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오프닝 (Opening)
(시그널 음악과 함께 활기찬 인트로 영상)
안녕하십니까! 촌철살인 일본 경제 분석,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제, 회식! 일본에선 이제 이 회식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경제, 이른바 '노미노믹스'가 끝장나고 있다는데, 과연 무슨 일일까요?
한편, 일본 정부는 "이런 집도 괜찮아!"라며 파격적으로 세금을 깎아준다고 나섰습니다. 도대체 어떤 집일까요? 그리고 방산 시장에선 수십 년 묵혀뒀던 '평화헌법'의 빗장을 풀고, K-방산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판을 예고했습니다.
오늘 일본 경제의 판을 뒤집는 이 이야기들,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오셔야 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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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번째 주제: 사라지는 '노미노믹스' - 일본 직장 회식 문화의 종말
회식의 종말, 시대의 서막
시청자들께서도 아마 '회식' 하면 할 말이 참 많으실 겁니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부장님의 무용담부터, 2차, 3차로 이어지는 끝없는 술자리까지. 그런데 바로 이 직장 회식 문화가 일본에서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요즘 애들은 술을 안 마셔서" 같은 낭만적인 얘기가 아닙니다. 한 나라의 고용 구조, 세대 간의 가치관 충돌, 그리고 관련 산업의 명운까지 뒤바꾸는 아주 중요한 경제·사회적 지표입니다. 자, 데이터부터 보시죠.
"부장님,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도에 망년회나 신년회를 열겠다고 답한 일본 기업의 비율이 57.8%에 그쳤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전년 대비 감소한 건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이후로는 첫 감소세입니다. "이제 회식 좀 하나" 싶었는데, 다시 꺾인 거죠.
특히 젊은 세대의 생각은 더 확고합니다.
일본의 Z세대, 즉 20대 젊은이들의 57.3%는 직장 회식이 인간관계 구축에 '효과가 없거나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이 "굳이 왜...?"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윗세대는 "술 한잔하며 으쌰으쌰 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아랫세대는 "그 시간에 자기 계발하고 덕질하겠다"는 거죠.
시간, 돈, 그리고 '감정'의 비용
그럼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분석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회식을 피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비용' 때문이라고 합니다.
- 시간 비용: 내 소중한 저녁 시간을 왜 회사에?
- 금전 비용: 내 돈 내고 왜 부장님 비위를 맞춰야?
- 감정(気) 비용: 일본어로는 '기(気)를 쓴다'고 하죠. 즉, 눈치 보고, 분위기 맞추는 그 감정 노동이 싫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내 시간, 내 돈, 내 감정'을 갈아 넣어 회사에 충성하는 '가성비 제로'의 시대는 끝났다는 선언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종신고용 시스템의 붕괴입니다.
과거 일본의 회사는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평생직장이 보장되니, 상사는 아버지 같고 동료는 형제 같았죠. 회식은 이 '가족 공동체'의 유대를 다지는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평생직장? 그런 게 어딨어?" 하는 시대가 됐죠.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언제든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고, 부업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회사에 대한 소속감, 즉 '귀속 의식'이 약해진 겁니다.
결국 회사와 직원의 관계가 '가족적 관계'에서 '계약 관계'로 바뀌면서, 회식이라는 비공식적 소통의 필요성도 급격히 줄어든 셈이죠.
회식의 소멸이 말해주는 것
결국 회식의 소멸은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대의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기업들도 이제는 술잔을 돌리는 대신, 근무 시간 내에 소통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복지 제도를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의 삶이 중요해지면서, 일본 정부가 주목하기 시작한 또 다른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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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 번째 주제: "40㎡도 OK!" - 일본의 파격적인 주택 대출 세금 감면
작아지는 집, 커지는 혜택
일본 정부가 최근 아주 파격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놨습니다. 바로 '주택 융자 감세', 즉 주택 대출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한 건데요. 이건 단순히 "세금 좀 깎아줄게"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일본의 인구 구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부가 얼마나 다급한지를 보여주는 고육지책입니다.
핵심 내용부터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 혜택 기간 5년 연장: 2030년 말까지 쭉~ 갑니다.
- 대상 면적 대폭 완화: 기존에는 원칙적으로 50㎡(약 15평) 이상 주택만 해당됐는데, 이걸 40㎡(약 12평) 이상으로 낮췄습니다.
- 중고 주택 지원 강화: 대출 한도를 높이고, 적용 기간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왜 '작은 집'에 주목했을까?
아니, 정부가 세금까지 깎아주면서 왜 이렇게 '작은 집'을 장려하는 걸까요? 답은 인구 통계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앞으로 주로 늘어날 가구는 '1인 가구'와 '자녀 없는 고령 부부 세대'입니다.
이분들이 굳이 방 3~4개짜리 큰집에 살 이유가 없죠. 실제로 일본의 분양 아파트 평균 바닥 면적은 2001년 95㎡(약 29평)에서 2024년 70㎡(약 21평)까지 줄었습니다. 시장의 트렌드가 이미 소형화로 가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요즘 집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신축 대신 중고 주택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일본의 중고 주택 유통 비율은 2014년 33.9%에서 2024년 43.6%까지 치솟았죠. 정부가 중고 주택 지원을 강화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정책은 일본 사회의 두 가지 큰 흐름, '가구의 소형화'와 '중고 시장의 활성화'에 정부가 발을 맞추려는 시도인 셈입니다.
강 건너 불이 아닌 이유
이 소식을 들으면서 "어? 이거 완전 우리 얘기인데?" 하시는 시청자분들 많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1인 가구,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 이건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세금 제도나 부동산 시장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 정책을 그대로 가져올 순 없겠죠. 하지만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주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일본의 고민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의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꾸기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일본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자, 이렇게 일본은 인구 변화에 맞춰 국내 제도를 바꾸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의 바람은 기업 내부에서도 아주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이렇게 집의 크기는 줄어들어도, 회사의 젊은 리더들의 꿈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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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 번째 주제: "34세 과장이 사장으로?" - 젊은 피가 바꾸는 일본 기업
'꼰대 문화'의 종언
"일본 기업"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연공서열', '종신고용', '경직된 조직 문화' 같은 단어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박살 내는 사건들이 최근 일본 중소기업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려 34살짜리 영업부 과장이 140명 직원을 거느린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이게 얼마나 파격적인 일이냐면, 연봉이 무려 4배나 뛰었다고 합니다.
- 사례 1: 톱 세이코(トップ精工)
-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이 회사에서 나카가와 쇼타(34세)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창업주 회장은 "반도체 업계는 변화가 빠르다. 나카가와 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실력 하나만 보고 그를 후계자로 지목했습니다.
- 사례 2: 엠에스 제작소(エムエス製作所)
- 이 회사의 사코다 쿠니히로 사장은 심지어 '겸업'을 합니다. 평일엔 내과 의사로 일하고, 주중 나머지 시간에는 자동차 부품 금형 회사를 경영하죠.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의료기기 사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젊은 피'가 경쟁력이다
이런 사례들이 그냥 몇몇 회사의 특이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본 경제 전체의 체질 개선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신호입니다.
중소기업청 자료와 도쿄상공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일본 중소기업 경영자의 연령대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52%에 달합니다. 독일(30%)이나 한국(23%)보다 훨씬 높죠.
한마디로 사장님들이 너무 늙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경영자가 젊을수록 기업의 성장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당연한 얘기겠죠?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대니까요.
결국 회의실에서 박수만 제일 크게 치는 '올드보이'가 아니라, 시장에서 직접 골을 넣는 '젊은 해결사'가 기업을 살린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보여주는 셈이죠.
이건 단순히 세대교체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 산업계의 고질적인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다 못 건너는' 문화를 바꾸려는 생존 본능에 가깝습니다. 주요 외신은 경쟁력 4위인 덴마크 같은 강소국들은 젊은 리더들이 '빠른 검증과 실행'을 반복하며 시장을 주도하는데, 일본은 원인 규명에만 시간을 보내다 번번이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꼬집습니다. 즉, 34세 사장의 등장은 일본 경제가 '신중함'이라는 족쇄를 풀고 '속도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탄입니다.
일본 기업 내부에서 시작된 이 혁신의 바람이, 이제는 일본의 국가 정체성과도 같았던 '평화주의'의 빗장마저 열어젖히고 있습니다. 마지막 주제가 가장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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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네 번째 주제: "K-방산 긴장해!" - 일본, 방위산업의 봉인을 풀다
역사적 전환점, 빗장이 풀리다
자, 시청자 여러분. 이건 정말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전후 수십 년간 일본은 '무기는 만들지만 팔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습니다. 평화헌법의 정신에 따라 살상 무기 수출을 극도로 제한해 온 거죠. 그런데, 이 봉인이 드디어 풀립니다.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방위 장비 수출 규제 철폐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기존에는 살상 능력이 없는 '5가지 유형(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으로 수출을 제한했는데, 이 조건을 2026년 상반기에 전면 철폐하겠다는 겁니다.
이건 사실상 '무기 수출 전면 해금' 조치입니다. 이제 일본이 만든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이 전 세계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다
이 결정이 일본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일본은 그동안 내수 시장, 즉 자위대 납품에만 의존하면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방산 기술력을 축적해 온 나라입니다.
- 대표적인 기업이 미쓰비시 중공업과 가와사키 중공업이죠.
- 미쓰비시 중공업의 시가총액은 2022년 초까지만 해도 1조 엔대에 머물렀지만, 2025년 10월에는 한때 15조 엔(약 135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시장이 얼마나 열광적으로 반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일본 방산 기업들의 매출액은 2023년 대비 무려 40%나 증가하며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수출도 본격화하기 전인데 말이죠.
이 결정의 배경에는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경제 논리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와 일본의 전직 안보 고위 관료들은 이구동성으로 '방산 수출은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일본과 미국의 억지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분석합니다. 즉, 일본은 무기를 팔아 돈도 벌지만, 동시에 미국과 함께하는 안보 동맹의 '지분'을 늘리겠다는 전략적 포석을 둔 셈입니다. 이것이 K-방산이 마주한 더 무서운 현실일 수 있습니다.
K-방산,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다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이게 우리한테 무슨 상관인데?"
상관이 아주 많습니다. 지난 몇 년간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휩쓸었던 우리 K-방산에 드디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겁니다.
그동안 K-방산은 폴란드, 호주, 중동 등에서 일본이 참여할 수 없는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 강국 일본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합니다. 일본의 첨단 기술력과 자본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제 K-방산은 '가성비'를 넘어 일본의 '첨단 기술력'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위기일까요, 아니면 기술 협력 등을 통한 새로운 기회일까요? 시청자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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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클로징 (Closing)
오늘 우리는 일본 사회의 거대한 '전환'을 보여주는 네 가지 단면을 살펴봤습니다.
직장 회식 문화의 종말에서부터, 1인 가구를 위한 주택 정책의 변화, 세대교체가 한창인 기업의 리더십, 그리고 마침내 봉인을 푼 방위 산업까지.
사무실의 술잔부터 거실의 크기, 사장님의 나이, 그리고 하늘을 나는 전투기까지, 일본은 지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요?
다음 시간에도 더 흥미롭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조PD의 일본 경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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