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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조PD의 일본 경제

🇯🇵 선거판 뒤흔든 '자민당'의 압승 예고와 소비세 0%의 치명적 함정

by fastcho 2026.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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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의 일본 경제] 선거판 뒤흔든 '자민당'의 압승 예고와 소비세 0%의 치명적 함정

"'조PD의 일본 경제'입니다."

일본 총선, 시작하기도 전에 사실상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좋아하는 '세금 감면' 공약이 되려 농민들을 파산시킬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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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총선, 시작부터 게임 끝? 자민당 압승 예고

2월 8일 투표를 앞둔 일본 중의원 선거 캠페인이 막 시작됐지만, 판세는 이미 한쪽으로 기운 듯합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공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하지만, 한 정당의 압도적 우세가 이토록 일찍부터 점쳐지는 것은 그 자체로 일본 정치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은 선거 전 의석인 198석을 훌쩍 넘어 총 465석 중 과반수인 233석을 단독으로 확보할 기세입니다. 자민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안정 다수' 의석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급조한 '중도개혁연합'은 기존 167석에서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그야말로 '게임 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일본 의회에서 '과반수'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의석수에 따라 국정 운영의 주도권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과반수 (過半数 - 233석):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의석수입니다.
  • 안정 다수 (安定多数 - 243석): 모든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독식하여 국회 운영을 매끄럽게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습니다.
  • 절대 안정 다수 (絶対安定多数 - 261석): 야당이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의미합니다.

반면 야권은 지리멸렬한 모습입니다. 특히 '중도개혁연합'은 이제 막 결성된 탓에 유권자들에게 당명조차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한 실정입니다. 다른 야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는 오히려 의석이 줄어들 판이고, 국민민주당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니, 유권자 입장에선 마땅한 대안조차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자민당의 이런 부활은 결국 보수층의 회귀 덕분입니다. 과거 이시바 시게루 정권 당시 자민당을 떠났던 보수 유권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체제 아래 다시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자민당이 표심을 잡기 위해 내건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소비세 감면'인데요, 이 달콤한 약속 뒤에는 예상치 못한 독이 숨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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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비세 0%의 역설: 농민은 왜 눈물을 흘리나?

식품에 대한 세금을 깎아준다는 공약은 어느 나라에서나 환영받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선량해 보이는 정책이 일본에서는 영세 농민들의 생계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세금 제도의 복잡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면 때문입니다.

핵심은 '익세(益税)'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이는 연 매출 1,000만 엔 이하의 소규모 사업자에게 주어진 일종의 '특권'입니다. 쉽게 말해, 110엔짜리 물건을 팔면 그 안에 포함된 소비세 10엔을 국가에 내지 않고 사업자 본인의 추가 이익으로 챙길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만약 식품 소비세가 0%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농민들이 받아오던 이 '익세'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됩니다. 재무성에 따르면 농림수산업 분야의 면세 사업자 비율은 무려 77%에 달해 다른 업종(40~50%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여기에 '농협 특례(農協特例)'라는 또 다른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면세 사업자인 개별 농민들이 직접 발행할 수 없는 세금계산서(인보이스)를 농협(JA)이 대신 발행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덕분에 영세 농민들도 대형 슈퍼마켓과 문제없이 거래할 수 있었죠. 하지만 세율이 0%가 되면 이 특례 제도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익세도 사라지고, 특례도 무력화되는 상황. 한 정부 고위 관리는 "많은 사업자가 자금 부족에 빠져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극도의 우려를 표했습니다.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애꿎은 농민들의 눈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입니다.

이처럼 선의로 포장된 정책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 혼란은, 일본 최고의 엘리트 집단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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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 엘리트의 위기: 도쿄대와 '카리스마 경영'의 민낯

일본 사회의 두 기둥, 최고 학부인 도쿄대학과 세계적인 기업 니덱(Nidec)이 동시에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한쪽은 부패 스캔들로, 다른 한쪽은 회계 부정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두 사건은 단순히 개별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일본의 지배구조와 조직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 지성의 상징, 도쿄대학의 추락입니다. 대학원 교수가 민간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빌미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체포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 스캔들은 단순한 도덕적 해이를 넘어 실질적인 타격을 안겼습니다. 정부가 10조 엔 규모의 '국제 탁월 연구 대학' 기금을 조성해 지원 대상을 심사하고 있었는데, 이 부패 사건으로 도쿄대의 선정이 불투명해진 것입니다. 후지이 테루오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고개를 숙였고, 스스로 대학의 조직 풍토를 "폐쇄적이고 매우 위계적인 조직 풍토"라고 자책했습니다.

한편, 제조업의 전설로 불리는 니덱에서는 '카리스마 경영'의 그늘이 드러났습니다. 회사가 자산 평가손실 시점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부적절한 회계 처리를 한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회사 측이 제출한 개선 계획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창업주 나가모리 시게노부 명예회장의 "과도한 주가 지상주의(過度な株価至上主義)"를 정면으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가를 위해 설정된 무리한 이익 목표를 달성하라는 압박이 너무 심해, 하루에 몇 번씩 회의가 소집되고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 명의 천재 경영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나가모리식 경영'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일본 내부가 이렇게 흔들리는 동안, 세계 경제의 축인 미국 달러의 위상마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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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흔들리는 달러, 그리고 트럼프의 입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등락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정책에 대한 전 세계적인 불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심상치 않습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유로,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깊은 피로감과 불신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이나 법치 같은 기존 질서를 가볍게 무시하는 것은 물론, 뜬금없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나서 유럽과 갈등을 빚는 식입니다. 이런 행보에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었습니다. 그는 달러 약세에 대해 "훌륭하다(素晴らしい)"고 말했고, 시장은 이를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으로 즉각 받아들였습니다. 기축통화국의 수장이 자국 통화의 약세를 반기는 이례적인 상황에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이러한 달러 약세는 일본과 한국 같은 수출 중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프에서 보듯,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급등(엔고)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엔화의 강세는 달러에만 국한될 뿐,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총선 공약으로 나온 소비세 감면 등으로 재정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갈 곳을 잃은 돈은 가장 원시적인 안전자산, 금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달러를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려는 투자자들의 절박한 피난처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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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Epilogue)

선거 공약의 숨은 대가부터 흔들리는 세계 경제 질서까지, 일본은 지금 복잡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조PD의 일본 경제'가 그 속을 파고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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