만 진실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없으면 회사가 무너진다면, 당신은 이미 실패한 리더입니다.

버핏의 승계 방식은 '동행(伴走)'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그는 후계자 그레그 아벨을 갑자기 무대에 세우지 않았습니다. 수년간 곁에 두고 함께 일하며 시장이 그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벌어줬죠. 버핏은 "늙은 병사는 그저 사라질 뿐이라는 말로는 시장이 납득하지 않는다" 는 것을 정확히 알았습니다.

한국의 가족 경영 재벌들에게 버핏의 모델은 끔찍할 겁니다. 이 모델은 '혈통의 신성한 권리'를 '시장에서 얻어낸 신뢰'로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버핏이 주는 교훈은 단순히 계획을 잘 짜라는 게 아닙니다. 창업주의 DNA가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장기 자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훨씬 더 불편한 진실입니다. 천재 창업주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동은, 자기 아들을 해고해도 회사가 더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본 상장기업의 67%가 후계자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과거 창업주 사망 후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졌던 '도큐 그룹'의 사례는 리더 한 명의 부재가 회사를 통째로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위대한 리더십의 완성은 '어떻게 떠나는가'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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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Closing)

오늘 우리는 세 가지 거대한 해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안정적인 화이트칼라라는 꿈의 해체, 유럽 대륙의 영원한 평화라는 신화의 해체, 그리고 위대한 창업주는 영원하다는 믿음의 해체.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이 모든 것은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파도에 어떻게 올라탈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결국 오늘의 이야기들은, 똑똑한 회계사가 당신의 변기를 고치고, 평화롭던 국가가 무기를 팔며, 최고의 투자자는 자신의 자리를 파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런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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