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고재판소, 트럼프 관세에 '제동'...보수파 판사까지 의심의 눈초리
"관세는 의회 것"...헌법의 벽 앞에 선 트럼프의 권력
미국 연방 최고재판소가 5일 트럼프 관세의 헌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구두변론을 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보수파 판사들까지 정권 측에 날카로운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마치 생일 파티에 깜짝 손님이 몰려온 것처럼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재판부의 분위기는 한껏 냉랭했다. 특히 보수파의 로버츠 대법관은 "관세는 의회의 핵심 권한"이라며 정권 측을 꼬집었고, 트럼프가 지명한 배럿 판사도 "왜 이렇게 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라며 의문을 던졌다.
권력의 경계선이 흔들리다
이 사건의 핵심은 간단하다. 트럼프 정권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올렸다는 것이다. 2025년 초 "국가 긴급사태"를 이유로 상호 관세를 비롯해 각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 한국도 초기 25%에서 15%로 내려받긴 했지만, 여전히 기존 2.5% 관세에 비하면 6배나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IEEPA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명확한 문구가 없다는 점이다. 헌법은 분명히 "관세를 부과하는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규정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 법에서 "수입 규제"라는 모호한 표현을 확대 해석해 관세 부과 권한을 끌어냈다. 마치 "밥"이라는 재료로 "치즈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논리다.
일본·한국이 받은 영향의 진정한 의미
이 문제가 왜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중요한가? 답은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일본은 7월 22일 미국과 합의한 후 55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도 7월 30일 350억 달러(약 46조 원) 규모의 투자를 맹세했다. 그런데 만약 최고재판소가 트럼프 관세를 위헌이라고 판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먼저 이미 걷은 관세가 돌려줄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국 재무부가 추정한 환불 규모는 무려 750억~1조 달러(약 115조~154조 원)다. 이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각국과의 협상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이 약속한 550억 달러도, 한국이 약속한 350억 달러도 법적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이 받은 여파다. 한국은 상호 관세 15%에 합의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에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만약 이 재판에서 판세가 뒤바뀐다면, 현재까지의 협상이 전부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보수파 판사들의 반란, 그게 뭐 하는 건가
흥미로운 점은 6명의 보수파 판사들까지 정권 측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극히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보수파 판사들은 행정부에 더 관대한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로버츠 대법관의 질문을 들어보자. 그는 대통령이 외교 교섭에서 관세를 무기로 삼는 권한이 세금을 정하는 의회의 권한보다 더 커진다면, "행정부와 의회 간의 권력 관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헌법의 권력 분립 원칙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판사의 목소리다.
심지어 트럼프가 지명한 배럿 판사는 "왜 스페인, 프랑스 같은 나라까지 대상에 포함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트럼프의 주장이 논리적이지 않다는 암시다. 국방과 산업 기반이라는 명목이라면, 왜 동맹국까지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다.
현실의 혼란은 이미 시작됐다
재판소가 위헌 판단을 내린다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협상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한국도 이미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대규모 투자와 시장 개방을 약속한 상태다. 그런데 그 근거가 무너진다면?
한국의 입장은 더욱 취약하다. 대법원의 판결이 늦어질수록 미국과의 추가 협상 압박이 계속될 것이고, 그때마다 한국은 양보를 거듭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서 보도에서 미국의 상무부 장관이 "일본은 협상을 마쳤으니, 한국도 받아들이거나 관세를 맞아야 한다"고 선언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최고재판소의 판결 시간표
최고재판소는 연내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팅 사이트 "프레딕트 잇"의 확률을 보면, 구두변론 1시간 후 트럼프 정권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확률이 60%대에서 90%대로 급상승했다. 물론 이것이 최종 판결은 아니지만, 판사들의 태도 변화가 얼마나 급격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만약 위헌 판정이 나온다면, 미국 정부는 1930년 관세법 338조 같은 대체 수단을 활용해 관세 징수를 계속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즉, 표면적으로는 패배하더라도 다른 법령으로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 사건이 한국과 일본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미국과의 대규모 투자 약속은 행정부 정책의 법적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은 현재 미국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신중해야 한다. 최고재판소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발언에서 보았듯이, 미국은 일본의 사례를 "표준"처럼 제시하며 한국에 압박을 넣고 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권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 의회의 권한은 어디까지 지켜져야 하는가 하는 헌법의 근본 질문이다. 그리고 그 답이 나올 때까지, 한국의 경제 외교도 방향성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보수파 판사들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는 이 사건.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실제로, 이 재판의 결과는 한국과 일본의 미래 경제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고재판소가 언제 판결을 내릴지,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의 국제 무역 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약속이 정말 지켜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 사건이 진정으로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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