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하늘을 나는 MVP…자기 최고 55홈런, 그리고 일본이 경이로워하는 이유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뉴스를 하나 꼽자면, 바로 오타니 쇼헤이의 MLB MVP 수상이다. 닛케이 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연일 톱 기사로 다루고 있는 이 사건, 왜 일본인들은 이렇게까지 흥분하는 걸까?
만장일치로 얻은 4번째 MVP, 역사 속으로
지난 13일 발표된 MLB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3년 연속, 사상 단독 2위인 4번째 MVP를 수상했다.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은 762본의 홈런을 때려낸 배리 본즈의 7회인데, 이제 오타니 쇼헤이는 본즈의 절반을 채웠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4년에 이은 2년 연속 만표 수상이라는 건, 투표자 전원이 이 남자를 당연한 선택지로 본다는 뜻이다.
올 시즌 오타니 쇼헤이의 성적을 보면, 정말 경이롭다. 자기 최고인 55본의 홈런을 쏴냈고, 타율 2할 8분 2厘(약 .282), 102타점. 동료인 콜로라도 로키스의 슈바버는 56홈런으로 1홈런 앞섰지만, 오타니 쇼헤이의 OPS는 1.014로 내셔널리그에서 압도적 1위 수준이다. 수비할 때 필요한 지표인 WAR도 7.5로 후보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2년 팔 개월 만의 복귀, 기적 같은 재활
가장 놀라운 건 오타니 쇼헤이가 투수로도 돌아왔다는 것이다. 2023년 우완 팔꿈치 수술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인 6월 16일, 오타니 쇼헤이는 다시 마운드에 섰다. 첫 등판에서는 1이닝에 내려왔고, 천천히 이닝을 늘려가더니 8월 27일에는 5이닝을 소화하며 749일 만의 승리를 거뒀다. 최종적으로 1승 1패, 방어율 2.87의 성적표를 남겼다.
일본 언론들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이 바로 이 "기적 같은 복귀 과정"이다. 보통의 투수들이 하는 마이너리그 조정과 달리, 오타니 쇼헤이는 빅리그 경기를 마치 '워밍업' 같은 강도 조절의 장으로 활용했다. 1이닝, 2이닝, 3이닝…이렇게 천천히 늘려가는 "기상천외한 재활법"을 썼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게 가능했던 이유는 뭘까? 오타니 쇼헤이 자신의 표현을 빌리면, "현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몸이 따라와 준다"는 거였다. 전임 팀 에인절스 시절 2022~23년엔 "뭔가 마음대로 안 되는 위화감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번 수술 이후론 그런 게 없다는 뜻이다.
한국과의 차이점: 스포츠 스타의 "존재감" 문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이 생긴다. 한국에도 오타니 쇼헤이처럼 뛰어난 스포츠 선수들이 있는데, 왜 일본은 이렇게까지 떠드는가?
일단 그 규모가 다르다. 일본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뉴스는 단순한 스포츠 면 기사를 넘어서, 국가적 자부심의 문제로 취급된다. 닛케이나 아사히 신문 같은 경제지나 종합지에서도 1면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일본인이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일본 국내 뉴스가 되는 거다.
한국도 박찬호나 류현진, 손흥민 같은 스타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했지만, 그들 못지않은 성과가 일본에서는 더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아마도 인구 대비 스포츠에 투자하는 문화의 차이, 그리고 미디어의 집중도의 문제일 수 있다.
투수와 타자의 이중 생활, 정말 가능할까?
오타니 쇼헤이의 "二刀流(니도류, 이중 생활)"에 대해 다저스의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이렇게 표현했다.
"1명 속에 2명의 인간이 있는 것 같다. 육체와 정신을 동조시켜서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인간은 비교 대상이 없다."
정말 놀라운 표현이다. 실제로 오타니 쇼헤이는 포스트시즌에서 투수로 나쁜 성적을 거두어도 다음 타석에서 3홈런을 때려내는 정신력의 소유자다. 이건 단순히 육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컨트롤의 영역이다.
한국의 스포츠 평론가들 중 일부는 이를 "비인간적 능력"이라고 표현하곤 했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일본인의 장인정신"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섬세한 계획에 기반한 재활", "마인드 컨트롤" 같은 표현들이 자주 나온다.
개인적인 생각: 한국이 배워야 할 것
기솔직히 말해서, 이 뉴스를 보면서 한국도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다. 우리도 충분히 뛰어난 스포츠 인재들이 많은데, 그들이 해외에서 성공했을 때 국가적 단위로 응원하고 조명해주는 문화가 일본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타니 쇼헤이는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본 팬들도 그를 자신들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 언론도 그 감정에 공명한다. 결국 이게 만들어내는 게 개인 선수를 넘어선 "문화적 현상"인 거다.
한국도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같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오타니 쇼헤이 수준의 "국민적 신화화"까지 가진 선수는 드물다. 물론 스포츠의 특성이 다르겠지만,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공이 자국민의 자부심과 미디어 에너지로 어떻게 반환되는지 하는 부분은 배울 만하다는 생각이다.
오타니 쇼헤이, 하늘을 난다. 그리고 일본이 그 비행을 함께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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