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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9년 모델 유지한다고?...한국 부품사에게는 '불타는 기회' VS '죽음의 신호'

by fastcho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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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9년 모델 유지한다고?...한국 부품사에게는 '불타는 기회' VS '죽음의 신호'

최근 일본 도요타가 선언한 자동차 모델 변경 주기 연장은 표면적으로는 아주 평범해 보입니다. 여태까지 평균 7년 주기로 신형 모델을 내놓던 것을 9년으로 미루겠다는 거거든요.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지형을 그려보면, 이건 평범한 소식이 절대 아닙니다. 특히 한국 자동차와 부품사에게는 등골이 서늘한 소식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왜일까요?

토요타의 '신의 한 수'...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의 등장

도요타가 9년 주기를 선택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Software-Defined Vehicle)**라는 개념부터 알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 자동차를 하나의 '부동산'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산 집을 인테리어만 바꿔서 가치를 높이는 것처럼, 도요타는 이제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기존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이었습니다. 더 좋은 엔진을 만들고, 더 멋진 디자인을 입혀야 신제품이 먹혔죠. 그래서 5~7년마다 '풀 체인지(완전 변경)'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제 '아리오스(Arene)'라는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활용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차의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폰처럼요. 아이폰 15가 나와도 14를 쓰던 사람이 iOS 업데이트만으로 상당 부분 새로운 기능을 쓸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행 지원 기능을 추가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선하고, 심지어 자동운전 기능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거죠.

이제 차값이 안 떨어진다...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도요타의 전략을 분석해보면 정말 꼼꼼합니다. 새 모델이 자주 나오지 않으면 기존 차값이 떨어지지 않거든요.

생각해봅시다. 요즘 한국인들이 2년 된 현대차 투싼이 팔릴 때 얼마나 쌀까요? 상당히 떨어지죠. 왜냐하면 신형이 자꾸 나오니까요. 하지만 도요타는 9년을 쭉 같은 모델로 판매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치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오너들은 5년 된 차를 팔아도 가격이 그리 떨어지지 않겠죠? 이건 결국 소비자의 구매력 보존과 직결됩니다. 더 싼 가격에 더 오래된 차를 사야 하던 상황이 개선되니까요.

도요타는 여기에 더 나아가 도매가(딜러 납가) 정책까지 유연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예전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의미예요.

일본의 부품사는 '환영', 한국의 부품사는 '전전긍긍'

여기가 핵심입니다. 모델 변경 주기가 길어진다는 건 뭘 의미할까요? 일회성 부품의 수요는 줄어든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신형 자동차를 만들 때 필요한 외형 금형, 내부 부품들, 소재들... 이 모든 걸 다시 설계하고 생산해야 합니다. 이때 일본 부품사들이 들어갑니다. 특히 특수 소재(철강, 알루미늄, 희토류 등)는 거의 일본 기업들의 독무대거든요. 하지만 모델 주기가 길어지면, 이런 일회성 수요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수요는 늘어나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산업은 도요타가 완전히 내재화(in-house)하겠다는 겁니다. 즉, 한국 부품사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뜻이에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문화, 무엇이 다른가?

현대·기아차와 도요타를 비교해보니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한국의 준중형·중형차: 준중형 세단(아반떼)은 5년, 준대형 세단(그랜저)은 5~6년, 프리미엄(제네시스 G80)은 6~8년 정도가 평균입니다. 현대차도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도요타만큼 공격적이진 않아요.

일본의 도요타: 이제 9년으로 가겠다는 거고요.

중국의 신흥 완성차: 1년 정도? 아니다, 그것도 심하면 6개월마다 '마이너 체인지'를 합니다. 테슬라는 3~5년, 니오나 샤오펑 같은 회사들은 거의 1년 주기로 새 모델을 쏟아냅니다.

여기서 뭔가 느껴지나요?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전략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거예요. 그것도 가장 안 좋은 위치에 말이요.

중국처럼 자주 신차를 내놓지도 않고, 일본처럼 소프트웨어로 가치를 유지하지도 않은 채로 5~7년 주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건 마치 '선택과 집중'을 못 하고 양쪽 다 낙제하는 셈입니다.

'인산일소' 시대의 종말...부품사는 어디로?

더 심각한 건 한국의 자동차 부품사예요.

한국 부품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간 현대·기아차의 신차 개발 주기에 맞춰서 성장했습니다. 매번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부품 주문이 폭증했거든요. 이걸 업계에선 '인산일소(人산一소)' - 우리가 낸 모델이 잘 팔리면 죽고, 신차가 안 나오면 죽는다는 농담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도요타가 9년 주기로 가면,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부품 개발 주기의 동기화가 깨진다는 거예요. 기존에는 도요타가 5년마다 RAV4 풀 체인지를 하면, 세계의 부품사들이 동시에 새 금형을 만들고, 새 기술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9년이 되면?

처음 2~3년은 괜찮습니다. 신차 효과도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도 활발하니까요. 하지만 중간 4~7년? 여기서 아무것도 안 일어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되니까요. 그러면 부품사들은 뭐 하고 있어야 할까요?

일본의 주요 부품사들은 이미 도요타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으니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부품사?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거죠.

차라리 기회다, 한국 부품사는 '비상'을 울려야 한다

그런데 실은 이게 '위기'만은 아닐 수도 있어요.

첫째, 소프트웨어 부품 시장. 도요타는 아리오스라는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이건 한국 기업도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LG, SK 같은 대기업들이 자동차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갖추면서 부품사들의 협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둘째, 전기차·배터리 부품. 도요타가 소프트웨어에 집중한다고 해서 하드웨어를 포기하진 않습니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 모터, 인버터 같은 핵심 부품 개발이 더 중요해집니다. 한국의 배터리 부품사(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가 이미 강한 분야거든요.

셋째, 중국 견제. 일본이 모델 주기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빠른 신차 출시 속도 때문입니다. 품질로 승부하는 도요타는 '천천히 가되, 확실하게'라는 전략을 택한 거고, 여기서 한국 기업들이 '중간 속도 전략'으로 포지셔닝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한국 자동차 업계가 해야 할 일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자동차산업은 '미주알고주알(미국 주도, 고달픈 한국 추격)' 구조에 있었습니다. 일본 도요타의 전략을 따라가고, 중국의 저가 전략과 싸우고...

하지만 도요타가 이렇게 대담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한국은 진지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혹시 한국 완성차사가 도요타보다 더 자주 신차를 내놓는 것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역량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펼쳐볼 순 없을까요? 도요타의 9년 주기 선택과 중국의 1년 주기 사이에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부품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도요타가 언제 신차를 낼까?'만 기다릴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의 진출도 동시에 준비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 한 번에 부품 활용도가 50%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 뉴스. 업계 사람들은 이미 긴장 모드에 들어갔을 거 같은데요? 혹시 여러분도 자동차 업계 종사자라면, 이 뉴스가 남일이 아닐 거예요.

한국 경제뉴스, 글로벌 관점에서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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